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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예은 기자] "금요일 밤에 조용히 틀어놓고 잠을 자기에 제격인 예능"
힐링 예능의 대가로 우뚝 선 나영석PD가 가장 고요한 예능 포맷을 제시한다. 그의 손에서 힐링을 넘어선 본격 수면 유도 예능이 탄생했다.
6일 밤 첫 방송하는 케이블채널 tvN '숲속의 작은 집'(연출 나영석, 양정우)은 인적이 없는 숲 속에 고립되어 행복을 찾기 위해 오프그리드 등을 시도하며 슬로라이프를 산다는 콘셉트의 프로그램으로, 배우 박신혜와 소지섭이 피실험자로 각각 출연한다.
제주도 외딴 숲속으로 들어간 두 사람에게는 전기, 가스, 수도도 없다. 오롯이 아름다운 풍광과 자연의 소리만이 있을 뿐이다. 즉, 자발적인 고립 다큐멘터리다. 숨 돌릴 틈 없이 바삐 살아가는 현대인들이 꿈꾸는 이상을 대리 실현시키겠다는 나영석PD의 실험 정신이다.
예능이라는 키워드를 떠올리면 흔히 왁자지껄한 출연자들, 쉴 새 없이 몰아치는 미션 등을 떠올리게 된다. 시청자들이 고독한 생각을 떨치도록 도와주는 것, 그래야 예능답다고 여겼던 때가 있었다. 하지만 나영석PD는 이러한 기성 관념을 전복시켜 '공백'과 '발견'에 집중했다.
그리고 그는 한 번 더 변주를 꾀했다. 기존과 달리 숙소 외에 어떤 것도 주어지지 않으며 오롯이 두 명의 출연자만이 등장한다. 그마저도 한 프레임이 아닌, 각각의 터전에서 홀로 살아간다. 고독 속에서 진정한 행복, 나 자신의 정체성을 찾는 게 목표다.
양정우PD와 나영석PD는 지난 4일 진행된 제작발표회에서 직접 "시청률도 안 나올 것 같고 재미도 없을 것이다. 심심한 예능이 될 것"이라고 밝혔던 바, 대신 소지섭과 박신혜라는 묘수를 내놓았다. 일회성 출연 이외에 고정 예능 출연이 드문 두 스타의 삶을 들여다보는 건 시청자들의 흥미를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나영석PD는 "박신혜 씨가 저희 프로그램의 일등공신이지만 문제는 미니멀이라는 주제와 굉장히 동 떨어진 성향을 가지고 있다"더니 "소지섭 씨는 이미 그렇게 살고 계신다. 거의 스님처럼 살고 계신다"고 촬영 후기를 전했다. 그만큼 극과극의 라이프스타일을 짚어보는 것 역시 또 다른 재미 요소로 발휘될 것으로 보인다.
"불을 끄고 맥주를 마시며 TV를 틀어놓다가 잠이 오면 그대로 잠을 자는, 그렇게 보기에 좋은 프로그램"이라고 솔직하게 기획 의도를 알린 나영석PD의 행복 매직은 시청자들에게 다시금 통할까. 6일 밤 9시 50분 첫 방송.
[사진 = tvN 제공,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이예은 기자 9009055@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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