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키워드는 리바운드와 압박이다.
8일 시작하는 DB와 SK의 챔피언결정전. DB는 6일, SK는 3일간 충분히 쉬었다. 짱짱하게 맞붙는다. 두 팀 모두 주특기인 스피드를 살릴 수 있다. 속공, 얼리오펜스를 어느 팀이 효율적으로 구사하느냐가 중요한 포인트다. 상대의 스피드를 막고, 자신들의 스피드를 살려야 한다.
속공, 얼리오펜스를 하기 위한 전제조건은 무엇일까. 리바운드다. 리바운드를 잡아야 속공, 얼리오펜스 기회를 엿볼 수 있다. 공격리바운드를 최대한 덜 빼앗기고, 수비리바운드를 확실하게 사수해야 한다. DB와 SK는 정규시즌에 경기당 42.1개, 41.1개로 리그 리바운드 1~2위를 차지했다.
DB는 코트에서 뛰는 전원이 플로어를 쓸어버리는 느낌이 들 정도의 전투적인 리바운드 참여가 최대 장점이다. DB가 정규시즌 막판 경기력이 다소 떨어진 건 시즌 막판 개개인의 체력이 떨어지면서 리바운드 가담이 줄어든 걸 무시할 수 없다. 그러나 KGC와의 4강 플레이오프서는 정규시즌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기본적으로 로드 벤슨이 제공권을 장악했고, 이상범 감독 특유의 로테이션에 국내선수들이 코트에 뛰는 시간만큼은 100% 이상의 리바운드 응집력을 뽐냈다. 리바운드를 걷어낸 뒤 상대 수비 밸런스가 갖춰지지 않을 때 두경민이나 디온테 버튼이 공을 잡으면 '돌격 앞으로'다. 이때 DB의 득점 확률은 높아졌다.
SK는 리바운드를 잘 잡을 수밖에 없다. 정통센터는 없다. 그러나 190cm가 넘는 장신포워드가 즐비하다. 김민수, 최부경, 최준용 등 국내선수들의 리바운드 가담이 빼어나다. 신인 안영준의 리바운드 가담도 적극적이다. 4강 플레이오프서는 제임스 메이스가 가세, 약점인 5번 높이까지 보강했다. 최준용이 부상에서 회복할 시간을 번 것도 호재다.
더구나 SK는 점수를 허용한 뒤 아웃 오브 바운드서 재빨리 인 바운드 패스를 한 뒤 한~두 차례의 패스로 속공, 얼리오펜스 기회를 만드는 능력이 상당히 좋다. 김선형과 최준용이 돌격대장 노릇을 하고, 메이스도 신장 대비 스피드가 좋다. 4강 플레이오프서 국내선수들과 합을 맞춰본 것도 호재다.
또 하나는 압박이다. SK 문경은 감독은 "DB는 버튼의 스피드를 막아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해결책으로는 "버튼이 속공을 시도하려고 하기 전에 철저히 디나이디펜스를 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DB가 공격 전환을 할 때 버튼이 공을 제대로 잡지 못하도록 최대한 방해, 압박하겠다는 의도다. 그리고 DB 특유의 전투적인 리바운드 가담 성공률을 떨어뜨리려면 박스아웃 과정에서부터 압박이 필요하다.
DB도 압박을 전면에 내세울 가능성이 크다. 이상범 감독은 KGC와의 4강 플레이오프서 초반부터 하프코트, 4분의 3지점에서의 프레스로 재미를 봤다. 이때 상대 턴오버를 유발해서 속공 득점으로 연결한 케이스도 적지 않았다. SK가 장신포워드를 대거 기용하면 DB가 앞선에서 부담스러워질 수 있다. 이때 DB로선 압박으로 부담을 안기는 수밖에 없다.
리바운드와 박스아웃, 디펜스에서의 강력한 압박에 의한 속공 유도의 근간은 체력이다. 두 팀 모두 5대5 오펜스보다 속공, 얼리오펜스가 강점. 시리즈가 어느 정도는 체력전으로 흐를 수밖에 없다. 다만, 챔피언결정전은 장기전 성격의 7전4선승제다. 이 감독과 문 감독의 촘촘한 선수 로테이션도 필요하다.
익명을 요구한 한 농구관계자는 "두 팀은 기본적으로 속공으로 승부를 내려고 할 것이다. 분위기를 타는데 속공만한 무기도 없다. 자신들의 속공을 살리기 위한 준비뿐 아니라 상대 속공을 막기 위한 준비도 했을 것이다. 상대 속공을 줄이려면 세트오펜스에서 턴오버를 줄여 공격성공률을 높여야 한다. 그런 점에서 로드 벤슨과 제임스 메이스의 골밑 대결도 포인트다"라고 말했다.
[정규시즌 DB-SK전 장면.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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