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기계까지 구입했다."
넥센 신재영은 지난해 6승7패 1세이브 2홀드 평균자책점 4.54로 주춤했다. 2016년 15승을 따낸 기세가 한 풀 꺾였다. 올 시즌에도 출발은 썩 좋지 않다. 2경기서 2패 평균자책점 14.09. 3일 고척 kt전서 4이닝 7피안타 4탈삼진 2사사구 5실점으로 무너졌다. 선발진의 한 축인 신재영의 초반행보는 넥센으로선 상당히 중요한 대목.
장정석 감독은 "굳이 아쉬운 점을 꼽자면 슬라이더 비율이 높았다"라고 말했다. 신재영은 지난해 구종을 다변화했다. 그러나 여전히 핵심 무기는 슬라이더다. 슬라이더 비율이 너무 높아 타자들에게 표적이 됐다는 지적. 장 감독은 "몸쪽 승부 없이 슬라이더만 고집하면 안 된다"라고 조언했다. 물론 "실점은 수비 실수로부터 시작된 것"이라며 신재영을 감싸기도 했다.
신재영의 고민은 또 있다. 물집이다. 장 감독은 "작년에도 물집이 자주 잡혔다"라고 말했다. 투수가 손가락에 물집이 잡히는 건 흔한 일이다. 물집이 잡혀도 어렵지 않게 넘기는 투수도 있다. 반대로 고전하는 투수도 있다. 신재영은 후자다. 투수는 손 끝 감각에 예민하다. 물집이 갑작스럽게 잡히면 커맨드가 흔들릴 수 있다. 3일 kt전 역시 물집으로 강판시켰다는 게 장 감독 설명.
신재영은 물집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발 벗고 나섰다. 지난 겨울 수술까지 고려했지만, 그렇게까지 하지않았다. 최근 트레이닝 파트의 도움을 받아 자비로 기계를 구입했다. 넥센 관계자에 따르면, 약 90만원 상당이다. 우리나라에서 파는 곳도 딱 한 군데다. 장 감독은 "기계에 손을 넣어 땀이 나는 걸 방지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신재영은 최근 이 기계를 휴대, 집에서도 야구장에서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손에 땀이 나는 현상을 줄이면 물집이 발생할 확률도 떨어진다. 땀에 젖은 손이 미끄러운 상황서 야구공의 실밥에 쓸리면 순간적으로 물집이 잡힐 수 있다. 신재영은 기계를 통해 땀이 나는 현상부터 줄이려고 한다. 나름대로 과학적인 접근이다.
장 감독은 "그 기계를 사용한 뒤 2주 정도는 지나야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한다. 아직 효과를 보지 못한 것 같다"라고 말했다. 기계의 도움을 성공적으로 받으면, 신재영의 성적이 반등할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는 자세 하나만큼은 인정 받아야 한다. 신재영이 기계의 도움을 받는다면 비슷한 고민을 하는 투수들에게도 힌트가 될 수 있다.
신재영은 8일 광주 KIA전 선발투수다. 기계의 도움을 받았는지 간접적으로 확인해볼 수 있다.
[신재영.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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