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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잠실학생체 김진성 기자] 속공, 얼리오펜스는 SK의 최대무기다. 챔피언결정3차전 1~3쿼터에는 SK보다 DB의 속공이 더욱 날카로웠다. 그러나 결국 SK가 4쿼터 대역전극을 일궈내는 과정에서 속공 위력이 빛났다.
SK와 DB 모두 속공, 얼리오펜스에 능하다. 그러나 DB의 그것은 SK처럼 조직적이라기보다 디온테 버튼과 두경민의 스피드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 SK는 실점 이후 인 바운드 패스를 한 뒤 1~2차례의 빠른 패스에 의해 득점으로 연결하는 경우가 즐비하다. 상대 공격 실패 이후 속공은 두 말할 것도 없다.
그런데 SK의 속공이 가장 파괴력을 갖추려면 3-2 드롭존을 해야 한다. 문경은 감독은 12일 3차전을 앞두고 "드롭존을 해서 상대 공격을 막아내면 그때 속공을 할 수 있는 위치가 가장 좋다"라고 말했다. 장신포워드들과 김선형이 앞선에 포진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SK는 4강 플레이오프, 챔피언결정전서 드롭존을 거의 가동하지 못했다. 탑에서 하이포스트까지 상황, 매치업에 따라 떨어졌다 올라와야 하는 역할을 가장 잘하는 애런 헤인즈가 부상으로 없기 때문이다.
문 감독은 "최준용이 그 역할(탑에서는 역할)두 번째로 잘하는데, 그럴 경우 리바운드에서 불리해진다"라고 말했다. 한편으로 제임스 메이스가 변형 지역방어에 대한 이해력이 떨어지는 측면도 크다. 결국 SK는 지역방어보다는 맨투맨 비중을 높인 상태다. 속공이 쉽지 않다.
3차전 뚜껑을 열자 오히려 DB 속공 위력이 더욱 위력적이었다. 이유가 있었다. 일단 SK는 3쿼터까지 턴오버를 10개나 범했다. 이때 DB는 대부분 속공 점수로 연결, 주도권을 잡았다. 그리고 DB는 디온테 버튼이 3쿼터까지 어시스트를 8개나 해냈다. 윤호영, 두경민, 김태홍의 3점포로 연결됐다.
SK는 1~2차전과는 달리 리바운드에서 그렇게 밀리지 않았다. 그러나 잦은 턴오버로 속공을 할 수 있는 흐름을 만들지 못했다. 턴오버로 DB가 손쉬운 득점을 하니 SK로선 아웃 오브 바운드 상황이 많았다. 더구나 SK는 세트오펜스에서 3점슛 찬스를 너무 많이 놓쳤다. 이때 DB에 많은 속공을 허용했다.
하지만, SK도 4쿼터 11점 열세를 딛고 승부를 뒤집을 때 속공 위력이 대단했다. 문경은 감독의 전략이 어느 정도는 맞아들었다. 부상을 딛고 돌아온 김선형이 4강 플레이오프부터 빡빡한 일정을 치르면서 체력이 저하된 걸 감안, 선발 라인업에서 뺀 뒤 1~3쿼터에 철저히 체력안배를 했다.
김선형은 4쿼터에 연이어 속공 피니셔 역할을 해냈다. 드롭존은 아니었지만, 지역방어를 통해 DB 공격을 묶는데 성공했다. 그리고 최준용, 화이트와 함께 위력적인 속공을 전개, 4쿼터 초반 연속 6득점을 올렸다. 김선형~화이트~안영준으로 이어진 아름다운 속공 장면도 있었다. 결국 김선형의 3점포와 기습적인 드라이브 인으로 전세 역전.
이후 버튼과 김민수가 3점포 한 방씩 주고 받았다. 그리고 경기종료 9.5초전 버튼의 자유투 2개로 89-89 동점. 화이트의 마지막 공격이 실패하면서, 승부는 연장전으로 향했다. 결국 연장전 해결사는 김선형이었다. 지속적으로 점수를 주고 받은 뒤 연장전 3초 직전 절묘한 플로터로 승부를 갈랐다. 결과적으로 문 감독의 김선형 기용법이 대성공했다. 역시 대반전 열쇠는 속공이었다.
[SK 김선형. 사진 = 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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