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대전 최창환 기자] 한화 이글스 외국인투수 키버스 샘슨이 마침내 KBO리그 데뷔 첫 승을 따냈다. 등판 간격을 조정한 가운데 아내의 응원까지 더해 만든 승리였다.
샘슨은 12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2018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홈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샘슨은 6이닝 3피안타(1피홈런) 1볼넷 8탈삼진 1실점(1자책)으로 호투, 한화의 15-4 완승을 이끌며 승리투수가 됐다.
샘슨이 KBO리그 데뷔 후 4경기 만에 따낸 첫 승이었다. KBO리그에서 성공적인 경력을 쌓고 있는 헥터 노에시가 2이닝 7피안타(1피홈런) 1볼넷 2탈삼진 7실점(7자책)으로 부진, 이들의 이날 투구내용은 대조를 이뤘다.
샘슨은 1회초 1사 3루 위기를 무실점 처리하며 경기를 시작했고, 타선이 1회말 4득점을 만들어내 부담을 덜었다. 2회초 안치홍에게 솔로홈런을 허용했지만, 2회말 정근우가 투런홈런을 터뜨리는 등 3득점을 추가해 여유 있는 리드를 안게 됐다.
단순히 타선의 지원만 받았던 것은 아니다. 샘슨은 KIA 타선을 3회초부터 3이닝 연속 삼자범퇴 처리, 스스로 승리투수 요건을 만들었다. 샘슨은 이어 6회초에도 무사 1루서 추가실점을 막아내 KBO리그 데뷔 첫 퀄리티스타트까지 작성했다. 한화는 샘슨이 호투한 가운데 타선이 6회말 5득ㅈ덤, 12점차로 달아나며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다.
샘슨은 이날 총 100개의 공을 던졌고, 직구(49개) 최고구속은 154km였다. 직구 외에는 체인지업(22개)을 가장 많이 구사했고, 커브(11개)와 슬라이더(7개)도 적절히 던지며 KIA 타선을 봉쇄했다.
샘슨은 1선발로 기대를 모았지만, 지난 3경기서 3패 평균 자책점 9.22로 부진했다. 150km 내외의 직구와 묵직한 포심은 경쟁력을 지녔지만, 주자가 출루했을 때 지나치게 흔들리는 등 마인드컨트롤이 미숙했던 탓이다. 실제 샘슨은 총 13⅔이닝 동안 23탈삼진을 따냈지만, 볼넷도 14개나 허용했다. 산술적으로 이닝당 1개 이상의 볼넷을 범한 것.
한용덕 감독은 “구위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닌데 주자만 있으면 흔들린다. 심장박동이 빨라진 게 더그아웃에서도 보일 정도다. 경험이 부족해서인 것 같다”라고 견해를 전했다.
3경기 모두 패전투수에 그치자, 한화는 극약처방을 내렸다. 샘슨의 휴식일을 종전 5일에서 4일로 줄인 것. 샘슨이 마이너리그에서 뛸 당시 등판 간격과 동일한 일정을 통해 컨디션 조절에 보다 능동적으로 대처하길 바라는 마음에 취한 변화였다.
지난 9일에는 아내도 입국했다. 샘슨에게 심리적 안정을 심어줄 수 있는 모든 방법이 동원된 셈이다. “이제 더 나빠질 것도 없다.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써봐야 하는 것 아닌가.” 한용덕 감독의 말이었다.
단 1경기이기에 샘슨이 KBO리그 적응을 마쳤다고 속단할 순 없다. 다만, 헥터 노에시를 앞세운 ‘디펜딩 챔피언’ KIA를 상대로 KBO리그 데뷔 후 가장 안정적인 투구를 펼쳤다는 점은 샘슨에게 터닝포인트가 될 여지가 있다는 것도 분명할 터.
한화는 예상을 깨고 시즌 초반 중위권을 위협하고 있지만, 이날 전까지 7승(7패) 가운데 선발승은 단 1승(제이슨 휠러)에 불과하다는 점이 불안요소였다. 한용덕 감독이 5할 승률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 이유였다.
한용덕 감독은 “항상 얘기하지만 선발이 안정화돼야 보다 좋은 팀이 될 수 있다. 송은범, 안영명, 윤규진 등 롱릴리프들은 제몫을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가장 먼저 수반되어야 할 항목이 외국인투수들의 분전이었다.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한화는 샘슨이 귀중한 첫 단추를 채웠다. 4일 휴식이 샘슨의 변신을 이끄는 ‘신의 한 수’가 될 지 지켜볼 일이다.
[키버스 샘슨. 사진 = 마이데일리DB]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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