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로테이션이 원활하지 않다.
DB의 최대장점은 확실한 베스트5 없이 엔트리에 포함된 선수 전원이 10분 내외부터 2~30분을 소화하며 공수에서 제 몫을 하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이상범 감독이 철저히 개개인의 장점을 극대화했고, 격려하고 믿음을 주며 기대이상의 경기력을 뽑아냈다.
두경민과 로드 벤슨이 1쿼터에 먼저 투입된다. 1쿼터 막판 벤슨 대신 디온테 버튼이 들어가고, 2쿼터에는 두경민이 잠시 쉬는 사이 박병우, 김현호 등이 활용된다. 3쿼터에는 윤호영, 4쿼터에는 김주성을 투입, 굳히기에 들어간다.
4강 플레이오프와 챔피언결정전서 약간의 수정이 있었다. 이 감독은 경험이 많은 윤호영을 전진 배치했다. 포스트시즌을 준비하면서 컨디션이 좋았던 이지운과 이우정도 적극 중용했다. 다만 한정원, 유성호 등 일부 빅맨들은 사실상 로테이션에서 제외했다. 골밑은 외국선수들과 윤호영에게 맡기고 스피드로 승부를 보기 위한 전략.
그러나 시즌 내내 업템포 농구를 표방하면서 포스트시즌에 체력저하와 부상자 속출이라는 부작용을 피하지 못했다. 박병우, 김영훈을 시작으로 박지훈, 김현호마저 부상으로 아웃됐다. DB로선 시즌 중 부상으로 아웃된 최성모가 그리울 정도다.
챔피언결정전서 DB 특유의 선수 로테이션은 상당 부분 무너졌다. 가용인원이 크게 줄었고, 체력 부담은 가속화됐다. 김주성은 사실상 예전의 임팩트와 거리가 있다. 윤호영도 잔부상에 체력 부담이 있다. 두 사람과 두경민을 빼면 큰 경기 경험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김태홍, 서민수, 이지운 등이 SK의 풍부한 장신포워드들과 맞서는 형국.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시리즈를 치르면서 점점 SK 국내선수들과 DB 국내선수들의 공헌에 차이가 보인다. SK는 김선형, 김민수, 최준용을 축으로 최부경, 안영준에 이현석과 최원혁까지 공수에 기여한다. 주축 멤버들은 3-2 드롭존에서 애런 헤인즈 공백을 최소화하고, 최원혁은 의외로 버튼을 잘 따라다닌다. 수비에서 에너지를 아낀 김선형이 막판 승부처서 맹활약하는 걸 DB가 쉽게 막지 못한다. 결국 SK의 시리즈 스코어 3승2패 역전.
DB는 선수 로테이션이 축소되고, 체력이 떨어지면서 공수에서 균열이 생겼다. 수비 로테이션도 원활하지 않다. 5차전만 해도 SK는 2대2를 하면서 외곽에서 제임스 메이스가 수 차례 3점슛을 터트렸다. 체력이 떨어진 로드 벤슨은 전혀 외곽 견제가 되지 않았다.
다른 국내선수들도 SK의 외곽 스크린에 스위치와 로테이션이 원활하지 않다. 사실 DB는 김주성과 윤호영이 4쿼터에 벤슨과 함께 뛸 때 무한 스위치가 가능한 장점이 있다. 그럴 경우 어지간한 포지션에서 미스매치가 나오지 않기 때문. 하지만, 체력이 떨어진 현 시점에서 이 부분은 사실상 상쇄됐다.
DB는 초인적인 힘에 기댈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일반적으로 체력이 떨어졌다고 해서 40분 내내 무기력하지는 않다. DB 역시 5차전 막판 20점 내외의 스코어를 5점차 내외로 좁히는 투혼을 발휘했다. 하프코트 압박과 함께 외곽포가 터졌기 때문이다. 현실적으로 6차전서도 국내선수들의 투혼이 발휘돼야 흐름을 반전할 수 있다. 버튼과 두경민의 클러치능력 폭발은 기본이다.
이상범 감독은 5차전 직후 "우리 선수들은 열심히 뛰었다. 갖고 있는 걸 다 쏟아 부었다. 6차전도 있는 것, 없는 것 모두 쏟아내겠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감독 역시 만만치 않은 현실을 잘 알고 있다.
[DB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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