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퍼펙트게임 무산, 그 이후 완투패. 최원태(넥센)은 소중한 경험을 쌓았다.
최원태는 18일 고척 NC전서 KBO가 지난 37년간 정복하지 못한 대기록의 문턱까지 다가갔다. 8회초 선두타자 재비어 스크럭스를 루킹 삼진 처리, 경기 시작과 함께 22타자 연속 범타, 탈삼진 행진을 벌였다. 볼넷이나 사구, 실책도 섞이지 않았다. 퍼펙트 행진.
퍼펙트게임에 아웃카운트 5개만 남았다. (물론 넥센 타자들이 점수를 뽑아야 했다) 결국 최준석에게 우월 2루타를 맞고 기록이 깨졌다. 투심패스트볼이 약간 높은 코스로 치기 좋게 들어갔다. 타구가 우익수 이정후의 글러브에 들어가는 듯했으나 튕겨 나왔다. 이정후도 글러브를 그라운드에 내동댕이치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후 최원태는 모창민에게 중전안타, 노진혁에게 1루수 방면 스퀴즈 번트를 허용, 결승점을 내줬다. 그러나 김성욱을 1루수 땅볼로 처리한 뒤 9회초에도 정범모, 박민우, 이종욱을 삼자범퇴로 처리, 완투패를 안았다.
퍼펙트게임을 놓친 건 최원태와 넥센으로선 대단히 아쉽다. 그러나 최원태의 경험, 성장을 확인한 경기였다. 흔히 대기록이 깨진 투수는 이후 급격히 무너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최원태도 모창민에게 안타, 노진혁에게 결승타를 맞았으나 이후 평정심을 찾았다.
특히 노진혁의 스퀴즈 번트 타구를 몸을 날려 처리했다. 1루 방면으로 느리게 흐른 타구였다. 파울 지역으로 벗어날 가능성은 없었다. 일단 1점을 내주더라도 추가실점을 막기 위해 아웃카운트를 추가하려는 최원태의 움직임은 인상적이었다. 2사 후 김성욱의 1,2간 타구에 1루 커버를 기민하게 들어간 것도 좋았다. 수비 응집력이 살아 있었다.
대기록이 깨진 뒤 살짝 흔들렸지만, 1실점으로 끝냈다. 9회에 다시 마운드에 올라 삼자범퇴로 직접 경기를 끝낸 것도 의미 있었다. 결과적으로 타선 도움을 받지 못해 완투패로 기록됐지만, 마무리가 좋았다. 많은 이닝을 안정적으로 책임져야 하는 선발투수의 덕목을 감안하면 상당히 의미 있는 대목. 다음 등판서 내용이 크게 나쁘지 않다면, 이날 퍼펙트게임 무산의 아쉬움을 극복했다고 봐도 될 듯하다.
최원태는 2015년 입단 이후 넥센이 공들여 키우는 우완 선발이다. 작년부터 꾸준히 선발 기회를 얻었고, 11승을 따내며 기대에 부응했다. 이날처럼 투심패스트볼과 체인지업, 커브의 제구 및 조합이 기가 막힌 날에는 훌륭한 투구를 한다. 그러나 아직은 기복이 있는 스타일.
그런 점에서 최원태로선 18일 NC전이 터닝포인트가 될 수 있다. 물론 1년 내내 선발 등판하는 투수가 기복이 없을 수는 없다. 그렇다고 해도 좋은 감각, 밸런스를 실전을 통해 스스로 느끼고 활용하는 것만큼 좋은 건 없다. 넥센은 뼈 아픈 패배를 안았지만, 최원태의 완투패는 나름대로 소득이 있었다. 최원태에겐 소중한 경험이었다.
[최원태.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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