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6이닝을 90구로 끝내는 게 목표다."
넥센 최원태는 18일 고척 NC전서 8회 1사까지 22타자를 잇따라 범타와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그러나 최준석에게 우월 2루타를 맞았다. KBO 출범 후 37년간 누구도 정복하지 못했던 퍼펙트게임이 또 다시 무산된 순간이었다.
최원태는 이후 모창민에게 중전안타, 노진혁에게 결승 스퀴즈 번트를 내줘 1실점, 패전투수가 됐다. 그러나 더 이상 흔들리지 않고 9회까지 완투, 승리를 제외하고 선발투수로서 할 수 있는 건 다했다.
퍼펙트 무산의 아쉬움이 왜 없을까. 그러나 쿨했다. 일단 최준석의 타구를 글러브에 넣었다 빠트린 이정후가 경기 후 눈물을 흘렸다. 19일 고척 NC전을 앞두고 만난 최원태는 "정후가 그 타구를 놓쳤다고 생각하더라. 울면서 미안하다고 하더라. 짠했다. 하지만, 내가 볼 땐 그 타구는 어차피 안타였다. 잡기 힘든 타구였다"라고 돌아봤다. 장정석 감독 역시 "(발이 빠른)정후니까 그 정도로 따라간 것이었다. 애당초 펜스플레이를 했어야 하는 타구"라고 평가했다.
컨디션이 좋지 않아 퍼펙트를 생각하지도 않았다. 최원태는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기록은 전혀 생각하지 않고 경기에만 집중했다. 사실 오히려 좋지 않을 때 더 잘 풀린다"라면서 "안타를 맞고 3루 백업을 하는데 그냥 안타를 맞았다 싶었다. 형들이 수비를 잘해주셔서 감사하다. 직전 등판(12일 울산 롯데전)서 5이닝 3실점을 하고도 승리투수가 됐다. 못했는데 타자들이 도와줘서 승리투수가 됐다. 그런 걸 생각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9이닝을 단 92구로 막은 게 만족스럽다. 최원태는 "100구 이내에 끊어서 좋았다. 동점이 돼서 연장으로 갔다면, 10회에도 마운드에 올라가려고 했다"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6이닝을 90구로 끝내는 게 목표다"라고 덧붙였다.
효율적인 투구수 관리의 원천은 투심패스트볼이다. 주무기이고, 그날 정말 제구가 잘 됐다. 포심패스트볼을 거의 던지지 않을 정도로 자신감이 붙었다. 최원태는 "투심이 편하다. 작년에 박승민 코치님의 도움으로 익혔고, 경기 도중 계속 던지라는 얘기를 듣기도 했다. 포심은 하이포스트볼을 던질 때만 사용하는데, 머리로 날아가더라"라고 웃었다.
투심을 잘 던지는 게 쉽지 않다. 스트라이크 존에 통과시키는 게 쉽지 않다. 조금만 가운데로 몰려도 장타를 맞을 위험성이 크다. 최원태는 "가운데로 던져 맞춰 잡는 게 아니다. 원하는 코스에 정확히 던져야 맞춰잡을 수 있다. 다만, 안타를 맞아도 템포를 빠르게 한다"라고 설명했다.
선발 2년차다. 최원태는 "선발 2년차인데, 트레이너 파트의 도움을 받아 등판을 준비할 때 러닝의 양을 늘렸다. 작년 막판에 몸이 좋지 않아 선발로테이션에서 빠졌는데, 올 시즌에는 그러고 싶지 않다"라고 말했다.
KBO에 퍼펙트게임이 나올 수 있을까. 최원태는 "아무 생각 없이 던지면 불가능하지도 않다"라고 밝혔다. 의식하는 순간 끝이라는 의미. 그는 "우선 완봉승부터 해보고 싶다"라고 현실적인 목표를 제시했다. 본인의 목표대로 6이닝을 90구로 끊으면 충분히 가능하다.
[최원태.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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