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그만한 마무리도 없다."
마무리투수 수난시대다. 정우람(한화) 정도를 제외하고 안정적인 마무리투수를 찾기가 어렵다. 시즌 초반이지만 마무리투수를 교체한 팀들도 있다. 극심한 타고투저리그 특성상 마무리투수가 풀타임을 데미지 없이 소화하는 건 드물다.
넥센 장정석 감독은 조상우를 굳건하게 신뢰한다. 장정석 감독은 5일 수원 kt전을 앞두고 "그만한 마무리도 없다. 블론세이브를 하지 않는 마무리투수는 없다. 조상우는 점점 안정적인 마무리가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따지고 보면 조상우만큼 마무리에 적격인 투수도 없다. 탄탄한 체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포심패스트볼이 일품이다. 150km대 초~중반을 넘나든다. 물론 패스트볼에 비해 확실한 위닝샷이라고 할만한 변화구는 없다. 장기적인 측면에서 이 부분은 숙제다.
심지어 패스트볼을 스트라이크 존 구석으로 꽂는 스타일도 아니다. 때문에 강속구가 스트라이크 존 한 가운데로 들어가면 장타나 적시타를 얻어 맞을 리스크를 안고 있는 유형의 마무리다. 타자는 어차피 조상우의 패스트볼에 타격 타이밍을 맞춘다.
그렇다고 해도 힘으로 윽박지르는 마무리투수는 매력이 있다. 힘에서조차 압도하지 못하는 마무리투수가 수두룩하다. 올 시즌 13경기서 1패7세이브 3블론세이브에 평균자책점 4.61. 아주 빼어난 성적은 아니다. 그러나 마무리 수난시대에 그렇게 나쁜 성적도 아니다.
장 감독은 시즌 초반 조상우에게 투구템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상황과 흐름에 따라 적절히 템포를 다르게 가져가면서 타자의 호흡을 흐트러트릴 필요가 있다는 것. 그리고 한 가지 과제가 더 주어졌다.
실전 투구의 불규칙한 간격에 따른 컨디션 유지다. 등판 간격이 일정할 수 없는 마무리, 불펜 투수의 숙명. 특히 마무리라면 더더욱 중요하다. 실제 조상우는 4월 21일 한화전서 세이브를 올린 뒤 28일 고척 SK전에 등판하기 전까지 6일간 쉬었다. 결국 그날 1이닝 3피안타 3실점으로 무너졌다. 29일 고척 SK전서도 1이닝 1피안타 3볼넷 1탈삼진 1실점으로 흔들렸다.
반면 사흘을 쉬고 나온 3일 창원 NC전서는 ⅔이닝 1탈삼진 무실점으로 세이브를 챙겼다. 표본이 적을 수도 있지만, 오래 쉬고 나오면 흔들리는 측면이 있었다. 일단 장 감독은 "내 스타일 자체가 세이브 상황이 아닐 때는 마무리를 내지 않는다"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장 감독은 "상우는 (팔꿈치)수술 경력이 있는 투수다. 이제 풀타임 마무리 첫 시즌이다. 세이브 상황이 아닐 때는 아끼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팀 사정에 따라 등판 상황이 달라질 수도 있다"라고 덧붙였다.
다시 말해 실전감각 유지를 위해 세이브가 아닌 상황에 마무리투수를 올리는 건 장기적으로 피로 누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론이다. 조상우의 특성을 감안한 배려이자 조상우가 실전 간격의 불규칙성을 극복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다. 물론 등판 시점에 대해선 조정할 여지도, 시간도 충분히 있다.
사령탑의 믿음과 관리. 조상우가 마운드에서 보답하는 일만 남았다.
[조상우.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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