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책에 운 넥센, 치명적이었던 9회초 그 순간

[마이데일리 = 고척돔 김진성 기자] 넥센으로선 뼈 아픈 9회초 실책이었다.

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 최근 상승세의 넥센과 한화의 주중 3연전 첫 경기. 양 팀 선발투수들이 좋은 투구를 하지 못했다. 타격전으로 흘렀고, 실책 1개가 경기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 한화의 7회말, 넥센의 9회초 실책이 경기를 들었다 놨다.

우선 넥센의 2회초 수비. 1사 3루 위기서 이성열의 타구가 유격수, 좌익수, 중견수 사이에 애매하게 떴다. 유격수 김하성이 잘 따라갔다. 그러나 뒷걸음질 하다 중심을 잃었고, 타구를 잡지 못했다. 이때 중견수 임병욱이 뒤늦게 홈으로 공을 던졌으나 포수가 잡지 못할 정도로 빗나갔고, 백스톱으로 흘렀다.

3루 주자 제라드 호잉의 득점은 당연했다. 타자주자 이성열을 2루에 보내준 게 치명적이었다. 결국 하주석의 우중간 안타 때 이성열이 홈을 밟았다. 실책이 없었다면 내줄 필요가 없는 실점. 초반 흐름을 한화가 완벽히 장악한 순간이었다.

그러나 넥센은 2회말 곧바로 3득점하며 승부를 거뜬히 뒤집었다. 3회 다시 2점을 허용했으나 5회 장영석의 역전 결승 우월 스리런포가 터지며 승기를 잡았다. 5회까지 7-4 리드. 한화도 포기하지 않고 6회 2점을 만회했다. 승부의 흐름이 미궁 속으로 빠지는 듯했다.

하지만, 7회말 한화의 실책이 승부의 흐름을 넥센으로 넘어가게 했다. 선두타자 송성문의 우선상 2루타에 이어 김혜성이 투수 땅볼을 쳤다. 베테랑 송은범이 치명적 실수를 했다. 원 바운드 타구를 재빨리 타구를 잡은 뒤 2루로 돌아섰다.

타구를 보지 않고 3루로 뛴 2루 주자 송성문의 실수였다. 정황상 2루와 3루 사이에서 협살에 걸릴 게 유력했다. 송성문은 2루 귀루를 선택했고, 송은범이 2루 커버를 들어온 유격수 하주석에게 송구하면 더블아웃까지는 몰라도 선행주자를 횡사시킬 수 있었다.

그러나 송은범의 송구가 하주석의 글러브에 들어갈 수 없을 정도로 빗나갔다. 공이 외야로 흘렀고, 송성문은 다시 3루에 유유히 들어갔다. 흔들린 송은범-최재훈 배터리는 1루 주자 김혜성의 2로 도루도 막지 못했다. 대타 박동원을 삼진 처리했으나 이정후를 자동고의사구로 보냈다. 1사 만루 위기.

송은범은 임병욱을 헛스윙 삼진 처리했으나 노련한 이택근의 노림수 타격을 막지 못했다. 이택근은 송은범의 초구를 통타, 2타점 중전적시타를 뽑아냈다. 7-6서 9-6으로 달아나는 한 방. 승부 흐름상 결정적이었다. 그만큼 송은범의 송구 실책 하나가 치명적이었다.

하지만, 실책으로 운 건 한화가 아닌 넥센이었다. 9회초 선두타자 최재훈의 평범한 땅볼 타구를 유격수 김하성이 제대로 수습하지 못했다. 타구가 김하성의 글러브를 맞고 튕겨 나갔다. 그러자 마무리 조상우가 급격히 흔들렸다.

조상우는 정은원에게 한가운데 패스트볼을 던지다 추격의 투런포를 맞았고, 이용규를 몸에 맞는 볼로 내보낸 뒤 양성우에게 좌중간 안타를 맞았다. 송광민과 호잉을 삼진으로 처리했으나 김태균에게 동점타, 이성열에게 역전타를 맞으면서 고개를 숙였다. 조상우의 투구내용도 나빴지만, 그 시작은 실책이었다.

경기 막판 접전서 나온 실책 하나는 승부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9회초에 아무 일이 없었다면 송은범의 송구 실책이 치명적이었겠지만, 9회초 김하성의 실책이 훨씬 치명적이었다.

[김하성. 사진 = 고척돔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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