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블론세이브를 했다. 한가운데로 들어가는 실투였다. 그러나 43세의 베테랑 불펜투수를 탓할 수 없다.
KIA는 최근 2연속 위닝시리즈로 반격 채비를 갖췄다. 선두 두산을 상대로 2승1패를 따낸 건 의미 있었다. 그 중에서도 10일 경기의 임팩트가 컸다. 연장 11회말 안치홍의 끝내기안타보다 승리 과정이 고무적이었다.
김세현이 재조정 차원으로 2군에 내려갔다. 김기태 감독은 늘 그랬듯 선수 개개인의 심리 상태를 감안, 불펜투수들의 보직 조정에 대해 구체적으로 거론하지 않았다. 김세현이 돌아올 때까지, 심지어 김세현이 돌아오더라도 집단마무리로 갈 가능성은 있다.
10일 경기를 통해 사실상 임창용에게 힘을 실어주겠다는 의도가 보였다. 성적이 말해준다. 그 어떤 젊은 불펜투수들보다 내용이 좋다. 14경기서 4홀드 2블론세이브 평균자책점 2.14. 2.14도 9회초 오재원에게 솔로포를 맞아 그나마 올라간 수치다.
김 감독은 5-4로 앞선 8회초 1사 1,3루 위기서 임창용을 선택했다. 43세의 베테랑에게 아웃카운트 5개를 맡기는 초강수였다. 반드시 2연속 위닝시리즈를 해내겠다는 의지였다. 선두 두산을 상대로 위닝시리즈를 거두면 팀이 더욱 상승세를 탈 것이란 확신도 있는 듯했다.
임창용은 한 방이 있는 양의지와 오재일을 헛스윙 삼진, 헛스윙 스트라이크 아웃 낫아웃 처리했다. 이미 2안타를 날린 양의지를 상대로 변화구 승부를 하는 노련함을 선보였다. 오재일의 경우 해당 타석 직전까지 안타가 없었다. 심리적으로 쫓기는 걸 역이용, 역시 변화구로 승부를 건 게 통했다. 베테랑다운 위기극복이었다. 올 시즌 특히 커브가 돋보인다.
9회 오재원에게 내준 좌중월 솔로포는 명백한 한가운데 실투였다. 그러나 이후 정진호와 최주환을 삼진과 범타로 처리, 더 이상 흔들리지 않았다. 김 감독은 10회초에도 임창용을 선택했다. 임창용은 선두타자 볼넷 포함 2사 1,3루 위기에 처했으나 오재일을 우익수 뜬공으로 돌려세웠다. 2⅔이닝 39구를 소화한 상황. 11회에 올라올 수는 없었다. 블론세이브였으나 끝내기 승리의 초석을 놓은 건 분명했다.
KIA로선 현실적으로 선택의 여지가 없다. 블론세이브를 했지만, 앞으로도 임창용의 좋았던 투구내용을 믿고 가야 한다. 김윤동은 장점이 있다. 그러나 여전히 다소 불안하다. 다른 불펜투수들은 굳이 거론할 필요조차 없다.
따지고 보면 임창용은 KIA 복귀 후 처음으로 제대로 시즌을 준비했다. 2016년에는 불법도박 징계로 삼성에서 퇴단했고, 시즌의 반을 뛰지 못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이 있었다. 작년에는 KIA에서 스프링캠프를 시작했으나 월드베이스볼클래식 출전으로 중도에 대표팀 캠프로 이동했다. 실전 투구가 빠른 악영향이 있었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오키나와 스프링캠프를 제대로, 조용히 소화했다. 결국 시즌초반 성적으로 증명해내고 있다. 아직도 경기는 많이 남았고, 무더운 여름도 기다리고 있다. 임창용으로선 쉽지 않은 환경이다.
그래도 KIA 불펜에 딱히 해법이 보이지 않는다. 최근 복귀 타임테이블이 돌아가기 시작한 윤석민도 아직은 미지수 전력이다. 결국 또 다시 임창용이 중심을 잡아야 한다. 그럴 수 있다는 걸 2⅔이닝 투구로 증명했다. KIA는 임창용을 굳게 신뢰한다.
[임창용.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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