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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감동의 폭우였다.
12일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올림픽주경기장에는 빗줄기가 세차게 몰아쳤지만, 조용필 50주년 기념 투어 '땡스 투 유(Thanks to you)' 서울 공연을 채운 4만5천 관객들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룹 동방신기의 최강창민, 가수 이승기 등 공연을 찾은 후배들을 포함해, 관객들은 조용필이 몰아치는 열창에 맞춰, 가왕과 빗속에서 격렬히 춤췄다.
화려한 무대 연출, 쏟아지는 비에도 흔들림 없는 음향 그리고 5월 밤 하늘을 뒤흔든, 세월이 무색한 조용필의 폭발하는 성량까지, 모든 게 완벽한 공연이었다.
'여행을 떠나요'부터 '못찾겠다 꾀꼬리', '바람의 노래', '그대여', '창밖의 여자', 'Q', '한오백년', '돌아와요 부산항에', '고추잠자리', '킬리만자로의 표범', '모나리자' 등 세 시간 가까이 25곡 이상을 쏟아냈다.
조용필은 자신의 모든 히트곡을 다 들려주려면 "3일은 해야 한다"며 웃었지만, 가왕과 위대한 탄생이 만든 눈물과 환호의 감정에 격정적으로 취한 관객들은 3일 밤낮을 거뜬히 춤출 기세였다.
이동 무대를 타고 관객들 가까이 다가와 가왕이 '비련'의 "기도하는!"을 외치자 객석에선 "오빠!" 하고 절규하는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영원한 오빠'였다. '씩' 웃으며 머리에 묻은 빗물을 털어내는 모습은 갓 데뷔한 신인처럼 귀여운 소년 같았고, 팬들을 50년 전으로 되돌려 소녀처럼 두근거리게 했다. 비 따위는 개의하지 않았다. 조용필은 오로지 팬들을 위해 노래하고 또 노래했다.
'50주년'은 팬들 덕분이었기 때문이다. "음악이 좋아 취미로 시작해 평생을 하게 됐다"고 지난 50년을 되돌아본 조용필은 팬들을 향해 "여러분이 있어서 지금까지 할 수 있었다"고 했다.
앙코르곡으로 '꿈', '친구여' 그리고 '바운스'까지 열창한 조용필은 50년을 함께한 팬들에게 투어 타이틀처럼 "감사합니다!"라고 손흔들며 콘서트를 마무리했다.
이번 서울 공연을 마친 가왕은 19일 대구 월드컵경기장, 6월 2일 광주 월드컵경기장, 6월 9일 의정부 종합운동장 등에서 '땡스 투 유' 투어를 이어나간다.
[사진 = 조용필 50주년 추진위원회 제공]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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