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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조상우는 한국 최고의 마무리투수가 될 것이다."
넥센 김상수는 올 시즌 KBO리그 불펜의 조용한 강자다. 17경기서 13홀드(리그 1위)에 평균자책점 제로다. 16⅓이닝을 소화하면서 10개의 안타를 맞았다. 그러나 적시타를 단 한 차례도 내주지 않았다. 볼넷 5개에 탈삼진 20개.
올 시즌 10개 구단 주축 불펜투수 중 평균자책점 제로는 김상수와 서균(한화)이 전부다. 서균은 22경기에 나섰으나 13⅔이닝으로 김상수보다 적다. 그리고 비자책 1점이 있다. 순도 측면에서 김상수가 좀 더 낫다.
장정석 감독은 "김상수는 작년에 비해 패스트볼 끝이 묵직해졌다. 컨디션이 좋을 때는 145km까지 나온다. 그것 말고는 달라진 게 없다"라고 말했다. 김상수 역시 11일 잠실 두산전 직후 "작년과 달라진 게 없다. 올 시즌 준비를 조금 빨리 했던 것 뿐"이라고 말했다.
140km대 중반을 넘기지 않는 패스트볼과 변화구 승부. 평범하다. 그러나 김상수에겐 심리적 안정이 생겼다. 그는 작년에 마무리를 맡았다. 그러나 시즌 중반 낙마했던 뼈 아픈 경험이 있다. 김상수는 "내 뒤에 누군가 있다는 게 크다. 야수 도움도 많이 받고, 마무리 조상우가 잘 막아줬다"라고 말했다.
장 감독이 떠올린 터닝포인트는 4월 17일 고척 NC전이다. 당시 김상수는 2-2 동점이던 9회초에 마운드에 올랐다. 나성범에게 내야안타를 맞으면서 상황이 꼬였다. 재비어 스크럭스에게 좌중간 안타를 맞았다. 박석민에게 볼넷을 내줘 무사 만루 위기. 결국 강판.
조상우가 마운드에 올랐다. 모창민이 조상우의 초구에 방망이를 돌렸다. 조상우가 잘 잡아 1-2-3 더블플레이를 엮어냈다. 노진혁마저 루킹 삼진 처리하면서 위기 극복. 그렇게 김상수가 개막 후 10경기 연속 무실점행진을 이어갔다. 장 감독은 "그 경기가 컸다. 이후 하루, 이틀 쉬고 등판했는데 더 좋은 공을 던지기 시작했다"라고 돌아봤다.
김상수는 "작년에 마무리를 해봐서 안다. 불펜투수들이 다 그렇지만, 마무리는 특히 긴박하고, 부담스러운 상황에 등판한다. 자신의 다음에 아무도 없다는 부담이 있다"라고 말했다. 그때보다 심리적으로 편안해졌다는 뜻이다.
불펜투수의 기본에 충실히 임한다. 적절한 욕심도 부린다. 김상수는 "나이트 코치, 마정길 코치는 항상 선두타자만 잡고 가자는 말을 한다. 홀드 1위인데, 선수로서 상을 받는 건 좋은 일이다. 부상 없이 시즌을 보내면 상은 하늘이 결정해주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김상수는 마무리 조상우에 대한 격려도 잊지 않았다. 그는 "상우는 한국 최고의 마무리투수가 될 것이다. 최근 좋지 않았지만, 위기가 빨리 온 것일 뿐이다. 곧 세이브도 늘어날 것이고, 평균자책점은 내려갈 것이다. 좋은 흐름을 탈 것이다"라고 말했다.
넥센은 13일 잠실 두산전서 기분 좋은 승리를 따냈다. 2-1로 앞선 8회말에 김상수, 9회말에 조상우가 각각 1이닝씩 무실점, 홀드와 세이브를 추가했다. 김상수는 선두타자부터 잡고 가겠다는 기본에 충실했다. 조상우는 터프세이브로 좋은 흐름을 탔다. 앞으로도 그렇게만 하면 넥센의 경기 후반이 불안할 이유가 없다.
[김상수(위), 조상우(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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