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넥센 타선이 초비상이다. 박병호와 서건창의 장기공백에 이정후와 김하성까지 이탈했다. 7번 타자 마이클 초이스의 클린업트리오 복귀가 예상된다.
넥센 장정석 감독은 우천 취소된 12일 잠실 넥센전을 앞두고 마이클 초이스를 당분간 7번 타순에 놓겠다고 했다. 타격감이 완전히 제 궤도에 오를 때까지 심리적 부담을 줄여주겠다는 의도. 타격코치의 제안을 장정석 감독이 받아들였고, 11일, 13일 잠실 두산전서 효과를 봤다.
초이스는 7번 타순으로 내려가자마자 잇따라 홈런 손맛을 봤다. 11일 경기서는 2-0으로 앞선 1회에 장원준의 슬라이더를 기가 막히게 걷어 올렸다. 실투가 아니었고, 코너로 낮게 잘 떨어진 공이었다. 초이스의 타격 타이밍과 응집력이 좋았다.
13일 경기서는 6회초에 조쉬 린드블럼의 투심패스트볼을 공략, 다시 한번 좌측 담장을 크게 넘어가는 솔로포를 터트렸다. 한 가운데에서 조금 높은 코스였고, 놓치지 않았다. 타격 컨디션이 올라왔다는 걸 증명한 한 방이었다. 9회에도 우월 2루타를 터트렸다.
초이스는 지난해 대체 외국인타자로 입단, 46경기서 타율 0.307 17홈런 42타점 37득점에 장타율 0.653이었다. 그러나 37경기를 치른 올 시즌에는 타율 0.284 8홈런 26타점 17득점 장타율 0.515다. 두산전 홈런 2방을 치기 전에는 장타율이 4할대였다. 득점권타율도 0.278로 아주 좋은 편은 아니다.
그만큼 작년에 비해 올 시즌 장타생산이 줄었다. 전반적인 클러치능력이 하락했다. 장 감독은 시즌 전 초이스를 2번에 배치하는 구상까지 했다. 박병호가 돌아오면서 타선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한 다양한 전략을 구상했다. 초이스가 작년의 장타력을 올 시즌에도 보여줄 것이라는 계산이 깔려있었다.
결과적으로 초이스가 예상보다 부진하면서 장 감독의 시즌 전 타순구상은 완벽히 틀어졌다. 부상자들도 속출했다. 다만, 박병호가 돌아오고 김하성이 뒤를 받친다고 해도 초이스가 7번에 배치될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그만큼 넥센은 초이스의 초반 주춤한 행보가 치명타였다.
장 감독은 "결국 실투 싸움이다. 실투를 좋은 결과로 만드느냐, 파울이나 헛스윙을 하느냐의 차이다. 그동안 초이스가 그런 부분에서 부족했다. 집중견제를 받는 것도 있다. 그러나 외국인타자라면 당연히 받는 것이다"라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장 감독은 초이스의 타격 사이클이 완벽히 올라올 때까지 7번에 놓겠다며 "기다려주겠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단 하루, 이틀만에 상황이 급변했다. 일단 13일 두산전서 이정후가 1회초에 조쉬 린드블럼의 투구에 왼 종아리를 맞고 근섬유 미세손상 진단을 받았다. 최소 2~3주 공백이다. 심지어 김하성은 14일 화분 정리 도중 오른손바닥이 찢어져 7바늘을 꿰맸다. 결국 최소 열흘간 1군 제외.
박병호, 서건창에 이정후와 김하성까지 이탈했다. 김민성과 고종욱까지 주전급 야수만 6명이나 선발라인업에서 이탈했다. 초이스를 7번 타순에 더 이상 두기 어렵다. 현 상황서 가장 파괴력 있는 타자가 초이스다. 김혜성과 김지수가 키스톤콤비를 맡는다고 해도 김하성이 빠진 4번 타순에 들어갈 타자가 마땅치 않다.
송성문, 김규민, 임병욱의 활용도도 더욱 커질 게 유력하다. 아무래도 최근 타격감을 감안할 때 초이스가 중심타선에 배치되는 게 마침맞다. 최근 대타로만 나섰던 김민성이 중심타선에 들어오면 그나마 한 숨 돌릴 수 있다.
결국 넥센 타선은 줄부상으로 개막전 라인업에서 절반 이상 물갈이 됐다. 부상자들이 복귀해서 제 궤도에 올라 타선이 완전체가 될 때까지 잘 버텨야 한다. 전통적으로 5월은 순위가 고착화되는 시기다. 지금 잘 버티지 못하고 처지면 회생이 어려울 수 있다. 이정후와 김하성의 동시 이탈로 넥센이 시즌 최대 위기를 맞이했다.
그래서 넥센으로선 장타 본능을 찾은 초이스가 다행스럽다. 두산전 홈런 두 방에 만족할 게 아니라 좀 더 힘을 내야 한다. 초이스는 "타순에 신경을 쓰지 않는다. 부상 부위가 100% 완벽한 건 아니지만, 타격에 지장을 주지는 않는다. 휴식을 취한 게 체력적으로 도움이 됐다"라고 말했다.
[김하성과 초이스(위), 이정후(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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