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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대군’을 하게 된 건 캐릭터 때문이었어요. 휘와 강을 놓고 봤을 때 강이 저에게는 신선한 캐릭터였어요. 나중에 왕이 될 거라고 했고. (웃음) 그런데 제가 생각했던 왕과 다른 왕이라 선택했던 것 같아요.”
배우 주상욱은 최근 종영한 TV조선 특별기획드라마 ‘대군-사랑을 그리다’(이하 ‘대군’)에서 왕이 되고자하는 욕망과 깊은 상처를 가진 이강 역을 맡아 호연을 펼쳤다. 성자현(진세연)을 향한 절절한 사랑 또한 여심을 사로잡았다.
“기존 사극에서 왕이라고 하면 왕에게서 느껴지는 것들이 있잖아요. 그런데 이강은 일단 악역이에요. 처음 시작할 때 감독님과 작가님에게 ‘그냥 나쁜, 단순한 악역만 아니었으면 좋겠다. 그것만 신경 써달라’고 부탁드렸죠. 처음부터 끝까지 나쁜 사람으로만 그려지지 않아서 신선했던 것 같아요. 명분 있는 악역을 만들려 노력했고, 어느 정도는 성공한 것 같아요.”
덕분에 ‘인생캐’라는 호평도 얻었다. 주상욱은 “그런 평은 기분 좋고 감사한 일”이라며 웃어 보였다.
“사실 ‘자이언트’에서도 어찌 보면 악역이었어요. 그 때는 포커스가 악행을 저지르는 것에 맞춰지지 않았죠. 그리고 그 때는 워낙 악역 담당이 정보석 형이었어요. 그 쪽에 포커스가 맞춰지다 보니 제가 약간 감춰진 면이 있었죠. 이번에는 눈에 띄게 나쁜 짓도 많이 했고. 그 때랑은 좀 다른 것 같아요.”
주상욱은 처음으로 짝사랑‘만’ 하는 인물을 연기했다. 그래서 오히려 신선했으며, 덕분에 동정표를 더 얻은 것 같다고. 자신은 현실과 연기를 구분 짓는 편이라는 설명도 더했다.
“집착 같은 사랑요? 개인적으로는 용납이 안 돼요. 그런 적이 없어서인지 모르겠지만 약간 이해가 안 되는 부분도 있었어요. 하지만 강을 연기하는 입장에서 보자면 충분히 이해가 가더라고요. 그래서 집착과 짝사랑의 경계에 더 신경을 쓴 것 같아요.”
자타공인 시청률 메이커 주상욱. ‘대군’ 역시 TV조선 사상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일. 주상욱은 시청률 메이커라는 호평에 “그나마 이번에는 좀 덜한 것”이라며 한껏 너스레를 떨었다. 하지만 다른 배우들의 공을 잊지 않았다. 자신 뿐 아니라 한 사람, 한 사람이 모여 ‘대군’의 성공을 일궈냈기 때문.
“시윤이와 굉장히 편하고 즐겁게 촬영했어요. 작은 감정 하나에도 굉장히 진지해요. 그런 진지함이 저한테도 플러스가 됐어요. 같이 진지할 수 있는 그런 분위기가 만들어졌던 것 같아요. 전 컷 전후가 명확하고 시윤이는 감정을 계속 가지고 가는 스타일이에요. 휘라는 캐릭터 자체가 그랬어요. 그래서 시윤이에게 ‘어떻게 매 신 우냐’, ‘힘들 것 같다’고 했었죠. 본인도 힘들 거예요. 저도 감정신을 소화하고 소리도 지르고 했지만 컷하면 현실로 돌아와 즐거운 걸 만들려고 하는데 휘는 그런 감정들의 연속이었어요. 컨트롤을 하려다보니 차분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제가 더 눈에 띄었던 부분도 있었던 것 같아요.”
주상욱은 윤시윤과 진세연의 연기에 공통점이 있다고 밝혔다. 바로 순수하다는 것. 서로 다른 스타일의 연기가 시너지 효과를 냈다.
“두 친구의 연기 스타일이 굉장히 순수해요. 저랑은 달라요. 그 순수함에서만 나올 수 있는 눈물, 그런 연기들이 있는데 두 사람이 비슷한 것 같아요. 저는 반대 스타일의 연기를 해요. 물론 저도 순수한 게 남아있기는 한데 (웃음) 저와 스타일이 달라요. 전 순수함보다는 현실적이라고 그래야 되나? 그 친구들은 감성이고 전 현실? 연기를 오래해서 한 편으로는 순수함을 잊은 것 같기도 하고, 플러스가 된 것 같기도 해요. 어느 정도는 그런 면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한 없이 순수함만 가지고 연기할 수는 없으니까요, 물론 평생 그렇게 연기를 하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두 사람의 그런 순수함이 보기 좋았던 것 같아요.”
주상욱, 윤시윤, 진세연은 연기 베테랑 그리고 사극 유경험자였지만 사극에 첫 도전하는 파릇파릇한 배우들도 많았다. 현장에서 이들이 더욱 편하게 연기할 수 있도록 판을 깔아 준 주상욱은 후배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며 뿌듯함을 느꼈다고 전했다.
“저희가 나겸(류효영)이 뿐 아니라 신인 친구들도 많았어요. 처음 시작할 때보다 끝날 때 쯤 되니까 연기적으로 그렇고 여러 가지가 늘어 있는 게 보이더라고요. 그래서 기분이 좋고 뿌듯했어요. 그 친구들에게 최대한 편하게 해주려 했어요. 아무래도 좀 부담되잖아요. 제 옛날을 생각해보면 가장 중요한 게 연기적인 부분보다 현장에서 내가 연기할 때 주변에서 오는 압박, 중압감이었던 것 같아요. 그런 걸 떨치고 연기하는 게 가장 필요했어요. 그 때를 생각하면서 컷 하면 더 장난도 많이 치고, 연기도 더욱 진지하게 받아주려 했었죠.”
주상욱은 올해로 데뷔 20년차가 됐다. 풋풋한 신인 시절과 현장의 큰 형이 된 현재. 주상욱은 “전 선배가 편한 것 같다”고 밝혔다.
“어느덧 제가 선배가 돼 있더라고요. 배우 뿐 아니라 스태프 중에서도요. 제가 ‘형님’ 이랬는데 어느 날부터 저한테 형님이라고 그래요. 선배님이라는 단어가 아직 익숙하지는 않지만, 제가 할 수 있는 것들을 조금 더 할 수 있게 돼 선배가 편한 것 같아요.”
[사진 = 윌엔터테인먼트 제공]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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