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신소원 기자] "'독전'은 제게 스스로 질문하는 필모그래피예요."
최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열린 영화 '독전' 관련 인터뷰에는 배우 조진웅이 참석해 이야기를 나눴다. 조진웅은 지난해 '대장 김창수' 이후 약 7개월만에 인터뷰로 만났는데, 전보다 조금 더 밝아진 모습이었다. 배우들은 최근 작품에 따라 분위기나 톤이 달라지는데, '대장 김창수' 당시 다소 진지하고 막중한 책임감을 보였다면 '독전'으로 만난 조진웅은 조금은 밝고 다채로운 이야기가 나올 수 있었다.
"제 영화 어떻게 봤냐고요? 쑥스럽죠. 영화라는게 제 기준에는 말이 되면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출연한 가장 큰 목표는 이야기가 들리고 보인다, 말이 되고 있다, 라는 거예요. 그 이상으로 이야기를 하는 것은 자뻑하는 거 같아서 '이번 영화 죽였어'라고 말하는 동료 배우들의 자신감이 부러워요. 아직까지도 제 출연작을 말하는 것이 어색해요. 많은 질문을 던진 영화라서 고마운 작품이죠."
조진웅에게 단도직입적으로 '독전'의 결말에 대해 물었다. 언론시사회 이후, 열린 결말로 귀결되는 '독전'에 대해 기자들의 질문이 이어진 터였다. 그는 "영화 촬영 당시에도, 왜 열린 결말로 가지? 라는 느낌이 있었다"라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가 누구를 죽였다는 건 너무 유치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해요. 촬영을 하면서 어떠한 영화라도 딜레마에 빠진다고 생각해요. 저희가 작업하고 있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의미라고 생각해서 그런 것 같아요. 주변에서는 '왜 시원하게 달려오다가 뭐야'라고 하더라고요.(웃음) 배신감 느꼈다고 했어요."
기자는 그에게 "중간을 넘어가는 순간, 누가 누구를 죽이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고 조진웅은 크게 반가워했다. 형사 원호(조진웅)와 락(류준열)이 공조를 하면서 이선생을 잡아가는 범죄 누아르극 '독전'에서, 결국 마지막에 누군가를 죽인다는 것이 오히려 허무하게 느껴질 수 있다고 전했다.
"아 진짜로요? 저는 그런 것까지 생각하기에는 어불성설이었어요. 의도된 지점들, 감독이라는 사람이 조절을 하겠지만 다양한 것들을 잘 요리해야하는데 작업할 당시에는 그런 의미까지 담는 것은 힘들지 않나 싶었거든요. 이 작업은 시나리오 선택을 할 때 너무 답이 나온 영화고 무슨 의미가 있을거냐, 싶었어요. 지지고 볶고 찢어지고 하면 되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가면서 신기하게도 락한테 엮였어요. 말렸다고 봐야할 거 같아요.(웃음) 그래서 이해영 감독에게 '나 좀 말린 것 같다'라고 말하기도 했어요."
극 중 파격적인 열연을 펼친 진하림 역을 맡은 故 김주혁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김주혁은 지난해 '독전' 촬영을 마치고, 세상을 떠났다.
"이번 작품으로 처음 만났어요. 협연 자체가 행복했어요. 그 소식을 들었을 때의 상황이, 말도 안됐어요. 작업하고 있는 중간에 배우 서현우가 분장실에 뛰어들어오면서 저를 크게 불러서 알게 됐어요. 그럼에도 촬영을 하는데 퍽 나오는 말이 '이러고도 살고, 촬영을 한다'라는 말이었어요. 감독님이 '나도 고민이다'라고 했는데 '촬영하자. 안할 수 없다'라고 했어요. 감정적으로 밸런스가 안 맞는데 연기를 해야하니까 했어요. 여러 가지 느낌이 있어서 노르웨이 작업은 촬영 분량의 마지막이 됐어요. 거기 갔을 때 많은 생각이 들었어요. 여러 지점에서, '이제 어쩌실 건데요'라는 질문이 독특하게 남았던 작품이에요."
[사진 = NEW 제공]
신소원 기자 hope-ss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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