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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스텝 바이 스텝이다.
KBO리그를 강타한 히어로즈발 뒷돈 이면계약 사태. KBO는 최초 보도(지난달 28일) 이후 나름대로 숨가쁘게 움직였다. 지난달 29일 넥센이 NC, kt와의 이면계약을 통해 받아간 6억원 환수조치에 이어 30일 SK를 제외한 8개구단 단장들의 히어로즈와의 뒷돈계약 실토 및 KBO의 총액발표(191억5000만원), 특별조사위원회(이하 특조위. 법률, 금융, 수사, 회계) 구성 발표까지.
그러나 여론은 싸늘하다. 단순히 히어로즈에 대한 냉담과 비난을 넘어선 수준이다. 공범 역할을 했던 8개 구단, 나아가 지난 10년간 히어로즈의 KBO 정관 및 규약 위반행위를 감시, 관리하지 못한 KBO에 대한 배신감이 크다.
구단 경영권 다툼 및 안우진 기용시점 논란 등 히어로즈를 둘러싼 악재는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진다. 심지어 뒷돈, 이면계약이 FA 시장과 외국인선수 계약 시장으로 퍼졌다는 보도까지 나왔다. 수년 전부터 수면 아래서만 거론된 KBO리그의 어두운 민낯이 한꺼번에 수면 위로 불거졌다.
이 기회에 썩은 환부를 도려내야 한다. 신뢰성, 투명성 회복은 KBO리그의 건강한 발전을 위해 가장 중요하다. 어떻게든 KBO가 히어로즈 사태를 원만하게 해결해야 한다. 클린베이스볼을 지향하는 정운찬 총재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올랐다.
KBO의 입장은 스텝 바이 스텝이다. 일단 트레이드 조사는 지난 10년간 히어로즈의 트레이드만을 대상으로 한다. KBO 장윤호 사무총장은 지난달 31일 전화통화서 "히어로즈의 트레이드만 다시 조사하는데 1개월 정도 걸릴 것으로 보인다. 꼼꼼하게 살펴봐야 하기 때문이다. 이후 상벌위원회를 개최해서 징계가 나오는 것도 시간이 걸릴 것이다"라고 말했다.
히어로즈의 이면계약이 너무 많았기 때문에 이것부터 확실하게 바로잡는 게 중요하다는 뜻이다. 일단 추가로 신고된 뒷돈 125억5000만원에 대한 환수조치 여부부터 신중하게 접근하려고 한다. 히어로즈가 NC, kt에 대한 6억원 환수를 하지 않을 경우에 대한 대책도 필요하다.
결국 타 구단들간의 트레이드 이면계약 여부, FA, 외국인선수 이면계약 여부, 이 전 대표에 대한 추가징계, 히어로즈에 대한 페널티 논의, 히어로즈 경영진의 비리에 대한 법적 제재 검토, 경영진의 비리에 대한 허술한 KBO 정관개정 논의 등은 그 다음 단계다.
장윤호 사무총장은 "NC, kt에 대한 6억원은 무조건 환수한다. 다만, 125억5000만원에 대해서는 정운찬 총재님이 신중하게 생각하고 있다. 그 돈이 구단운영에 들어갔다면 현실적으로 거두기 힘든 부분이 있다"라고 말했다. 그 금액을 모두 환수하면 히어로즈가 당장 올 시즌 운영에 어려움이 생길 수도 있는 걸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의미.
히어로즈에 대한 강력한 페널티와 그에 상응하는 정상화 작업은 반드시 필요하다. 다만, 당장 페넌트레이스를 치르는데 부담을 줄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장 사무총장은 "구단에 대해서는 시즌이 끝나면 다시 논의해봐야 한다. 지금은 특조위 활동에 대해 정리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히어로즈 사태는 가볍게 넘길 문제가 아니다. 히어로즈의 존립 및 KBO리그의 미래가 걸린 일이다. '스텝 바이 스텝'으로 가겠다는 KBO의 입장은 이해가 된다. 다만, 특조위를 운영하면서 정 총재 중심으로 히어로즈 사태에 대한 종합적인 대응 메뉴얼을 마련할 필요는 있다. 그래야 또 언제 터질지 모르는 돌발사태에 대처할 수 있다.
정 총재 및 KBO 수뇌부가 실질적으로 어떤 조치를 내릴 것인지 지켜봐야 한다. 장 사무총장은 "총재님이 많이 고민하고 있다. KBO도 히어로즈 사태에 대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라고 말했다.
[이장석 전 대표(위), 고척스카이돔(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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