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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MD인터뷰①] "난 바빠야 한다"…성동일, 존재의 이유 '가족'

시간2018-06-01 18:56:08 김나라 기자 kimcountr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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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나라 기자] 배우 성동일, 이렇게 가정적인 남자가 또 있을까. 그의 세상은 오직 아내와 세 자녀 성준·성빈·성율을 중심으로 돌아갔다.

5월의 마지막 날, 서울 종로구 팔판동 한 카페에서 성동일을 만났다. 신작 '탐정: 리턴즈'에서 흰머리가 희끗희끗한 형사 노태수 역할을 맡아 열연을 펼친 그. 어느새 검정 머리로 물들인 채 멀끔한 비주얼을 자랑하며 기자를 반겼다.

평소 꾸준히 염색을 하는 데에도 남다른 가족 사랑이 담겨 있었다. 성동일은 "막둥이가 이제 초등학생이 됐다. 딸 아이 학교에 아버지의 모습으로 가고 싶지, 할아버지 같은 모습은 보여주고 싶지 않다"라고 말했다. "나만큼 가족 여행을 많이 다니는 사람도 없을 것이다. 우리 애들은 아직까지도 뽀뽀를 잘 해준다. 큰 아들 준이도 내게 뽀뽀를 해준다"라고 자랑을 늘어놨다.

다작의 이유도 가족 때문이었다. 끔찍이 생각하는 그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지며, 뭉클한 감동을 자아냈다. 성동일은 "나는 일을 많이 해야 한다"라며 속마음을 꺼냈다.

"바빠져서 좋은 게 너무 많아졌어요(웃음). 무엇보다 아이들이 피자나 짜장면이 먹고 싶다고 하면 '그거 얼만데'가 아니라 '먹어'라고 주저없이 바로 대답할 수 있다는 것이 좋아요. 저한테는 이게 행복이고 정말로 너무너무 기쁩니다."

그러면서 천생 배우의 면모를 드내기도. 그는 "나 같은 성격은 현장과 어울린다. 난 보통 배우들과 달리 현장에 있으면 스트레스가 풀리더라"라고 말했다.

이어 성동일은 배우로서 철학을 전했다. 그는 "배우는 열심히, 작품을 많이 해야 한다. 쉬면서 연기가 는다는 게 가당키나 하냐. 배우가 작품 안 하고 멋 부려 봐야 아무 소용없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주변에선 너무 많이 하는 것 아니냐고 그러는데, 무명 시절 내 소원이 잠을 못 잘 정도로 일하는 것이었다. 그때 돈도 잘 벌고 인기 많은 한 배우가 시간에 쫓겨 아침부터 밴에서 컵라면을 먹는 모습을 본 적이 있다. 나도 꼭 저렇게 바빠졌으면 하고 바랐던 기억이 난다"라고 덧붙였다.

거침없이 쓴소리도 남겼다. 성동일은 "잘 나가는 후배들에게 '너 그만 좀 쉬어라, 젊은 애가 몸에 문제 있냐'라고 말한 적 있다. 무슨 사법고시를 보는 것도 아니고 몇 년에 한 작품씩 활동하더라. '내가 누구인데, 내가 얼마 전에 흥행작을 끝냈는데'라는 생각을 가지면 절대 연기를 잘 할 수가 없다. 운전도 계속해야 실력이 느는 것 아니냐. 꾸준히 해야 발음도 좋아지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현장이라는 게 정말 좋은 게 먹여줘, 잠재워줘, 연기를 가르쳐준다. 우리 부모님도 못 해주신 걸 해준다"라며 웃어 보였다.

또한 성동일은 자녀 교육관도 밝혔다. 가장 중요시 여기는 건 인성. 그는 "만약 아이들이 어른들한테 인사를 제대로 안 하는 모습이 보이면 손바닥을 때리기까지 한다"라고 얘기했다.

15년째 TV 없이 생활한다는 점도 인상적이었다. 성동일은 그 이유에 대해 "TV가 있으면 가족 간에 대화가 없어질 것 같아 설치하지 않았다. 없으니까 서로 마주보는 시간이 많아져 좋다"라고 전했다.

이로 인한 에피소드도 공개했다. 성동일은 "요즘 방탄소년단이 인기가 많지 않으냐. 드라마 '화랑'으로 알게 된 태형(뷔)이가 우리 빈이의 팬이라고 하더라. 해외 투어 가기 전에 선풍기 박스만 한 과자 세트 선물을 보내주기도 한다. 하지만 빈이에게 '방탄소년단 오빠가 준 거야'라고 알려줘도 빈이는 누군지 모른다고 그런다. 집사람 역시 아직도 박보검을 모른다"라고 밝혀 웃음을 안겼다.

[사진 = 송일섭기자 andlyu@mydaily.co.kr]

김나라 기자 kimcountr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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