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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윤진 기자] 인터뷰를 하다 보면 많이 듣게 되는 말 중 하나가 '좋은 에너지'에 관한 것이다. 대중을 상대하는 연예인이라면 그런 포부를 갖기 마련인데, 앞으로 그렇게 되고 싶다는 바람이 대부분이다.
최근 만난 여성 듀오 칸(유나킴 민주)은 이를 온 몸으로 실감하게 한 가수였다. 한 시간 남짓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나니, 이 멤버들을 주변에 둔 소속사 사람들이 부럽게 느껴질 정도였다.
유나킴과 민주는 각종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이름을 알린 뒤 걸그룹 디아크를 거쳐 지금의 칸에 이르렀다. 본의 아니게 가요계에서의 생존이 목표가 된 두 사람이다.
"오랫동안 돌고 돌아 데뷔하는 거니까 확실히 많이 보여줘야 할 것 같기도 하고, 단단히 마음 잡아야 할 것 같아요."(유나킴)
"끝까지 가보고 싶어요. 많이 돌아온 만큼의 고난과 서로를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에 의지도 많이 되고, 지금 이 마음으로 끝까지 가고 싶어요. 오래오래 하고 싶어요."(민주)
칸에 대한 첫 인상이기도 했던 쇼케이스에선 고루 갖춘 노래, 춤, 에너지의 삼박자가 좋은 예감을 들게 했다. 그리고 곡 'I'm Your Girl?'이 공개되자 자연스럽게 '완성형 듀오'라는 말이 따라 붙었다.
"칸의 장점은 라이브라고 생각해요. 노력도 많이 했고요. 제 발성이 좋다고도 하는데 성량이 작았어요. 노래 부르면서 키워나간 거죠. 제게 없었던 걸 장점이라고 해주시니까 되는 구나 싶었죠."(유나킴)
"라이브 연습이요? 무식하게 했어요. 노래 무한 반복으로 틀어놓고 부르면서 음이탈도 나고요. 혼자 울기도 많이 울고 '난 가수 하면 안 되나 봐' 하기도 하고요"(민주)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의 출연의 칠전팔기의 뚝심을 배우는 계기였으나 끝나지 않는 터널에 갇힌 기분이 들게 했던 것도 잊을 수 없다.
"꿈을 포기한다는 생각 보다 해도 안 되니까. 밝지 않는 날들이 너무 많아서 '언제쯤 올까' 했죠. 회사도 없고 알바 하던 시기였는데 어떻게 무대에 올라갈 수 있을 지, 길이 있을 지 생각했어요."(유나킴)
"타이밍이 있다고는 하는데 아무리 해도 때가 안 오는 것 같아서 '나는 이걸 하면 안 되나' 싶었어요. 근데 아무리 생각해도 노래하고 춤 추는 게 너무 좋아서 지금까지 해온 시간이 있고 한 순간에 포기하는 게 아깝더라고요. 'K팝스타6' 나갈 때는 진짜 마지막이라고 생각했어요."(민주)
수시로 눈을 맞추고 꺄르르 웃음이 터지던 칸은 이 모습을 통해 서로가 얼마나 의지하는지를 느끼게 했다. 성격은 반대인데 덕분에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더 튼튼한 조화를 이루게 됐다.
"의지를 많이 해요. 노래를 들어보시면 한 명 없인 불가능 한 무대거든요. 화음도 대박, 너무 잘 뭉쳤다고 생각해요.
가족도 싸우는데, 싸우면서 정든다고 하잖아요. 친한 만큼 서로에게 바라는 점이 있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디아크 때보다 더 돈독해지고 솔직해지고 더 많은 대화를 나눠요. 앞으로 더 좋아질 것 같아요."(유나킴)
자연스럽게 연애 이야기로도 흘렀다. 유나킴은 거침이 없었다. 나이까지 밝혀가며 찡긋 웃고 마는 모습에 여기 저기서 폭소가 터져 나왔다.
"전 가끔 했죠. 민주한테도 연애 좀 하라고 했었거든요. 꼭 그런 쪽이 아니라도 친구들이 많아 소개시켜주고 싶었는데, 민주는 주변 사람들을 잘 챙기는 스타일이에요. 지금은 정신 없이 지내고 있어서 없지만 융통성 있게 해야죠."(유나킴)
이 둘이 꿈꾸는 포부는 당차다.
"여성 듀오라고 하면 다비치, 볼빨간사춘기 등 보컬쪽이 떠오르는데 저희는 노래, 랩, 춤 다양하게 할 수 있어서 신선한 여성 듀오가 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어요.(민주)
"이제 시작인 만큼 못 서본 무대가 많잖아요. 연말 시상식이나 'MAMA' 같은 것들이요. 저희가 무럭무럭 자라서 그 무대에 우리가 당연히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게 하고 싶어요.(유나킴)
[사진 = 마루기획 제공, 마이데일리 사진DB]
박윤진 기자 yjpar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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