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이후광 기자] 이젠 6점 차도 안심할 수 없다. 혜성 같이 등장한 진명호-오현택 듀오에게도 슬슬 한계가 찾아오고 있다. 헐거워진 뒷문을 추스르기 위해 벤치가 적극적으로 나서야할 때다.
롯데는 지난 주중 삼성 3연전에서 ‘불펜 악몽’에 시달렸다. 13일 9-8로 앞선 9회초 마무리투수 손승락이 블론세이브로 고개를 숙였고, 14일에는 9-3으로 앞선 6회부터 진명호, 구승민, 오현택, 장시환 등이 잇따른 난조로 대거 8실점하며 9-11 역전패의 빌미를 제공했다. 사흘 동안 타선이 경기당 평균 7점 이상을 뽑았지만 위닝시리즈는 찾아오지 않았다.
쉽게 말해 롯데 필승조의 힘이 빠졌다. 7연속 위닝시리즈를 거두던 5월 중순만 해도 오현택-진명호-손승락의 계투진이 정상 가동되며 불펜 평균자책점 2위를 이뤄냈지만 지금은 상황이 전혀 다르다. 오현택은 최근 10경기 평균자책점 8.53, 5월 평균자책점 0이었던 진명호는 6월 5경기서 27.00의 부진을 겪고 있다. 시즌 9세이브의 손승락은 아홉수를 극복하지 못하고 3연속 블론세이브의 좌절을 겪은 터. 6월 롯데의 불펜 평균자책점은 9.53으로 리그 최하위다.
이젠 무조건 진명호-오현택-손승락만 고집할 수 없는 노릇이다. 그러나 또 문제는 마땅한 대안이 없다. 이들 외에 박시영, 윤길현, 구승민, 장시환 등은 타이트한 상황에 내보내기에 무게감이 떨어진다. 박진형, 조정훈 등 기존 구원투수들이 1군에 합류해 이른바 ‘더블 필승조’가 운영되는 게 가장 좋은 시나리오이지만 좀 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박진형은 아직 2군 경기에 출전도 못했고, 조정훈은 6일 말소돼 여전히 감각을 조율하고 있다.
결국은 벤치가 적극적으로 투수교체에 개입, 지금의 선수들로 ‘운용의 묘’를 발휘할 수밖에 없다. 다행인 건 듀브론트, 레일리, 노경은, 김원중, 박세웅 등 선발진은 중심을 잡고 있다. 6월 롯데의 선발 평균자책점은 3.55로 두산에 이어 리그 2위다. 여기에 타자들도 매 경기 풍족한 득점 지원을 해준다. 6월 팀 타율 역시 두산에 이어 리그 2위(.310)에 올라있다. 결국은 불펜만 제 역할을 해주면 승수를 다시 쌓을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일단은 진명호, 오현택과 함께 6월 평균자책점 2.35의 장시환, 3.24의 구승민을 번갈아가며 승부처에서 기용할 필요가 있다. 당분간은 진명호-오현택에게만 부담을 안기는 불펜 운용은 최소화해야 한다. 또한 박세웅의 선발 복귀로 베테랑 송승준이 불펜에 합류했다. 전날 같이 선발투수가 5이닝을 소화하고 내려간 경우 1~2이닝을 맡기기에 적합한 자원이다.
박진형, 조정훈이 돌아올 때까지는 어떻게든 기존 자원으로 불펜을 끌고 가야하는 롯데다. 선수들의 체력이 떨어지고, 마땅한 자원이 부족할수록 코칭스태프의 역량이 필요하다. 조원우 감독과 김원형 수석코치의 ‘운용의 묘’가 발휘돼야 하는 시점이다.
[진명호. 사진 = 마이데일리 DB]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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