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이후광 기자] 롯데에서만 12시즌을 보내고 있는 베테랑 송승준(38)이 후배들을 향해 진심 어린 조언을 남겼다.
롯데는 지난 주말 인천에서 SK를 만나 기분 좋은 시즌 첫 스윕승을 달성했다. 선발진의 호투 아래 타선이 3일간 무려 14개의 홈런을 쏘아 올린 결과였다. 3연승으로 인해 승패 마진은 ‘-5’로 좁혀졌고, 5위 넥센과의 승차 역시 1.5경기로 줄어들었다.
다만, 불펜은 여전히 자리를 잡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지난주 삼성 3연전에서 불펜 난조로 2패를 당한 롯데는 SK를 만나서도 흔들린 불펜 탓에 뒷맛이 썩 좋지 못했다. 첫날 14-5로 앞선 9회말 박시영의 1실점을 시작으로, 16일 9-1로 리드한 8회말 윤길현이 대타 최항에게 투런포를 맞았고, 17일 역시 구승민, 이명우가 3실점으로 흔들렸다. 롯데의 6월 불펜 평균자책점은 8.80으로 리그 최하위이다.
불펜으로 보직을 바꾼 송승준은 베테랑으로서 후배들의 부진이 안타깝기만 하다. 인천에서 만난 송승준은 “불펜에 젊은 투수들이 많아 시행착오를 겪고 있다. 야구란 게 참 웃기다. 잘 되다가도 확 무너지고, 또 부진하다가도 상승세를 탄다. 나도 젊었을 때 그런 과정을 겪었고 지금도 그런 패턴을 반복하고 있다. 후배들은 아마 그런 걸 더 많이 느끼고 있을 것이다”라고 현 상황을 진단했다.
경남중-경남고 출신의 송승준은 2007년 해외진출선수 특별지명으로 롯데 유니폼을 입고 롯데에서만 12시즌을 보내고 있다. 지난해 롯데 소속 3번째로 개인 통산 100승을 달성했고, 30대 후반의 나이에도 선발, 불펜 가리지 않고 팀 승리 만을 위해 공을 던진다. 팀 내 자이언츠 프라이드가 가장 강한 선수로도 꼽힌다. 그렇기에 후배들이 힘든 상황을 겪을 때마다 책임감이 남다르다.
송승준은 불펜 후배들을 모아놓고 ‘롯데 선수로 뛴다는 것’에 대한 조언을 건넸다. 송승준은 “롯데에서 12시즌을 뛰었고, 어릴 때부터 부산에서 자라 우리 팬들의 성향을 잘 알고 있다. 굉장히 중압감이 큰 자리이다. 팬들의 한마디에 쉽게 상처를 받을 수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송승준은 후배들이 이를 ‘긍정의 힘’으로 승화시키길 희망했다. “욕도 야구를 할 때 들을 수 있는 것이지, 은퇴하면 절대 들을 수가 없다. 선수생활하면서 욕 듣는 것도 행복한 순간이다. 나는 벌써 젊었을 때 많은 욕을 들었을 때가 그립다. 아마 은퇴하고 더 이상 욕을 들을 수 없으면 기분이 안 좋을 것 같다. 프로라면 욕 듣는 게 당연한 것이고, 또 잘하면 팬들이 금방 응원을 해주신다. 그게 프로다”라는 게 송승준의 지론이었다.
어쨌든 최근 불펜 고민이 계속되고 있는 롯데이지만 SK 3연전 스윕으로 분위기를 반전했고, 또 지난해 후반기 탄탄한 불펜을 앞세워 가을야구에 진출한 경험도 있다. 올해도 그런 반전이 일어나지 말란 법은 없다. 송승준 역시 “어린 투수들이 지금의 분위기에 동요하지 않고 자기할 것만 잘해줬으면 좋겠다. 작년에도 어떤 계기를 통해 순위를 확 끌어올렸듯이 올해도 충분히 그런 상황을 만들어낼 수 있다”라고 했다.
송승준은 끝으로 12시즌 동안 자신과 롯데를 응원해준 팬들을 향한 메시지를 남겼다. 송승준은 “앞으로 하다보면 또 안 되는 날도 올 것이다. 그러나 그건 야구의 일부이다. 안 되는 부분을 최대한 줄이는 게 프로다”라며 “(이)대호, (손)승락이와 함께 팀을 잘 이끌 테니 팬들도 너무 조바심 내지 말고 가족의 마음으로 끝까지 지켜봐주셨으면 좋겠다. 성적이 안 나면 욕은 언제든지 들을 준비가 돼 있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송승준. 사진 = 롯데 자이언츠 제공]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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