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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안경남 기자] ‘우승 후보’ 브라질이 후반 추가시간에 터진 두 골로 코스타리카를 꺾고 ‘첫 승’을 신고했다. 기록만 보면 브라질이 당연히 이겨야 하는 경기였다. 그들은 22개의 슈팅과 72%의 점유율로 코스타리카를 지배했다. 하지만 정규시간 90분까지 스코어는 0-0이었다.
브라질은 사실상 ‘텐 백’을 가동한 코스타리카의 밀집 수비를 뚫는데 고전했다. 실제로 이들은 후반 23분 로베르트 피르미누가 투입되기 전까지 정면 돌파를 고집했다. 상대가 중앙 수비수 3명을 쓰는 상황에서도 1명의 스트라이커(가브리엘 제주스)를 전방에 배치했다. 당연히 상대 페널티박스 안에서 세컨볼을 브라질이 따낼 확률은 높지 않았다. 파울리뉴는 공격적으로 올라가는데 부담을 느꼈고 윌리안도 측면에 있는 걸 선호했다.
변화는 사실상 세컨드 스트라이커인 피르미누가 교체로 투입되면서 이뤄졌다. 피르미누는 포지션상 파울리뉴의 위치를 그대로 대체했지만, 좀 더 과감한 전진을 시도했고 이것이 결국 브라질의 후반 추가시간 극적골로 이어졌다.
(브라질 4-3-3 포메이션 : 1알리송 – 22파그너, 2시우바, 3미란다, 12마르셀루 – 5카세미루, 15파울리뉴(68”피르미누), 11쿠티뉴 – 19윌리안(46”코스타), 10네이마르, 9제주스(93”페르난지뉴) / 감독 티테)
(코스타리카 5-4-1 포메이션 : 1나바스 – 16감보아(75”칼보), 2아코스타, 3곤잘레스, 6두아르테, 8오비에도 – 5보르헤스, 20구즈만(83”테헤다), 10루이스, 11베네가스 – 21우레나(54”볼라뇨스) / 감독 오스카 라미레스)
코스타리카가 작정하고 내려서면서 브라질이 오랜 시간 공을 소유했다. 무려 705개의 패스를 시도했고 644개를 성공했다. 팀 전체 성공률 91.3%였다. 하지만 상대 페널티박스 안으로 향하는 패스는 27개 밖에 되지 않았다. 그만큼 코스타리카의 수비가 견고했다는 뜻이다.
실제로 코스타리카는 42번의 태클을 시도했고 이 중 23번 성공했다. 성공률이 높다고 볼 수 없지만 페널티박스 안에서의 클리어는 헤딩까지 포함하면 42번에 이를 정도로 문전 앞에서의 집중력이 뛰어났다.
결국 브라질로서는 변화가 불가피했다. 티테 감독은 크게 두 가지로 접근했다. 첫 째는 코스타리카 5백을 더 벌리는 것이다. 이를 위해 윌리안보다 와이드한 움직임을 가져갈 수 있는 더글라스 코스타를 후반 시작과 함께 투입했다. 코스타는 후반 45분만 뛰고도 가장 많은 개인 돌파(7회)를 시도했다. 윌리안이 앞서 전반 내내 단 2번의 돌파에 그쳤고, 이마저도 하프라인 아래에서 성공한 점을 감안하면 코스타 교체 투입은 코스타리카의 5백을 흔드는데 제법 큰 효과를 줬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브라질의 중요한 교체는 후반 23분 이뤄졌다. 티테 감독은 ‘미드필더’ 파울리뉴를 빼고 ‘공격수’ 피르미누를 투입했다. 상대가 완전히 내려선 상태에서 공격 숫자를 늘리는 건 필수였다. 하지만 티테 감독은 포메이션까지 바꾸진 않았다. 피르미누는 공격형 미드필더처럼 뛰었고 패스를 받거나 준 위치도 대부분 2선이었다.
어쨌든 피르미누가 들어오면서 브라질은 코스타리카를 더욱 강하게 압박했다. 상대 골문으로 향하는 유효슈팅 숫자도 덩달아 늘어났고, 그 과정에서 네이마르가 페널티킥을 얻어내기도 했다. 비록 비디오판독(VAR) 결과 헐리웃 액션으로 판정돼 취소됐지만.
그렇게 0-0으로 끝날 것 같던 경기는 후반 추가시간에 들어가면서 극적으로 바뀌었다. 이전까지 5번의 크로스가 모두 차단됐던 마르셀루의 왼발 얼리 크로스가 상대 페널티박스 안으로 향했다. 이전이었다면 제주스가 최소 수비수 2명과 경합 끝에 실패했을 확률이 높지만, 피르미누가 공중볼 경합에 가세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마르셀루의 크로스가 날아오자 피르미누가 전진해서 헤딩을 따냈고 이것이 제주스를 거쳐 쇄도하던 필리페 쿠티뉴의 슈팅으로 마무리됐다. 코스타리카 입장에선 체력 저하를 우려한 수비라인 교체가 영향을 끼쳤다. 오스카 라미레즈 감독은 수비수를 포지션대로 바꾸지 않고 ‘오른쪽 윙백’ 감보아를 빼면서 ‘센터백’ 아코스타를 ‘윙백’으로 이동시켰다. 그러면서 곤잘레스, 두아르테가 우측으로 이동했고 새로 들어온 칼보가 피르미누와 공중 경합에서 지면서 공간을 내줬다.
브라질로선 피르미누 투입이 세컨볼 싸움에서 수적인 우위로 이어졌고,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쿠티뉴가 득점으로 연결하면서 승점을 따냈다. 그리고 실점 후 밸런스가 완전히 무너진 코스타리카의 측면을 코스타가 뚫고 네이마르의 추가골을 이끌며 2-0 스코어에 마침표를 찍었다.
[사진, 그래픽 = AFPBBNEWS, TacticalPAD]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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