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이후광 기자] KBO(한국야구위원회)는 28일 서울 도곡동 KBO 회의실에서 상벌위원회를 개최하고, 넥센 히어로즈와 얽힌 미신고 현금 트레이드 관련 특별조사위원회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사태는 넥센이 NC-KT와 선수를 트레이드하면서 양도-양수의 허위 보고를 한 사실이 지난달 말에 드러나면서 시작됐다. 넥센은 지난해 3월 17일 강윤구와 NC 김한별, 7월 7일 윤석민과 KT 정대현-서의태 등 두 건의 트레이드 양도·양수 협정서를 KBO에 제출했지만 이면에 트레이드 머니로 각각 1억원과 5억원 등 총 6억원을 받은 사실이 밝혀졌다.
그리고 하루가 지나 KBO 구단 단장들이 단체로 넥센과의 현금 트레이드 이면 계약을 자진 신고하며 사태가 더욱 커졌다. SK를 제외한 8개 구단이 2009년부터 넥센과 미신고된 현금 트레이드를 진행했고, 그 규모는 131억50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단 별로 살펴보면 롯데가 41억원(3건)으로 가장 많고, LG(2건, 28억원)-두산(1건, 20억원)-삼성(1건, 15억원)이 뒤를 따른다.
KBO 조사 결과 히어로즈 관련 23건의 트레이드 중 이미 공개된 12건 외에 추가로 확인된 사례는 없으며 모든 트레이드가 회계상 법인 대 법인 간의 정상적인 거래였음을 최종 확인했다.
구단들은 이번 조사에서 트레이드를 진행하면서 양 구단의 이해관계상 현금 부분을 축소 또는 미신고한 사실이 있었음을 인정했으나, 해당 금액이 특정 개인의 이익이나 비정상적인 경로로 지급된 것이 아닌 회계 처리 상 정상적인 거래였음을 확인했다. 히어로즈 구단은 해당 금액은 구단 운영자금으로만 사용됐으며 이전 검찰 조사에서 해당 내용이 확인됐다는 사실을 특별조사위원회에 전달했다.
이날 오전 열린 상벌위원회에서는 특별조사위원회의 결과에 대해 심의하고 미신고 현금 트레이드 12건과 관련된 히어로즈 구단에 제재금 5천만원, 이와 관련된 8개 구단에는 각각 제재금 2천만원을 부과했다.
또한 트레이드가 관행적으로 이루어졌다 하더라도 축소 및 미신고 트레이드 계약을 반복적으로 진행한 당시 히어로즈 구단의 책임자인 이장석 전 대표이사를 무기실격 처분했다.
상벌위원회는 이번 사안이 개인이 아닌 구단과 구단 간 이루어진 거래로 개인이 금전적 이익을 취하지 않았으므로 징계 대상을 구단으로 했으며 트레이드 계약의 축소 및 미신고는 불성실 신고로 판단하여 8개 구단에 동일한 제재금을 부과했다.
KBO는 이번 일을 계기로 구단과 구단, 구단과 선수, FA, 외국인선수 등 KBO의 모든 계약이 투명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이면계약을 전면 금지하는 조항을 야구규약과 각종 계약서에 명시하고, 위반 시 계약 무효는 물론 지명권 박탈, 제재금, 임직원 직무 정지 등 보다 강력한 징계 조항도 규약에 명확하게 신설할 계획이다.
또한 확인이 필요한 경우 세금계산서와 입출금거래 내역서, 부가가치 신고 서류, 개인의 경우 원천징수 영수증과 종합소득세 신고서 등 각종 자료를 KBO에 제출하도록 하는 등 모든 계약을 보다 엄중히 관리할 방침이다.
KBO는 빠른 시일 내에 이사회를 거쳐 해당 조항을 구체화하고, 나아가 규약 전반에 걸쳐 미비한 부분을 면밀히 검토하는 등 대대적인 정비에 나설 계획이다.
[서울고척스카이돔(첫 번째), 미신고 현금 트레이드 현황(두 번째). 사진 = 마이데일리 DB, 표 = KBO 제공]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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