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니퍼트는 니퍼트였다"
동지에서 적으로. 두산 선수들이 더스틴 니퍼트와 재회했다. 단, 이제는 동료가 아닌 경쟁 상대로 만나야 했다.
두산과 KT의 시즌 10차전이 열린 11일 수원 KT위즈파크. KT 선발투수는 니퍼트였다. 두산을 상대로 첫 등판에 나섰다.
결과는 두산의 6-0 완승이었다. 하지만 두산 타자들과 니퍼트의 승부는 누가 이겼다고 하기엔 어려움이 있었다. 니퍼트가 8회까지 버티면서 9피안타 3실점으로 호투했기 때문이다.
두산은 경기 초반부터 니퍼트를 상대로 점수를 벌기 시작했다. 1회초 양의지의 타구가 2루수 박경수의 키를 넘어 우전 안타로 연결돼 1점을 선취한 두산은 2회초 김재호의 중월 솔로홈런, 3회초 최주환의 좌중월 솔로포로 3-0으로 앞서 나갔다.
과연 니퍼트를 처음으로 상대한 두산 타자들의 반응은 어땠을까.
아무래도 포수 양의지는 볼배합의 관점에서 볼 수밖에 없었다. "약간 어색하기는 했지만 평소와 똑같이 집중하려 했다"는 양의지는 "예상과 정반대의 볼배합이었다. 여전히 니퍼트의 구위는 좋았다. 반갑기도 했지만 승부는 승부인 만큼 우리 팀이 이기는데 집중했다"라고 말했다.
니퍼트에게 홈런을 터뜨린 첫 번째 두산 타자로 기록된 김재호는 "여전히 니퍼트는 니퍼트였다"라고 평가했다. "경기 운영도 잘 하고 구위도 위력적이었다. 홈런을 한 개 쳤지만 니퍼트의 실투였고 운이 좋았다"는 김재호는 "니퍼트가 우리 팀에서 100승을 하길 바랐지만 지금은 경쟁 상대인 만큼 최선을 다해 상대하는 것이 니퍼트에 대한 배려라고 생각했다"라고 말을 이었다.
최주환도 니퍼트의 구위에 엄지를 세웠다. 최주환은 "니퍼트가 두산에 있을 때 라이브 피칭을 하면 상대한 적이 있다. 사실 많이 쳐보지 않았다. 그런데 직접 보니 공이 정말 좋았다"면서 "그래서 욕심을 버리고 집중해서 쳤는데 좋은 타구로 이어졌다"고 이야기했다.
서로 잘 아는 사람들의 대결은 언제나 흥미를 일으킨다. 누가 유리하다고 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는 이번엔 두산이 이겼지만 다음엔 어떤 결과가 나올지 모른다.
[사진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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