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이후광 기자] "오재원이요? 올해는 너무 잘해주고 있죠."
지난해 이맘때로 시간을 돌려보자. 오재원은 7월 타율 2할대 초반의 부진에 선발이 아닌 대타 및 대수비를 전전했다. 7월 23일 한화전을 마쳤을 때 타율은 .227에 그쳤고, 결국 타율 .237라는 저조한 수치로 시즌을 마감했다. WAR(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은 0.52로 8시즌 만에 처음으로 0점대를 기록했다. 2010년부터 7시즌 연속 순도 높은 활약을 펼쳤던 ‘오재원’의 모습이 아니었다.
오재원은 비시즌 절치부심했다. 기존의 구단 스케줄 소화와 함께 기술 향상을 위해 능동적으로 이곳저곳을 방문했다. 특히 12월에는 미국 로스앤젤레스로 단기야구연수를 떠나 덕 래타 코치와 함께 그간의 잘못된 습관들을 여럿 고쳤다. 오재원은 당시 “그 동안 내가 왜 못했는지 알게 된 시간이었다. 좋은 길로 나아가는 게 어떤 것인지 알게 됐다”라고 성과를 설명한 바 있다. 여기에 주장까지 맡아 책임감이 더욱 커졌던 터.
오재원의 노력은 적중했다. 5월 초 타율이 .267까지 떨어지기도 했지만 초여름부터 타격이 본격적으로 살아났다. 현재(24일 오전) 기록은 88경기 타율 .343(315타수 108안타) 12홈런 57타점 OPS .903. 타율은 리그 공동 7위, 득점권 타율(.376)은 8위에 홈런은 종전 11홈런을 넘어 데뷔 최다 홈런에 도달했다. 2014시즌 이후 4시즌만의 3할 타율도 충분히 바라볼 수 있는 흐름이다.
세부 기록을 보면 오재원의 진가가 더욱 드러난다. 오재원은 올 시즌 김재환(14개)에 이어 결승타 2위(9개)이 자리하고 있다. 특히 결승타 9개 중 절반이 넘는 5개가 홈런인 부분이 눈에 띈다. 김재환은 결승타 14개 중 6개가 홈런으로 결승타 중 홈런 비율은 오재원이 1위다.
올해 오재원의 홈런을 보면 유독 극적인 상황이 많다. 6월 10일 잠실에서 NC를 만나 데뷔 12년 만에 첫 끝내기홈런의 맛을 봤고, 7월 18일 잠실 롯데전 2-2로 맞선 8회초 무사 1, 2루에선 번트 실패 후 중월 결승 3점포를 쏘아 올렸다. 당시 김태형 감독은 “페이크 번트 앤 슬래시 작전이었는데 본인이 마음껏 방망이를 휘두르더라”라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아울러, 최근 LG와의 주말 3연전에서도 홈런 3개를 몰아치며 스윕을 견인했다.
김 감독은 최근 오재원의 이름만 들어도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김 감독은 “(오)재원이가 (허)경민이와 함께 작년에 비하면 너무 잘해주고 있다. 기량 발전도 있겠지만 그것보다 작년에 너무 주춤했다. 올해는 확실히 감을 찾았다”라고 흡족해했다.
[오재원(첫 번째), 김태형 감독과 오재원(두 번째). 사진 = 마이데일리 DB]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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