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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신소원 기자] "말은 총보다 강하다."
영화 '공작'(감독 윤종빈 배급 CJ엔터테인먼트)에는 피가 한 방울도 등장하지 않는다. 황정민, 이성민, 조진웅, 주지훈 등 배우들은 총과 칼이 아닌 말로서 긴장감 넘치는 러닝타임을 완벽히 채운다. '공작'만의 빈틈없는 첩보전이다.
'공작'은 1990년대 중반, 흑금성이라는 암호명으로 북핵의 실체를 파헤치던 안기부 스파이가 남북 고위층 사이의 은밀한 거래를 감지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첩보극으로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실존 인물인 박채서를 모티브로 한 스파이 박석영 캐릭터가 만들어졌고, 박석영은 배우 황정민이 담당했다.
"셰익스피어 연극을 한 편 한 것 같은 느낌이었다. 엄청난 에너지가 들었다"는 황정민은 밀도있는 대사를 소화해야했던 고충을 전했다. 영화 속 박석영 역 황정민과 리명운 역 이성민의 대사들은 관객들로 하여금 귀를 더욱 쫑긋하게 하고 작은 표정 변화까지 집중하게 한다.
또 황정민은 "처음에는 이렇게 어렵다고 생각을 안했다. 대사를 외워서 하면 되겠다고 생각을 했는데 감독님이 애초에 모든 대사들을 액션으로 느껴지게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연기를 하면서 불편하거나 힘든 것은 안 하려고 하게 되는데 어느 순간 그런 것들을 내려놓게 되더라. 그게 오히려 우리들에게는 좋은 경험이었다. 편안하게 접근할 수 있었다"라고 전했다.
황정민은 영화 촬영 전 실존 인물 박채서를 만났다. 스파이에 대해 여러 공부를 하고 갔음에도 박채서를 만났을 때 느낀 것은 '눈을 보고 생각을 읽을 수 없는 사람'이었다는 것. 이에 황정민은 실존 인물처럼 생각을 쉽게 읽을 수 없는 인물로 표현했고 더욱 쫄깃한 구강액션을 만들어냈다.
'공작'은 1990년대 실제 남과 북 사이에서 벌어졌던 첩보전의 실체를 처음으로 그려냈다. 영화는 1993년 북핵 이슈로 남과 북 사이의 긴장감이 최고조에 이르렀을 때부터 2005년 남북정상회담 이후 화해 무드가 조성되는 시기까지를 아우른다. 남과 북 사이에 적국의 긴장감을 비롯해 같은 민족이기에 느낄 수 있는 미묘한 감정들이 드러난다.
윤종빈 감독은 1990년대 남과 북의 시대상을 스크린에 재현해야했고 "평양이나 구룡강 장마당을 어떻게 사실적으로 표현할지에 걱정이 많았다"라고 전했다. 북한의 보위부 출신 탈북자의 이야기와 각종 서적 등 감수를 받으며 1990년대 북한의 이야기를 그렸다. 북한 대외경제위 처장 이성민은 "진짜 북한에 와 있는 느낌이었다"라고 전했다.
'공작'은 칸 영화제에서 미드나잇 스크리닝 이후 해외 111개국에서 판매됐다. 오는 8일 개봉.
[사진 = CJ엔터테인먼트 제공]
신소원 기자 hope-ss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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