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내년에는 선발경쟁을 했으면 한다."
넥센은 창단 후 확실한 토종 왼손선발투수를 배출하지 못했다. 올 시즌에도 토종선발 3인(최원태, 한현희, 신재영) 모두 우완이다. 그러나 작년부터 트레이드를 통해 왼손투수를 꾸준히 영입, 좌완 왕국으로 거듭날 준비를 하고 있다.
가장 눈 여겨봐야 할 자원이 이승호다. 작년 트레이드 마감일에 김세현을 KIA에 보내면서 또 다른 좌완 손동욱과 함께 데려왔다. 작년 5월 김택형을 SK에 보내고 영입한 김성민과 함께 최근 꾸준히 1군 마운드에 오른다.
이승호는 2017년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 4순위로 KIA에 입단했다. 140km대 중반의 패스트볼에 체인지업 조합이 돋보인다. KIA에 입단한 뒤 팔꿈치 수술을 받고 재활했다. 그러나 넥센은 이승호의 포텐셜을 높게 평가, 과감히 데려왔다.
장정석 감독은 최근 몇 차례 "이승호는 선발후보다. 내년에는 선발진 진입 경쟁을 했으면 한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재활을 끝내고 첫 시즌이다. 올 시즌에는 중간투수로 활용할 것이다. 투구수, 구속을 올리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수술 후 첫 시즌이다. 6월 초 1군에 올리면서 올 시즌 전체를 내후년을 위한 빌드업 시즌으로 설정했다. 2019년부터 선발경쟁을 시키겠다는 게 장 감독 구상. 불펜에서의 위치도 메인 셋업맨이 아닌 필승계투조 오주원, 이보근을 돕는 역할이다.
그렇다고 추격조도 아니다. 때로는 1~2이닝을 소화하고, 원 포인트 역할도 맡는다. 최근에는 연투도 두 차례 소화했다. 장 감독은 이승호를 기용하면서 넥센에 부족한 왼손 계투진의 약점을 효과적으로 보완하면서 이승호 자체의 포텐셜을 가늠하는 작업을 동시에 수행하고 있다.
구속은 점점 오르고 있고, 제구도 비교적 안정적이다. 7일 고척 KIA전서는 1⅓이닝 무실점으로 데뷔 첫 승을 따냈다. 올 시즌 21경기서 1승1패2홀드 평균자책점 4.91. 잔여 시즌에 꾸준히 경험을 쌓으면, 내후년에는 더 무서워질 수 있다. 우완일색의 넥센 선발진에 이승호가 가세하면 짜임새는 더 좋아진다.
다른 구단을 봐도 전략적으로 왼손 영건을 키워내는 케이스는 흔하지 않다. 넥센이 지난해 한창 좌완 영건 수집을 할 때 고형욱 단장은 "지금 고교야구에 좋은 우완들은 여럿 보인다. 그러나 좌완이 마땅치 않다. 2~3년이 지나면 상황이 심각해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어떻게 보면 넥센은 선제적 대응을 하고 있다.
넥센이 올 시즌 이승호를 활용하는 방식, 의도는 신선하다. 치열한 5위 다툼 속에서 올 시즌만 바라보지 않는다. 벌써 2019년 스프링캠프 관전포인트 하나가 생겼다.
[이승호.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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