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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곽명동 기자]냉철함을 잃지 않는 최고의 협상가 하채윤(손예진) 경위는 긴급 투입된 현장에서 인질과 인질범 모두 사망하는 사건으로 충격에 빠진다. 10일 뒤, 경찰청 블랙리스트에 오른 국제 범죄조직 무기 밀매업자 민태구(현빈)가 태국에서 한국경찰과 기자를 납치한 뒤, 하채윤을 협상 대상자로 지목한다.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최악의 인질극을 벌이는 민태구와 한 명의 인질이라도 살리려는 하채윤의 협상이 시작된다.
‘협상’은 12시간이라는 제한된 시간 안에 민태구와 하채윤이 각각 ‘인질 창고’와 ‘지휘실’이라는 협소한 공간에서 서로의 목적을 위해 팽팽한 대결을 벌이는 이야기다.
민태구를 제거하기 위해 태국으로 급파된 특공대원들의 작전개시가 임박할수록 모니터를 사이에 두고 실시간으로 진행되는 협상의 긴장감은 점점 심박수를 조여온다. ‘더 테러 라이브’처럼 시간과 공간에 제약을 둔 채 스토리를 끌고 가는 솜씨가 안정적이고, 끝까지 스릴의 강도를 유지하는 연출력도 인상적이다. 민태구의 진짜 목적이 하나 둘씩 드러날 때마다 권력형 비리의 실체가 밝혀지는 과정도 속도감 있게 펼쳐진다.
폐쇄된 공간을 활용하는 영화일수록 배우들의 연기 비중이 높다. ‘협상’은 현빈과 손예진의 매력을 최대치로 끌어 올린다. 현빈은 사연이 있는 악역 캐릭터를 임팩트 있게 소화했다. 손예진은 분노의 눈시울을 흘리는데서 알 수 있듯, 폭발하는 감정을 눌러가며 스토리에 탄력을 준다. 두 배우의 감정의 파고가 정점을 치달을 때, 카메라는 최적의 클로즈업을 잡아낸다.
‘국제시장’ ‘히말라야’ ‘공조’ ‘그것만이 내 세상’에서 알 수 있는 JK필름의 대중적 감성은 추석 시즌의 특수성과 맞물려 큰 무리 없이 받아들일만하다.
두 배우와 함께 ‘협상’ 테이블에 앉을 일만 남았다.
[사진 제공 = CJ엔터테인먼트]
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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