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36시즌 동안 딱 한 번 나온 잠실 장외홈런이 하루, 아니 한 이닝에 두 번 나왔다.
김동엽과 제이미 로맥(SK 와이번스)은 1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 나란히 장외홈런을 쏘아 올렸다.
잠실구장은 KBO리그에서 투수에게 가장 유리한 구장이다. 양쪽 폴대는 100m, 중앙은 125m다. 특히 좌중간과 우중간이 깊어 홈런이 많이 나오지 않는다.
특히 장외홈런은 불가침 영역에 가깝다. 최근 구장들은 외야 관중석이 없는 곳도 많아 장외홈런도 심심치 않게 나오지만 잠실구장의 경우 외야 관중석도 많다.
잠실구장에서 KBO리그가 본격적으로 열린 1983년 이후 이날 전까지 공식 잠실구장 장외홈런은 딱 한 번 뿐이다.
김동주(전 두산 베어스)가 주인공. 김동주는 2000년 5월 4일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잠실구장 첫 장외홈런을 때렸다. 김동주의 공이 떨어진 곳에는 아직도 기념 표시가 돼 있다.
2001년 타이론 우즈(당시 두산)도 장외홈런을 터뜨렸지만 포스트시즌이었다. 정규시즌만 보면 김동주가 유일.
이렇듯 '거의 없다시피'한 잠실구장 장외홈런이 단 몇 분 사이에 두 차례나 나왔다.
출발은 김동엽이었다. 팀이 7-4로 앞선 9회초 1사 1, 3루에서 대타로 등장한 김동엽은 장민익의 초구를 잡아당겨 왼쪽 담장을 넘어가는 3점 홈런을 날렸다. 단순한 홈런이 아닌, 잠실구장 지붕을 맞고 밖으로 나간 장외홈런이었다. KBO는 이를 공식 장외홈런으로 인정했다. 130m짜리 대형홈런.
끝이 아니었다. 로맥이 바통을 이어 받았다. 이미 1회초 장외홈런성 만루홈런을 때린 로맥은 이어진 1사 1루에서 장민익을 상대로 다시 한 번 홈런포를 가동했다. 이번에는 '깔끔하게' 잠실구장 전체를 넘겼다. 공식 비거리는 140m.
이날 경기는 KBO리그 역사상 처음으로 한 경기에 잠실구장 장외홈런 2개가 나온 날로 기록에 남게 됐다.
SK의 홈구장인 인천SK행복드림구장은 대표적인 타자 친화적 구장이다. 때문에 파워히터들의 홈런포가 평가절하될 때도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중장거리 타자들이 더욱 효과를 본다.
로맥의 경우 43홈런 중 홈에서 때린 것은 17개 뿐이다. 원정에서 26개를 날렸다. 김동엽 또한 홈에서 14개, 원정에서 13개로 큰 차이가 없다. 한동민 역시 40홈런을 홈과 원정에서 정확히 20개씩 때렸다. 최정도 홈 18개, 원정 17개다.
중장거리 타자인 이재원(홈 13개, 원정 4개)이 가장 홈구장 혜택을 보고 있다.
'홈런의 팀'답게 잠실구장 홈런 역사 한 페이지를 장식하며 2위를 확정 지은 SK다.
[SK 제이미 로맥. 사진=잠실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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