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마이데일리 = 이후광 기자] 백업 세터 안혜진(20)의 성장에 GS칼텍스가 웃고 있다.
GS칼텍스가 기분 좋은 개막 2연승을 달렸다. GS칼텍스는 지난 26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18-2019 V리그 여자부 1라운드 흥국생명과의 홈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0 승리를 거두며 선두로 도약했다. 높이 열세 극복과 함께 우승후보 흥국생명을 꺾는 돌풍을 연출했다.
GS칼텍스는 시즌에 앞서 치명적인 부상 악재를 만났다. 트레이드로 합류한 주전 세터 이고은이 오른쪽 무릎 외측 인대 파열로 전력에서 이탈한 것. 수술로 인해 장기 공백이 불가피하다. 차상현 GS칼텍스 감독은 전날 “이제 재활 기초 단계에 있다. 복귀 시점을 계산할 단계가 아니다. 쉽지 않다”라고 했다. 결국 강제로 세터 포지션에 플랜B를 가동할 수밖에 없는 상황. 그런 가운데 백업으로 분류됐던 세터 안혜진이 ‘전화위복’ 효과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안혜진은 올해 프로 3년차를 맞이한다. 지난 2016-2017시즌에 앞서 1라운드 3순위로 GS칼텍스 유니폼을 입은 유망주로 강릉여고 시절 빠른 볼배급과 안정적인 서브로 이름을 날렸다. 그러나 프로에서는 이나연, 한수진 등에 밀리며 지난 두 시즌 통산 34경기 출전에 그쳤다. 자질은 있다는 평가였지만 좀처럼 기회가 찾아오지 않았다.
그런 안혜진이 시즌 첫 경기부터 주전 세터를 맡으며 팀의 활력소가 되고 있다. 화려하고 복잡한 플레이보다는 기본에 충실한 토스로 공격수들을 살리는 모습이다. 외국인선수 알리에게 공격이 다소 편중된 경향도 있었지만 이는 V리그 여자부의 공통된 공격 패턴. 이소영, 강소휘의 날개와 김유리, 문명화의 센터진을 고루 살리려는 노력이 돋보였다. 아직 보완할 점이 많지만 개막 2연승에는 분명 안혜진의 공이 있다.
차상현 감독은 안혜진의 기량 발전 요인으로 비시즌 AVC컵 참가를 꼽았다. 안혜진은 9월 중순 태국서 열린 2018 AVC컵 여자배구대회에서 국가대표 주전 세터를 맡았다. “대표팀에 뽑혀 경기하는 것 자체가 큰 경험이다”라고 운을 뗀 차 감독은 “전 경기를 봤는데 (안)혜진이가 주전으로 뛰면서 기량이 올라오는 것 같다. 선수는 어디 가서든 무조건 경기를 뛰어야 한다는 게 내 지론이다”라고 설명했다.
동료들의 안혜진을 향한 평가도 긍정적이다. 외국인선수 알리는 “호흡이 매우 좋다. 열심히 잘해주고 있고, 앞으로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라고 했고, 아기용병 이소영은 “(안)혜진이에게 항상 편하고 자신 있게 올리라는 말을 해준다. 점점 경기를 하면서 플레이가 나아지고 있는 것 같다”고 흡족해했다.
안혜진에겐 올 시즌이 1차 지명의 가치를 입증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지금의 성장세라면 이고은이 돌아와도 충분히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차 감독은 “자질이 있는 선수다. 서브 강점에 높이도 있기 때문에 기본을 잘 지키면 지금보다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이고은의 부상이 본인에게 좋은 기회일 것이다. 이고은이 합류해도 지금 정도만 해주면 이고은이 흔들릴 때 언제든지 투입이 가능하다”라고 신뢰를 드러냈다.
[GS칼텍스 안혜진. 사진 = KOVO 제공]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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