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인천 최창환 기자] 6회초까지 SK 와이번스 김광현의 투구 내용은 깔끔했다. 완벽하진 않았지만, 넥센 타선을 상대로 적어도 6회초까진 퀄리티스타트 요건을 갖췄다. 하지만 교체가 예상됐던 7회초에도 마운드에 올랐고, 결과적으로 이는 SK 스스로 경기를 어렵게 풀어가는 악수가 됐다.
SK 와이번스는 27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의 2018 신한은행 MY CAR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접전 끝에 10-8로 승리했다. 박정권이 9회말 극적인 투런홈런을 터뜨리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다만, 접전을 승리로 장식했다고 자화자찬할 순 없는 경기내용이었다. 김광현의 뒤늦은 교체는 분명 곱씹어야 할 부분이었다.
SK는 6회까지 투타 조화를 앞세워 줄곧 주도권을 지켰다. 타선이 3홈런을 터뜨리며 ‘홈런군단’다운 면모를 보여줬다. 특히 5-3으로 쫓긴 5회말에는 김성현이 안우진을 상대로 깜짝 스리런홈런을 터뜨리며 넥센에 찬물을 끼얹기도 했다.
김광현의 ‘6회까지 호투’도 빼놓을 수 없다. 김광현은 6회초까지 97개의 공을 던지며 6피안타(1피홈런) 1볼넷 9탈삼진 3실점(3자책)을 기록했다. 넥센 타선을 상대로 퀄리티스타트를 작성, 홈에서 열린 ‘6년만의 가을야구’를 즐긴 홈 팬들의 환호를 이끌어냈다. 특히 6회초에는 야수 실책이 나와 2사 1, 2루에 놓였지만, 흔들리지 않고 아웃카운트를 따냈다.
SK는 김광현의 호투, 타선의 폭발력을 묶어 6회말까지 8-3으로 앞선 나갔다. 투구수가 100개에 임박한 만큼, 7회초부터는 불펜투수들을 투입해 넥센 타선 봉쇄에 나설 것이라는 예상이 가능한 경기내용이었다.
하지만 SK는 7회초에도 김광현을 투입했다. 5회초 송성문에게 투런홈런을 허용했고, 6회초 2사 1, 2루 위기까지 몰렸던 것을 감안하면 의외의 마운드 운영이었다.
결국 SK는 김광현이 7회초에 뼈아픈 실점을 범했다. 선두타자 임병욱에게 풀카운트 승부 끝에 중전안타를 내줬고, 이어진 무사 1루에서는 송성문에게 투런홈런까지 맞았다. 송성문에게만 2차례나 투런홈런을 허용한 것. 결국 김광현은 7회초에 2실점을 추가한 후에야 마운드를 내려갔다.
SK는 8-5로 쫓기는 상황에서 문승원을 구원 투입했지만, 물오른 넥센 타선을 잠재우진 못했다. 문승원은 1사 1, 2루 위기서 제리 샌즈에게 동점 스리런홈런을 허용, 고개를 숙였다. SK는 접전 끝에 9회말 나온 박정권의 투런홈런에 힘입어 이겼지만, 2012년 이후 포스트시즌에서 승이 없는 김광현은 또 다시 다음을 기약하게 됐다.
예상을 깬 SK의 마운드 운영. 불펜 소모를 최소화하기 위해서였을 수도, 포스트시즌에서 김광현의 최대 투구수를 체크하기 위해서였을 수도 있다. 어쨌든 SK는 유리하게 풀어가던 경기를 스스로 어렵게 만들었다. ‘완승’이 ‘진땀승’으로 바뀐 셈이었다. 어쩌면, 1차전은 SK-넥센이 플레이오프에서 펼칠 난타전의 예고편이었을지도 모르겠다.
[김광현. 사진 = 인천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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