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 1차전] '가을사나이 입증' SK 박정권 "그냥 가을야구가 재미있다"

[마이데일리 = 인천 이후광 기자] 박정권(SK)이 다시 한 번 가을사나이의 명성을 입증했다.

SK 와이번스는 27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MY CAR KBO 포스트시즌 넥센 히어로즈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9회말 짜릿한 끝내기승리를 거뒀다.

박정권은 이날 승리의 주역이었다.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된 박정권은 8-8로 맞선 7회말 무사 주자 없는 가운데 정의윤 대신 타석에 들어섰다. 첫 타석은 우익수 뜬공이었지만 두 번째 타석은 달랐다. 여전히 8-8 균형을 이룬 9회말 1사 1루서 등장, 넥센 마무리투수 김상수의 3루를 제대로 받아쳐 중월 끝내기 투런포로 연결했다. 이는 포스트시즌 역대 8호, 플레이오프 역대 3호 끝내기홈런. 이 홈런으로 데일리 MVP의 영예도 안았다.

박정권은 9회말 홈런으로 플레이오프 통산 최다 홈런 기록도 경신했다. 종전 이승엽, 홍성흔과 플레이오프 통산 6홈런을 기록 중이었던 박정권은 이 부문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박정권은 경기 후 “포스트시즌 첫 경기가 상당히 중요하다. 김성현 홈런 나오고 분위기가 좋게 흘러가다 상대에게 홈런 맞고 분위기가 많이 떨어졌었다. 위기를 잘 막으며 역전을 안 당했다”라며 “공교롭게도 나한테 찬스가 왔다. 홈런, 안타보다는 어떻게든 스코어링 포지션에 갖다놓자는 생각으로 가볍게 치려 했는데 예상과는 다르게 너무 결과가 잘 나왔다”라고 웃었다.

가을에 강한 이유에 대해선 “모르겠다. 그냥 가을야구가 재미있다. 정규시즌처럼 내일, 다음 주가 있는 경기가 아니기 때문에 즐겨야한다. 최대한 즐기려고 하며 그냥 이 야구장에 나와 있는 자체가 좋다. 그래서 항상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 같다”라고 비결을 전했다.

올 시즌 14경기 타율 .172의 부진을 겪은 박정권은 이 홈런으로 어느 정도 아쉬움을 만회했다. 그는 “힘든 적이 많았는데 최대한 놓지 않고 나를 계속 붙잡았다. 그게 가장 힘든 부분이었다. 참다보니 엔트리에 포함됐고, 마지막에 찬스도 걸렸다. 또 결과도 좋게 나왔다. 어차피 야구다. 살다 보니 이런 일도 있다는 표현이 맞는 것 같다”라고 했다.

박정권은 가을야구에 나서는 후배들을 향한 조언을 남겼다. 그는 “단기전이고 중요한 경기라 자신도 모르는 쓸데없는 힘이 들어간다. 그런데 자신은 정작 느끼지 못한다. 한 템포 쉬는 게 중요할 것 같다. 평소보다는 천천히, 느리게 하는 게 좋다. 자기 스윙의 반만 돌려도 제대로 힘이 나온다. 힘 빼고 즐겼으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박정권은 지금 SK 타자들이 가을야구를 충분히 즐기고 있다고 생각한다. 박정권은 “충분히 즐기고 있다. 선수들이 긴장된다고는 하는데 말만 그렇게 한다. 표정은 다들 괜찮았다. 좋은 결과 나올 것으로 생각했다”라고 설명했다.

박정권은 이날 최정과 브리검의 벤치클리어링 이후 선수단 미팅을 가진 사실도 전했다. 그는 “단기전에서 흥분하면 절대 안 된다. 흥분하면 감정적으로 변하게 된다. 냉정함이나 차분함이 사라진다. 벤치클리어링 이후 따로 미팅을 가졌는데 차분하고 냉정하게 하라는 말을 해줬다. 초반에 그런 일이 일어났지만 지금은 차분해진 상태다”라고 밝혔다.

박정권은 끝으로 “왕조 시절과 달리 멤버들이 다 바뀌었다. 그 때 기억은 추억일 뿐이다. 잘하는 후배들이 많이 있다. 그 후배들이 다시 역사를 써 가면 된다”라고 올 시즌 한국시리즈 우승을 염원했다.

[박정권. 사진 = 인천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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