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최창환 기자] SK 와이번스 외국인투수 앙헬 산체스가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안정적인 투구를 펼치며 팀 승리에 기여했다. 단 1경기였지만, 정규시즌에서 기복을 보였던 산체스의 명예 회복을 기대할만한 경기내용이었다.
SK는 지난 27일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의 신한은행 MY CAR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접전 끝에 10-8로 승, 6년만의 한국시리즈 진출을 위한 첫 걸음을 뗐다. 산체스는 구원투수로 나서 ⅔이닝 무실점, 승리투수가 됐다.
박정권이 9회말 터뜨린 끝내기 투런홈런에 앞서 나온 산체스의 호투도 빼놓을 수 없는 경기였다. SK는 8-8로 맞선 9회초 1사 1, 2루에 몰렸다. 한때 5점차로 달아났던 기세가 꺾여 역전패를 당할 수도 있었던 위기 상황. SK는 산체스를 택했고, 산체스는 코칭스태프의 기대에 부응했다. 김하성-김민성을 연달아 3루수 땅볼 처리하며 9회초를 마무리한 것.
산체스 덕분에 위기를 무사히 넘긴 SK는 8-8로 맞이한 9회말 박정권이 투런홈런을 터뜨리며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산체스는 KBO 데뷔 후 처음 등판한 포스트시즌서 구원승을 챙겼다.
산체스는 정규시즌 후반기 들어 경기력이 저하된 모습을 보였다. 시즌 초반과 달리 기복을 보였고, 시즌 막바지에는 팔꿈치 및 어깨통증으로 1군에서 이탈하기도 했다. 복귀 후에도 안정감을 심어주지 못했다. 산체스는 정규시즌 막판 10경기에서 5패 평균 자책점 10.64에 그쳤다.
김광현-메릴 켈리-박종훈이 꾸준히 선발투수로 경쟁력을 보여준 만큼, 산체스의 포스트시즌 보직은 일찌감치 불펜으로 결정됐다. 어떤 상황에서 투입될 것인지가 관건으로 남아있던 터.
SK는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과감하게 결단을 내렸다. 자칫 승기를 넘겨줄 수 있는 위기상황서 산체스를 투입했고, 산체스는 배짱 있는 투구로 코칭스태프에 응답했다. 적어도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는 불펜자원으로서 경쟁력을 증명한 셈이다.
트레이 힐만 감독 역시 산체스의 투구에 만족감을 표했다. 힐만 감독은 “자체 청백전, 라이브피칭할 때처럼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포스트시즌을 준비하는 동안 좋은 컨디션을 유지했고, 좋은 결과도 얻어냈다”라며 산체스를 칭찬했다.
다만, 1차전 경기내용만으로 산체스의 활용도에 선을 그을 순 없다. “산체스를 어떤 시기에 투입하겠다는 계획을 구체적으로 세운 것은 아니다. 상대타자와의 매치업을 고려해 상황에 맞춰 투입할 것”이라는 게 힐만 감독의 설명이다.
힐만 감독은 더불어 “우리 팀 불펜투수들은 모두 팀을 위해 몸을 잘 준비했다. 이기적인 마음을 갖고 있는 투수도 없다. 잘 준비된 투수를 상황에 맞게 활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단 ‘X-FACTOR’로 꼽혔던 산체스가 좋은 투구내용을 보여줬다는 점은 SK 입장에서 긍정적인 대목이다. 정규시즌 26경기에 선발 등판, 14차례 퀄리티스타트를 작성했으나 안정감을 심어주진 못했던 산체스가 플레이오프에서는 명예를 회복할지 지켜볼 일이다.
[앙헬 산체스. 사진 = 마이데일리DB]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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