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마이데일리 = 이후광 기자] 한 홀에서 7개의 OB와 18타를 적어낸 것은 KPGA 코리안투어 사상 가장 최다 OB, 최다 타수다.
8개의 공을 가지고 시작한 신경철은 4번 홀에서 7개의 공을 잃어버렸다. 단 1개의 볼로 남은 14개의 홀을 소화했다.
경기를 다 마치지 못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으나 신경철은 끝까지 경기를 끝냈다. 신경철은 “샷이 안되는 게 아니었다. 경기 후반에는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공을 보낼 수 있었다”며 “또한 샷이 아무리 안 되고 성적이 좋지 않더라도 프로로서 경기를 중간에 포기한다는 것은 한 번도 생각해본 적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4번홀 14오버파를 포함해 7개의 보기를 범하고 버디는 1개에 그쳐 20오버파 92타를 적어냈다. 신경철은 “90대 타수를 기록한 게 언제였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중학교 2학년 때쯤이 마지막이 아니었을까 한다”고 담담하게 밝혔다.
4번 홀 이후 단 1개의 공만을 남긴 신경철은 공을 확보하기 위해 이동중 에 러프로 가서 공을 찾기도 했다고 했다. 원볼룰(One Ball Rule)에 의거해 동일한 상표와 모델의 공이면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러프에서 다른 공이 있나 찾아봤지만 없었다. 할 수 없이 1개의 공으로 경기했고 이 때문에 경기에 더 집중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올해 KPGA 코리안투어에 데뷔한 ‘늦깎이 신인’ 신경철은 ‘KB금융 리브챔피언십’ 공동 13위, ‘데상트코리아 먼싱웨어 매치플레이’에서 16위에 올랐다. 특히 ‘데상트코리아 먼싱웨어 매치플레이’에서는 이른 탈락을 예상하고 옷을 2벌밖에 준비하지 않은 상황에서 16강전까지 올라 경기 후 숙소에서 다음 날 입을 옷을 빨며 ‘빨래하는 남자’로 불리기도 했다.
신경철은 “데상트코리아 먼싱웨어 매치플레이 이후 자신감을 많이 얻었는데 이상하게도 그 다음 대회부터 성적이 좋지 않았다. 기술적인 부분보다 정신적으로 흔들렸던 것 같다. 티잉그라운드에서 티만 꽂으면 두려웠다. 내 마음이 내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입스는 아니었다고 강조한 신경철은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 대회에서 최경주 프로님이 방송 중계에서 ‘모든 선수가 샷에 대한 부담이 있다. 그 부담감 속에서 정확한 샷을 만들어내려면 연습뿐이 없다’라는 얘기를 하셨는데 마음 깊이 와 닿았다. 지금보다 연습량을 더 늘릴 것이다”고 전했다.
올 시즌 제네시스 포인트 98위에 머물러 있는 신경철은 다음 시즌 시드 확보를 위해 오는 6일부터 치러지는 ‘KPGA 코리안투어 QT Stage 2’에 출전할 예정이다.
신경철은 “불명예스러운 기록의 주인공이 돼 부끄러운 게 사실이지만 성적이 좋았을 때와 좋지 않았을 때 모두 내 기록이다”라고 밝히면서 “지금은 골프 자체가 너무 좋다. 이렇게 대회에 출전해 경기하는 것이 재미있고 특별한 존재가 된 기분이다. 주변에서 도움 주시는 분들이 많은데 성공해서 반드시 갚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종전 한 홀 최다 OB, 최다 타수 기록은 김창민이 2007년 토마토저축은행오픈 2라운드 5번 홀(파4)에서 기록한 OB 6개, 17타이다.
[신경철. 사진 = KPGA 제공]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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