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인천 이후광 기자] 김강민(SK)이 플레이오프서 베테랑의 품격을 과시했다.
SK 와이번스는 2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MY CAR KBO 포스트시즌 넥센과의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연장 접전 끝에 11-10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시리즈 3승 2패를 기록한 SK는 2012년 이후 6년 만에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는다.
김강민은 생애 첫 플레이오프 MVP에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김강민은 5경기서 전성기 때 못지않은 기량을 과시했다. 기록은 타율 .429(21타수 9안타) 3홈런 6타점. 1차전부터 홈런포를 가동한 그는 2차전 동점타와 결승홈런을 때려냈고, 이날 6타수 3안타(1홈런) 2타점 3득점으로 끝내기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연장 10회말 동점 솔로홈런이 시리즈 MVP를 확정짓는 한방이었다.
김강민은 경기 후 “잠실까지 1시간밖에 안 걸리는데 결정짓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극적으로 올라간 만큼 한국시리즈도 열심히 하겠다”라며 “인생 최고의 경기였고 그만큼 힘들었다. 한동민의 끝내기홈런으로 이겨 기분이 좋고 너무 자랑스럽고 고맙다. 사실 11회에 수비 나갈 힘이 없었다. 바로 끝내줘서 너무 고마웠다”라고 소감을 남겼다.
시리즈 MVP에 대해선 “올 시즌 굉장히 힘들었다. 어려운 시간들을 잘 헤쳐 나가며 이런 좋은 일이 생겼다. 다시 생각해도 너무 힘든 순간들이다. 다시 돌아가려면 돌아가기도 싫은 날들이다. 오늘 같은 이런 날이 있으려고 더 힘들지 않았나 싶다”라고 했다.
김강민은 코칭스태프 및 전력분석팀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그는 “3, 4차전 지고난 뒤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그러나 전력 분석에서 많은 준비를 해주셨다. 그런 마음가짐이 모여 끝까지 좋은 경기가 된 것 같다”라며 “이 자리를 통해 고마움을 표현하고 싶다. 코칭스태프에 좋으신 분들이 많다. 올 시즌 이렇게 끝내고 싶지 않았다. 한국시리즈까지 승리하고 마무리하고 싶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감독님 때문에 경기를 못 나갔다고 생각했다면 지금 이 시간이 없었을 것이다. 온전한 나의 슬럼프였다. 오히려 마음이 편했다”라며 “2017시즌 1번타자는 나였다. 그러나 부상이 왔고 악재들이 겹치며 불가피하게 노수광이 리드오프가 됐다. 누구를 탓하기보다 내 변화가 먼저였다. 모든 걸 내려놓고 2군에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생각으로 했다”라고 덧붙였다.
김강민은 “힐만 감독님에게 많이 배우고 있다. 야구를 그만두기 전까지 좀 더 배우고 잘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앞으로도 더 배울 것이다”라고 남은 선수 생활에 임하는 태도도 전했다.
넥센에게는 “정말 싫어지려고 한다. 너무 잘해서 이만하면 우리가 떨어지고 넥센이 올라가도 된다는 생각을 했다”라며 “웬만하면 인정을 안 하는데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여기까지 온 자체가 대단한 팀이다. 좋은 선수들이 많다. 지금까지 가을야구를 많이 해봤지만 이런 경기는 다시 안 나온다. 존경을 표한다”라고 말하며 웃었다.
김강민은 한국시리즈를 향한 자신감도 나타냈다. “선수생활하면서 두산과의 가을야구서 좋은 기억이 많다”고 운을 뗀 그는 “그런 걸 바탕으로 더욱 자신감을 가질 수 있다. 불리한 입장은 맞지만 시리즈가 결코 생각대로 되는 건 아니다. 시즌 때 좋았던 건 시즌 때로 접어두고 좋은 기억을 많이 되살려 잠실에서 좋은 경기하고 인천으로 돌아오도록 하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김강민. 사진 = 인천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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