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최창환 기자] “(강)승호한테 장어 사주려고 했는데… 선약이 있다고 하더라고요.” SK 와이번스 박종훈이 강승호를 향해 연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박종훈은 지난 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2018 신한은행 MY CAR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1차전에 선발 등판, 4⅓이닝 3피안타 5볼넷 2탈삼진 2실점(2자책)을 기록했다. 중압감이 따르는 경기였지만, 선발투수라는 보직을 감안하면 보다 많은 이닝을 소화하지 못한 대목은 아쉬움이 남았다.
요인은 볼넷, 그에 따라 급격히 늘어난 투구수였다. 박종훈은 4⅓이닝 동안 98개의 공을 던졌다. 5볼넷을 내준 가운데 풀카운트 승부도 6차례 가졌다. 이로 인해 투구수 조절에 실패한 것. 5일 한국시리즈 2차전에 앞서 만난 박종훈은 “맞지 않아야겠다는 욕심이 너무 컸다. 안 맞는 코스만 던지다 보니 볼넷이 많았다”라고 1차전을 돌아봤다.
박종훈은 더불어 SK가 한국시리즈 역대 3위인 9볼넷을 내준 것에 대해 “고도의 전략이었다. (두산이)칠 타이밍에 못 친 것 아닌가. 그렇게 긍정적으로 생각할 수밖에 없다”라며 웃었다.
볼넷만 내줬던 것은 아니다. 박종훈은 4회말 김재호-오재원-허경민을 상대로 3연속 헛스윙 삼진을 만들어냈다. 박종훈은 이 상황에 대해 “손혁 코치님을 비롯해 (윤)희상이 형, (김)강민이 형이 한국시리즈라고 특별할 건 없다고 했다. 더 잘 던지려 하지 말고 정규시즌 때처럼 던지라고 조언해주셨다”라고 말했다.
강승호의 호수비도 빼놓을 수 없을 터. 부상 중인 최정을 대신해 3루수로 선발 출장한 강승호는 연달아 까다로운 타구를 잡아내며 박종훈에게 힘을 실어줬다. 박종훈은 “경기 끝난 후 장어 사주려고 했는데 선약이 있다고 하더라(웃음). 승호가 타구 2개를 못 잡아줬으면 이렇게 기자들을 못 만났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박종훈은 “아직 한 번 더 기회가 남아있다”라며 명예 회복을 다짐했지만, 사실 SK 입장에선 박종훈이 다시 나오지 않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다. 로테이션대로라면, 박종훈은 5차전에 선발 등판할 가능성이 높다. SK가 4차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따내면 박종훈이 다시 선발투수로 나서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다. 박종훈 역시 “그렇게 되면 더 없이 좋다”라며 웃었다.
박종훈은 더불어 2차전에 선발 등판하는 문승원에 대해 “나보다 잘 던질 수 있을 것이다. 구위도 더 좋다”라며 힘을 실어줬다.
[박종훈. 사진 = 마이데일리DB]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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