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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내 자리 비워놔요. 나랑 같이 있으면 따뜻하니까 천리만리 그렇게 삽시다. 잘 있어요. 갔다 올게요."(엄앵란)
8일 TV조선 '인생다큐-마이웨이'는 지난 4일 새벽 타계한 '영화계의 큰 별' 故 신성일 추모 특집으로 방송됐다.
신성일의 생전 인터뷰와 그를 추억하는 이들의 인터뷰 등으로 채워진 이날 특집. 그리고 방송에서는 55년 간 그와 수많은 감정으로 한 길을 걸어온 아내 엄앵란의 이야기도 그려졌다.
남편 신성일의 빈소에서 엄앵란은 "남편이 마지막 순간 내게 '참 수고했고 고맙다. 미안하다'라는 말을 남겼더라"며 말문을 열었다. 엄앵란은 "남편은 뼛속까지 영화인이었다. 쓰러지는 순간까지도 영화를 붙잡고 있었다. 나는 '어떻게 이렇게 죽어가면서도 영화 이야기를 하냐'며 울었다. 내가 음식을 해줘도 '촬영을 계속 하려면 먹어야 해'라면서 먹는 사람이었다"고 회고했다.
이어 엄앵란은 "남편이 어떤 남자냐고 묻는다면 가정적인 남자는 아니었다. 대문 밖의 남자, 사회의 남자였고 집 안의 남자는 아니었다. 바깥의 일에 빠져서 집 안의 일은 신경 쓰지 않았다. 집 안은 다 나에게 맡기고 다녔으니 그렇게 많은 영화를 한 것이다. 집에서 한 건 늦게 와서 자고 일찍 나가고 그것 밖에 없었다. 그래도 존경할 만한 남자라서 55년을 함께 살았다"고 고백했다.
또 엄앵란은 남편을 떠나보내며 "가만히 앉아서 사진을 보니 참 당신도, 나도 늙었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래도 나는 울면서 보내고 싶진 않다. 왜 사람들이 내가 울지 않냐고 묻는데, 울면 망자가 걷지를 못한다고 하더라. 나는 다 끝나고 집으로 돌아가서 혼자 울려고 한다. 다시 태어나서 신성일을 또 만난다면 선녀처럼 공경하고 살 생각이다. 하지만 때는 늦은 것 같다. 여러분 모두 옆에 있는 사람에게 잘해라. 그러면 기쁨이 올 것이다"고 당부를 남겼다.
신성일의 장례가 끝난 뒤 영천의 한옥집에 놓인 영정을 바라보며 엄앵란은 그제야 눈물을 흘렸다. 그리고 사랑으로, 때로는 원망의 감정으로 바라봤던 남편을 향해 "우리가 색시, 신랑으로 살았던 게 55년이다. 참 오래 같이 살았다. 내 자리를 비워놔라. 혼자 있으면 춥다. 나랑 같이 있으면 따뜻하니까 천리만리 그렇게 삽시다. 잘 있어요. 갔다 올게요"라는 인사를 건넸다.
[사진 = TV조선 방송화면 캡처]
이승길 기자 winning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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