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이후광 기자] 이제 1패면 2년만의 통합우승은 물거품이 된다. 두산 특유의 팀 컬러를 살려야 7차전까지 가서 웃을 수 있다.
정규시즌 압도적 1위 두산이 벼랑 끝에 몰렸다. 두산은 지난 10일 인천에서 열린 한국시리즈(7전 4선승제) 5차전에서 패하며 2승 3패 열세에 처했다. 이제 1패면 시즌 내내 그토록 바라왔던 2년만의 통합우승이 무산된다. 12일 6차전에서 모든 걸 쏟아 붓고 어떻게든 시리즈를 7차전으로 끌고 가야 한다.
두산은 KBO리그서 고유 컬러가 뚜렷한 팀이다. 짜임새 있는 수비와 강한 타격을 바탕으로 쉽게 지지 않는 야구를 펼친다. 끊임없이 좋은 선수들이 나오는 ‘화수분 야구’의 대표 주자이기도 하다. 두산 투수들은 “강한 야수진이 있어 든든하다”라고 입을 모은다.
세부 지표에서도 두산의 팀 컬러는 명확히 드러난다. 올 시즌 최소 실책 1위를 비롯해 지난 2013년부터 6년 연속 최소 실책 톱3에 위치했고, 올해와 지난 2016년에는 리그서 가장 많은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 인해 기적을 자주 연출한다는 ‘미러클 두산’, ‘과감히 분투하다’라는 영어 단어 hustle과 두산이 합쳐진 ‘허슬두’라는 별명이 생겨났다.
그러나 이번 한국시리즈에선 이러한 컬러가 모두 실종됐다. 정규시즌서 2위 SK에 무려 14.5경기 차 앞선 우승을 차지했지만 단기전에 오니 완전히 다른 팀이 됐다. 플레이오프 5차전 혈투를 치르고 온 SK를 만나 1차전에서 패하며 모든 게 꼬였고, 1승 1패서 3차전을 내주며 5경기 만에 우승하겠다던 꿈마저 날아갔다. 4차전에서 승리했지만 이마저도 우천 취소가 아니었다면 승리를 장담할 수 없었다. 김태형 감독도 “우리로선 우천 취소가 다행이었다”라고 말했다.
근본적인 문제는 선수들의 집중력 부재다. 정규시즌 우승의 원동력으로 꼽히던 수비와 타격이 모두 흔들린다. 지난 5경기서 두산이 범한 실책은 무려 7개. 두산답지 않은 모습이다. 오히려 수비가 약점이던 SK가 3개 적은 4실책을 기록했다. 김재호, 오재원 등 수비의 달인으로 불리는 이들이 흔들려 타격이 크다. 지난 5차전에서는 7회와 8회 실책이 모두 실점으로 연결되며 추격의 동력을 잃었다.
주축 선수들의 타격 부진도 고민거리다. 호타준족 박건우의 5경기 안타는 불과 1개. 타율 .056(18타수 1안타)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타순을 이리저리 바꿔도 답이 나오지 않는다. 오재일(타율 .077), 오재원(.235), 김재호(.158) 등도 아직 감을 찾지 못했다. 옆구리 부상으로 이탈한 4번타자 김재환의 공백이 더욱 커 보인다.
두산은 이날 다시 홈인 잠실구장으로 돌아와 6차전을 펼친다. 이젠 내일이 없는 끝장 승부다. 김 감독은 “6차전은 총력전이다”라고 선언했다. 2위에 14.5경기 차 앞선 정규시즌 1위가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하지 못한다는 건 너무나 슬픈 이야기다. '새드 엔딩'을 만들지 않기 위해 6차전부터는 특유의 팀 컬러 부활이 필요한 두산이다.
[두산이 10일 오후 인천광역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진행된 2018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5차전, SK 와이번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에서 1-4로 패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 사진 = 마이데일리 DB]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