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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뷰티풀데이즈' 이나영 "눈동자로 연기하고 싶다" [MD인터뷰②]

시간2018-11-13 07:00:02 신소원 기자 hope-ss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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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신소원 기자] "사람의 눈에 이야기가 있다고 생각해요."

12일 오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는 영화 '뷰티풀데이즈'(감독 윤재호 배급 콘텐츠판다) 배우 이나영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뷰티풀데이즈'는 아픈 과거를 지닌 채 한국에서 살아가는 여자와 14년 만에 그녀를 찾아 중국에서 온 아들, 그리고 마침내 밝혀지는 그녀의 숨겨진 진실에 관한 이야기다. 앞서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공개된 이후 뛰어난 연출력과 독특한 감성, 강한 메시지로 주목받고 있다.

이나영은 '뷰티풀데이즈'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6년간 이 작품을 기다렸나, 싶을 정도의 애정이었다.

"매 작품 아무도 모를 저만의 아쉬움이 있어요. 그래도 조금 더 색깔이 입혀진 느낌이었어요. 시나리오에서는 구성적으로 신선하게 봤어요. 어떻게 영화가 나올까, 관객으로 궁금하기도 했어요. 윤재호 감독님이 공간별로 분위기와 색감을 다르게 설정한 것들이 있었어요. 예를 들면 중국 남편을 만날 때는 푸른빛, 과거는 붉은 조명, 현재는 붉은 색을 가져가면 어떨까 하셔서 빨간 재킷을 입고 머리 색깔을 붉게 바꿨어요. 그래서 지금 머리카락이 많이 끊어지고 있네요.(웃음)"

이나영은 10대부터 30대까지, '뷰티풀데이즈'에서 한 여자로서의 인생을 담담하게 그려냈다. 탈북여성이라는 이질적이면서도 우리 주변에 있을 법한 현실적 인물을 '엄마'라는 캐릭터 이름으로 그려냈다. 탈북해 중국으로 빠져나온 10대가 있다면 30대에는 자신을 찾아온 의문의 아들로 인해 또 다른 이야기가 그려진다. 이나영은 그동안의 모습을 벗어던지고 새로운 연기 변신을 용기있게 감행했다.

"연령대마다 표현하기가 쉽지 않았는데, 10대나 20대는 극적인 사건들이 있으니까 거기에 대한 감정 몰입이 있었어요. 외모적으로 피팅을 하고 전체적으로 의상을 정할 때 어렵긴 했어요. 그런데 가장 어려웠던 건 오히려 30대였어요. 정형화된 것들은 안 하고 싶었거든요. '하울링'을 찍을 때도 여형사니까 그래야한다는 것은 안하고 뭔가 색을 빼고 싶었어요."

탈북여성이라는 캐릭터를 얼마나 이해하고 작품에 뛰어들었을까. 쉽지 않은 캐릭터를 어떻게 해석하고 접근했는지 물었다.

"시나리오를 보고도 감독님의 전작들을 봤어요. 시나리오나 구성이 예전부터 하고 싶었던 느낌이긴 했지만 이걸 얘기할 때 감독님은 어떤 생각을 갖고 썼을까, 감독님의 생각이 궁금했어요. 그런데 감독님의 전작 다큐를 보고, 이 또한 그냥 하는 얘기가 아닐거라는 생각을 했어요. 감독님을 보고 공부를 많이 했어요. 청도를 다녀오다가 '마담B'를 만들게 됐다고 하셨어요. 지난 5년 간의 이야기를 해주시는데 거기서 이야기를 많이 얻어갔어요."

이나영이 작품을 촬영하며 가장 좋아하는 장면은 클로즈업 씬이다. 이나영은 타인과 자신의 눈동자를 좋아한다. 상대방의 눈동자를 바라보며, 그 안에서 이야기를 읽는다. 여러 배우들이 "눈을 바라보고 이야기한다"라는 말을 하곤 하는데, 특히나 이나영은 눈이 전하는 이야기에 많은 중점을 뒀다.

"저는 눈동자를 좋아해요. '눈동자에서 연기를 하고 싶어' 라고 이상한 말을 항상 해요.(웃음) 특히나 그런 눈동자를 담아내고 싶었던 작품이 '뷰티풀데이즈'였어요. 그래서 30대의 엄마를 연기할 때도 대본을 많이 봤는데 이 여자의 삶의 역사를 잊어버리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계속 삶의 여정을 떠올렸고 그 다음의 연기를 했어요. 다같이 둘러앉아 된장찌개를 먹는 장면도 정말 좋았어요."

이나영은 '뷰티풀데이즈'에 노개런티로 출연했다. 시나리오를 받고, 꼭 해보고 싶었던 작품이기도 했지만 윤재호 감독에 대한 확신과 믿음 속에 저예산 독립영화인 '뷰티풀데이즈'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출연료를 스스로 받지 않겠다고 말했다. 작품의 힘을 믿었다.

"아무래도 저예산이니까요. 이건 그냥 많은 배우들이 저예산 영화를 찍을 때는 많이 하기도 해요. 제가 굳이 대단하거나 그런 건 아니었어요. 예산이 많이 없다보니까 스타일리스트가 시장에서 트레이닝복을 사오는 것도 신중하게 고르긴 했어요.(웃음) 하루종일 핸드폰을 부여잡고 사진을 받아 보면서 의견을 교환했어요. 많은 분들이 이 영화 속 메시지를 느끼시고 공감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사진 = 이든나인 제공]

신소원 기자 hope-ss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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