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수원 최창환 기자] 이강철 감독이 공식적으로 KT 유니폼을 입고 3대 감독으로 임명된 소감, 향후 포부를 밝혔다.
KT 위즈는 18일 수원 KT위즈파크 내 구내 식당에서 이강철 신임 감독 취임식을 개최했다. 조범현-김진욱에 이어 KT의 3대 감독으로 임명된 이강철 감독의 계약조건은 계약기간 3년, 계약금 포함 총액 12억원이다. 현장에는 유태열 KT 대표이사, 이숭용 KT 단장, 황재균 등이 참석했다.
KT는 한화 이글스와 넥센 히어로즈의 2018 신한은행 MY CAR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기간이었던 지난달 20일 이강철 감독 선임을 공식 발표한 바 있다. 다만, 이강철 감독은 당시 두산 베어스의 수석코치를 맡고 있던 터였다. 일정이 남아있던 만큼, 이강철 감독은 두산 수석코치로 SK 와이번스와의 한국시리즈를 치른 후 공식적으로 KT 지휘봉을 잡게 됐다.
광주제일고-동국대 출신의 이강철 신임 감독은 1989년 해태 타이거즈에 입단, 언더핸드투수로 한 시대를 풍미했다. KIA 타이거즈-삼성 라이온즈를 거치며 통산 16시즌을 소화한 이강철 감독은 10년 연속 10승 및 100탈삼진, 1996시즌 한국시리즈 MVP 등 굵직한 기록을 대거 수립하며 커리어를 쌓았다.
프로 통산 602경기 152승 112패 53세이브 33홀드 평균 자책점 3.29를 기록한 이강철 감독은 2005시즌을 끝으로 현역생활을 마무리했다. 이후 KIA 2군 투수코치-KIA 1군 투수코치-넥센 수석코치-두산 2군 감독-두산 수석코치 등을 거치며 지도자경력을 쌓았다. “다년간 검증된 지도력, 선수단의 체질 개선과 승리 의지를 고취시켜줄 적임자”라는 게 KT의 선임 배경이었다.
이강철 감독은 “구성원들이 목표를 높게 잡았으면 한다. 내 목표는 가을야구”라고 포부를 전했다.
-감독 취임 소감은?
“감독으로 취임하며 세 가지 키워드를 준비했다. 첫 번째는 도전이다. KT는 지난 4시즌 동안 승리 경험이 적었고, 이 때문에 자신감이 약하다. 승리를 위해선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아야 한다. 도전이 필요하다. 감독으로 첫 발을 내딛는 나도 과감한 도전을 시도할 것이다. 선수들도 플레이 하나 하나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이와 같은 도전이 쌓여야 가을야구로 갈 수 있다. 두 번째는 협업이다. 팀에는 전력분석 등 여러 스태프가 있다. 전문가들의 조언을 경청해야 팀의 성장이 가속화될 수 있다. 선수단 모두 동반 성장하도록 노력할 것이다. 마지막은 시스템이다. 선수들 개개인의 장단점을 인지해 로드맵을 파악하고, 약점을 보완하는 시스템을 구축할 것이다. 이를 통한 시너지효과를 통해 KT가 강팀으로 도약하도록 노력할 것이다.”
-2018시즌 KT의 약점이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팀을 파악할 시간이 짧았다. 외부에서 본 KT는 젊고, 파워 넘치는, 미래가 보이는 팀이었다. 다만, 시즌 초반의 좋은 분위기를 끝까지 유지하는 것은 관건이라고 본다. 이 부분은 캠프에 들어가기 전 스태프들과 상의해 문제점을 보완하겠다.”
-외국선수 구성은 어떻게 구상하고 있는가?
“이숭용 단장과 상의해야 하는데, 1명은 최대한 빨리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로하스는 재계약을 추진할 것이다.”
-어떻게 도전 정신을 이끌어낼 것인가?
“도전과 성장의 팀으로 만들고 싶다. 선수들이 젊다. 스태프가 아닌 선수들이 주도하는 야구를 하고 싶다. 이를 위해선 두려움 없이 도전해야 한다.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아야 한다. 실수한다고 자극적인 말은 안 할 것이다. 선수들 스스로 알아서 할 수 있게 감독, 스태프들은 조력자 역할을 할 것이다.”
-구체적인 순위를 목표로 꼽는다면?
“가을야구에 갈 것이다. 선수들이 빨리 성장하기 위해선 포스트시즌 경험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성취감이 생기고, 자신감이 쌓일 수 있다.”
-선수, 코치 생활을 하며 가장 영향을 받았던 지도자가 있다면?
“한 분의 롤모델은 없었다. 모셨던 감독님들의 장점을 모두 모으고 싶다.”
-마무리캠프에서 보완하고 싶은 부분이 있다면?
“1~2군 선수들의 차이, 백업선수들의 경기력을 체크하고 싶다. 마무리캠프에 가있는 분들과 상의를 많이 해보고, 그 다음에 일주일 직접 본 후 차기 시즌을 구상할 생각이다.”
-한국시리즈가 끝난 후 어떻게 지냈는지?
“준우승에 그쳐 안타깝다. 단장님을 비롯한 선수들에게 감사하고, 죄송한 마음을 전했다. 이후 정신없이 일주일이 지나간 것 같다. 이 자리를 통해 두산 팬들에게도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앞으로는 KT 감독직에 매진하겠다.”
-코치 선임 단계는? 이 자리에 황재균이 온 것은 차기 시즌 주장을 암시하는 것인지?
“코치 선임 작업은 마무리되고 있다. 고정관념에 사로 잡힌 이보단, 함께 고민하고 논의할 수 있는 코치들을 생각하고 있다. 황재균은 내가 생각하고 있는 주장의 대타로 나온 것으로 알고 있다. 주장은 며칠 내에 말씀드리겠다. 황재균은 아직 아닌 것 같다(웃음).”
-FA 영입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는지?
“내부 FA를 잡는 게 우선이다. 팀에서 잘 잡아줄 것이라 생각한다. 다만, 이 팀을 택할 때 완성보단 도전을 통해 팀을 만들어가는 것을 꿈꿨다. 그게 나와 KT가 잘 맞는 것 같다. FA보단 팀의 강점을 최대한 찾아 육성하는 방면으로 갈 것이다. (FA를)잡아주시면 고맙다(웃음).”
-비슷한 케이스인 한화 한용덕 감독이 좋은 성과를 거뒀는데, 그에 따른 부담은 없는지?
“한화는 원래 좋은 팀이었다고 생각한다. 선수들에게 역할 제시를 잘하신 것 같다. 나도 역할 분담, 포지션 재배치를 나름대로 생각하고 있다. 파악이 끝나면, 취재진을 통해 팀이 구상하는 부분에 대해 다시 말씀드리겠다. 나도 가을야구를 가기 위해 노력할 것이고, (가을야구에)갈 것이다.”
-투수들의 역할 분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좋은 투수가 많다고 생각한다. 기본적인 틀은 짜서 가려고 한다. 내가 생각하는 투수는 자신의 역할을 명확히 알아야 한다. 선발, 중간, 마무리를 확실하게 정해놓으려고 한다. 데이터도 필요하지만 상황마다 선수의 컨디션, 상대 라인업도 고려해야 한다. 마무리투수에게 넘어가기 전까지는 유동성이 있을 것이다. 캠프에서 정리를 해서 선발, 중간, 마무리를 잘 정하겠다.”
-감독 제의를 받았을 때, 공식 감독으로 취임한 현재 기분은?
“지도자를 하는 모든 이들이 감독 자리를 많이 생각할 것이다. 갑자기 (감독)제의를 받았을 때는 성취감 대신 허무함? 그런 기분이 왔다. 어려우면서도 쉽게 꿈이 다가온 것 같다. 설렘, 책임감이 다가왔다. 나의 마지막 꿈을 이룬 것 같아 기분 좋았다. 이제는 더 큰 꿈을 이루기 위해 준비를 잘하겠다.”
-평소 친분이 있거나 지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는 감독이 있다면?
“공교롭게 내가 모시던 염경엽 감독이 새로 취임했다. 고교 동문인 김기태 감독, 류중일 감독 등등 많이 있다. 하위팀이었는데 내가 누구를 이긴다는 것은 조금 우습다. 이제는 모든 감독들이 적이다. 승부의 세계는 냉정하다. 모든 팀들에게 도전하는 마음으로 임해 좋은 성과를 내고 싶다.”
-가을야구를 목표로 내걸었는데?
“4시즌 동안 성적이 안 좋아 구성원들의 목표가 낮을 거라 생각한다. 경기를 할 때마다 원정팀 쪽은 계속 지켜봤는데, 열심히 응원하는 분들이 계셨다. 그들을 위해서라도 가을야구를 가고 싶다. 팬들의 열성적인 응원에 답을 주는 것은 가을야구다. 구성원들도 목표치를 높게 잡았으면 한다.”
-구체적으로 원하는 FA가 있다면?
“나에게 최고의 선물은 감독직이다. 최고의 선물을 받았기 때문에 더 이상은 바라지 않는다.”
-외부에서 KT에서 같이 성장하고 싶었던 선수가 있다면?
“흔한 답일지 모르지만, 모든 선수들과 함께 하고 싶다. 모든 선수가 주연이 될 수 있도록 많은 서포트를 해주고, 그들의 장점을 최대한 살리고 단점을 보완하도록 노력하고 싶다. 최적의 포지션을 주고 싶다. 과정이 좋다면, 결과도 좋을 거라 생각한다. 내가 항상 생각하는 야구는 옷을 잘 입혀야 성과도 나온다는 점이다. 최고의 역할을 정확히 심어주면 선수들의 성장속도가 빠르다는 사례도 많이 봤다. 이 부분에 집중을 많이 해야 할 것 같다.”
-선수들에게 확실히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인터뷰를 통해 선수들에게 뭔가를 바란다는 말은 안 하고 싶다. 하고 싶은 말은 선수들에게 직접하고 싶다. 다만, 이 자리를 통해 할 말은 원리원칙대로 팀을 운영할 것이라는 점이다. 사생활은 노터치할 것이다. 야구장에서만큼은 최선을 다하는 선수들이 되길 바란다.”
[이강철 감독. 사진 = 수원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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