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종합
2018 웰빙명품 파주 장단콩 축제
‘파주장단콩축제가 확실히 눈에 띄게 달라졌다. 민선 7기 최종환 파주 시장이 추구하는 ’문화 더하기 경제‘의 밑그림이 충분히 느껴져 축제 전문가로서 참으로 고마웠다. 지난 회에 언급했듯이 축제의 최종 목표는 그 지역의 문화 경쟁력과 지역 경제 활성화인데 이번 파주 장단콩 축제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뒀다고 본다. 이런 점에서 2018 웰빙명품 파주 장단콩 축제에 90점이 넘는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엊그제 11월23일 개막식과 더불어 시작된 파주 장단콩 축제는 11일25일 폐막식까지 연일 인파가 끊이지 않았다. 특히 최종환 시장이 직접 나서서 메주를 만드는 장면은 인상적이었다. 좋은 먹거리를 찾는 주부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지자체 단체장의 진심이 오롯이 전해졌다는 점에서 후한 점수를 주고 싶다. 이번에 최종환 시장이 모토로 삼은 ’문화관광형 경제축제 도약‘은 말은 쉽지만 내실을 기하기가 쉽지 않다. 문화 쪽으로 저울이 기울면 축제예산이 많이 소요되어 앞으로 남고 뒤로 밑지는 꼴이 되기 쉽다. 또 ’경제‘에 방점을 찍으면 문화는 뒷전으로 밀리고 장삿속에 치우쳤다는 말을 듣기 일쑤다. 그래서 모든 지역 축제가 백방으로 묘안을 짜는데 이번 2018 웰빙명품 파주 장단콩 축체눈 두 마리의 토끼를 다 잡았다는 평가를 내릴 만했다. 파주시 장단면에 살고 있는 실향민의 감성을 다독이고 한반도 평화를 기원하는 배뱅이굿으로 축제 서막을 열었던 점도 높이 살만했고 황해도 장단콩 전문 판매장, 재래장터를 연 것도 시의적절했다. 또 북파주농협택배직원들이 발 벗고 나서서 ’반값택배‘를 시도한 점도 장단콩 축제를 실속 있게 만들었다. 이외에 다양한 먹거리와 볼거리, 즐길 거리를 갖춰 판매자와 소비자 모두가 즐길 수 있도록 했고, 알콩, 볼콩, 놀콩, 달콩, 살콩까지 5개의 테마로 ’장단콩‘을 체험할 수 있게 해서 좋았다.
그러나 굳이 흠을 잡는다면 벨리댄스 등 다른 지역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 섞여 있어서 눈에 거슬렸다. 임진각누리공원에서 축제가 열리는 만큼 남북화합과 남과 북의 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장(場)이 더 많이 계획됐다면 금상첨화였을 것이다.
파주축제에 가족단위 관람객이 많은 이유
파주시는 요즘 하는 말로 ‘대박의 도시’다. 제2의 개성공단이 될 것이라는 소문과 지역주민의 소망이 접목되어 그야말로 보석이 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파주에서 축제가 열린다는 소식이 들리면 수도권 주민들은 마음이 동(動)하기 마련이다. 학생자녀를 둔 학부모들은 축제 문화와 평화의 분위기를 느끼기 파주를 찾고, 실향민들은 유년시절의 추억을 떠올려보기 위해 삼삼오오 친구들과 함께 파주 여행을 시도한다. 또 주부들은 소문으로만 듣던 “장단삼백”을 공동구매하기 위해 부지런히 발품을 판다. 파주 장단콩은 파주임진강쌀, 파주개성인삼과 함께 “장단삼백”이라 불렸다. 임금님 수라상에 올랐을 만큼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명품 웰빙 식품을 직접 눈으로 보고 손으로 체험하며 그 좋은 기운을 추억으로 간직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바로 1년에 한 번 씩 열리는 지역축제이기 때문이다. 굳이 자가용을 끌고 오지 않더라도 쉽게 축제장을 찾을 수 있다는 건 파주시만이 갖고 있는 무한 경쟁력이다. 수도권과 사통팔달로 연결된 길과 편리한 대중교통편은 그야말로 소중한 파주의 활력소! 그런데 전문가의 시각으로 보면 이런 잇점이 축제에 잘 반영되지 않고 있어 아쉽다.
지난 달 10월20일과 21일 이틀에 걸쳐 열린 "파주개성인삼축제"도 나름 성공적이었지만 아쉬운 점이 적지 않다. 민통선과 감악산 청정지역에서 생산되는 친환경 6년근 파주개성인삼을 관광자원화하기에는 축제에 작은 한계가 느껴졌다. 고려인삼의 맥을 잇는 대한민국 대표인삼인 6년근 파주개성인삼이 기대한 만큼의 수익을 내지 못했다는 후문을 접하면서 축제의 주체를 꼼꼼히 따져보았다. "파주개성인삼축제"의 문화는 파주시가 그리고 지역경제와 직결되는 인삼 판매는 김포인삼이 주를 이루다 보니 엇박자가 되었을 것이라고 짐작된다. 다행이 장단콩은 명실상부한 명성을 담보할만큼 생산량이 풍부해 질적 양적으로 축제에 내실을 기할 수 있지만 파주개성인삼축제는 그렇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파주개성인삼이 김포인삼이라는 소리를 듣지 않으려면 "파주개성인삼축제" 활성화에 조금만 더 심혈을 기울면 내실 있는 명품축제로 거듭나지 않을까 싶다.
명품 파주 축제 소문내기
2018 웰빙명품 파주 장단콩 축제 기간 동안 일부러 인천 계양구에 있는 장단콩 전문음식점을 찾았다. 중국산 콩이 판을 치고 있어 파주 장단콩 식당은 점심 식사 시간이 지났는데도 자리가 꽉 차 있었다. 저녁에는 손님이 더 많다면서 재료가 떨어지면 가게 문을 닫는다고 했다. 그 말끝에 장단콩 축제가 지금 열리고 있는데 가봤느냐고 물었더니 축제가 열리는 줄 몰랐다는 답이 돌아 왔다. 하루에 그 작은 음식점을 찾는 손님이 100명 남짓 된다는데 장단콩 축제 홍보 포스터를 붙여 놓았을 경우 일주일만 계산해도 7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장단콩 축제가 열린다는 점을 알 것이다. 전국에 있는 장단콩 전문음식점을 타겟으로 홍보를 한다면 명품 장단콩 입소문은 빠르게 번져나갈 것이고, 축제는 입소문의 효과를 톡톡히 봤을 것이다. 사실 이런 홍보방식은 발품을 원초적인 방법으로 빅데이터를 구축하기엔 역부족이다. 그러기에 전문 홍보 매체의 활용이 필수적이다. 잔치상을 잘 차려놓고도 무엇을 상에 올렸는지 누가 잔치날 흥을 돋우는지 알리지 않으면 그 잔치는 소문난 잔치가 될 수 없다. 홍보대상과 각각의 전략을 구체적으로 짜 실행을 해야만 지역 축제가 살 수 있다. 지금처럼 단순 홍보에 주력하면 실속은 뻔하다. 총력을 기울려 밥상을 차려놓았는데 아는 사람만 찾는다면 이보다 허망한 일은 없고 뒷설거지 또한 잡음이 일기 마련이다. 축제전문가로서 많은 축제장을 본능처럼 찾아가 보는데 거의 모든 축제가 깨알홍보를 놓치고 있다. 세상 모든 일이 아는 만큼 보이 법. 성공적인 축제를 만들려면 일단 홍보계획부터 탄탄히 세워놓고 일정에 따라 착착 실행해야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상품이 아닌 가치를 팔아야
필자는 이 글을 쓰기 위해 ‘파주시’를 탐색했다. 여러 책자와 팜플렛등을 들여다 봤는데 현 최종환 파주 시장이 도의원 시절에 펴낸 <파주 인문학 산책>이 도드라져 보였다. <파주 인문학 산책>은 ‘파주에 대한 얕고 넓은 지식’이라는 부제가 말해주듯이 쉽게 파주를 경험할 수 있는 책이다. 전문적이고 학술적인 파주의 가치를 대중의 눈높이에서 쉽게 풀어냈는데 파주 축제 홍보에 활용할만 하다는 판단이 들었다. 이 책의 저자가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면 보이나니, 그때에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 라는 조선 문인 유한준의 말을 인용해 파주사랑을 피력했듯이 해마다 새로운 생명력을 키워낼 ‘파주 축제’ 역시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면 보일 것이다. 그리고 그때에 온몸으로 체감하는 축제는 분명 지난 해와 다른 감동으로 다가와 삶의 활력소가 될 것이다. 축제성공의 묘약은 콘텐츠와 더불어 홍보. 이 양대 산맥에 달려 있다.
[사진제공 = 한국축제문화진흥협회]
*이 글은 본사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습니다.
필자소개
- 서울 마포나루새우젓축제를 비롯 10여개 지역 축제 총감독 역임
- (現)대한민국 축제 자문위원
- (現)한국축제문화진흥협회 위원장
- (現)제이스토리미디어대표
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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