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부산 최창환 기자] 그야말로 ‘미친 존재감’이었다. 가드 이대성이 존재감을 과시, 한국의 역전승에 기여했다.
이대성은 29일 부산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레바논(FIBA 랭킹 54위)과의 2019 FIBA 농구월드컵 아시아지역 예선전 레바논과의 맞대결에 교체멤버로 출전, 26분 7초 동안 11득점 2리바운드 4어시스트를 기록했다. 한국은 라건아(23득점 13리바운드 2어시스트)와 이정현(15득점 3점슛 3개 2리바운드 4어시스트)의 활약을 더해 84-71로 승리했다.
이대성은 2점슛 성공률만 12.5%(1/8)에 그쳤을 뿐, 이외의 항목에서는 대단한 존재감을 보여줬다. 김선형과 앞선에서 탄탄한 수비력을 펼쳤고, 이를 바탕으로 한국의 빠른 공수 전환까지 이끈 것. 3점슛은 3개 모두 성공시켰다. 라건아의 높이를 살려주는 경기운영도 빼놓을 수 없었다.
이대성은 경기종료 후 “한국에서 열린 경기에서 이겨 기쁘다. 월드컵 출전권을 위해 정말 중요한 경기였다. 다 같이 최선을 다해서, 한 팀이 돼 이겨서 너무 기분이 좋다”라고 말했다.
이대성은 이어 “나라를 대표해서 뛰는 입장이다. (팀에)합류한 후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이 무엇인지 생각했다. 5분이든 10분이든 에너지레벨로 팀의 활력소가 되고 싶었다. 운 좋게 수비가 팀에 도움이 된 것 같다. (라)건아도 나를 보며 스위치를 올렸다고 하더라”라고 덧붙였다.
물론 아쉬운 부분도 있었다. 속공을 전개하는 과정에서 트레일러 역할을 한 라건아에게 패스했다면, 이날 이대성의 기록은 실패한 야투는 줄고 어시스트가 대폭 늘어났을 터.
이대성은 “여전히 농구를 배우는 과정이라 생각이 많은 게 사실이다. 가드가 되고 싶은데 강약조절, 경기운영 얘기를 많이 들어왔다. 자신 있게 하는 게 내 장점이라고 김상식 감독님이 말씀해주셨다. 그 조언대로 후반에 임했다”라고 말했다.
이날 현장에는 이대성의 소속팀인 울산 현대모비스를 이끄는 유재학 감독, 서동철 부산 KT 감독도 모습을 보였다. 이대성 역시 일찌감치 유재학 감독이 경기장에 온다는 소식을 접했던 터.
이대성은 “관중석에 있는 (유재학)감독님이 의식되더라. 레이업슛 시도 과정에서 실수가 있었고, 좋은 선택을 못한 부분에 대해 정신이 번쩍 들었다”라고 말했다.
이대성은 이어 “관중석에 있는 감독님을 보니 아니나 다를까 (패스를)줬어야 한다고 손짓을 하셨다. 고개를 끄덕이고 그 다음부턴 패스를 했다. 대표팀에서는 레이저를 안 받을 줄 알았는데, 감독님 손바닥 안에 있는 것 같다”라며 웃었다.
이대성은 부상을 당한 안영준(SK)을 대신해 대표팀에 선발된 자원이다. 당시만 해도 포워드가 아닌 가드를 선발한 것에 대해 의문의 시선도 따랐지만, 이대성은 이와 같은 물음표를 스스로 지워냈다.
이대성은 이에 대해 “기대하긴 했지만, 그땐 내 경기력이 너무 안 좋았다. 당연하게 받아들였던 부분이다. (안)영준이에겐 마음 아픈 부분이지만, 나에게 기회가 온 것은 감사한 일이다. (최초 명단에서)떨어진 것에는 크게 의미를 두진 않는다. 개인적인 감정으로 할 수 없는 게 대표팀이다. 지금은 내가 대표선수로 뛰고 있다. 이겨서 기분 좋다”라고 말했다.
[이대성. 사진 = 대한농구협회 제공]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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