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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잠실실내체 김진성 기자] "아무래도 버거운 건 있다."
LG 현주엽 감독에게 9일 삼성과의 원정경기를 앞두고 삼성의 바뀐 외국인 조합에 대한 생각을 물었다. 현주엽 감독은 "장, 단점이 있는 것 같다"라며 구체적 언급은 피했다. 다만, "펠프스가 골밑에서 잘해주는 것 같아 시즌 초반보다 삼성전에 부담이 된다. 밀러도 손질을 여전히 잘 하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실제 삼성은 유진 펠프스를 영입한 뒤 조금씩 골밑 무게감을 끌어올려왔다. 삼성 최진영 사무국장은 "쟤가 기본적으로 20득점 10리바운드는 할 수 있는 선수다. 꾸준하다"라고 말했다. 체중이 불어난 밀러의 경우 삼성 입단 후 살짝 다이어트를 했다. 그러면서 파워가 좋아졌고, 골밑 수비와 기존의 스틸 센스까지 더해 팀 디펜스에 좋은 영향을 준다.
현 감독의 예상대로 1~2라운드와는 달리 삼성이 쉽게 밀리지 않았다. 오히려 삼성이 2쿼터 초반부터 주도권을 잡았다. 핵심은 펠프스였다. 펠프스가 제임스 메이스와의 매치업에서 밀리지 않았다. LG와의 2라운드서도 그랬다.
펠프스는 메이스의 수비범위가 넓지 않은 점을 활용, 미드레인지에서 적극적으로 공격했다. 그렇다고 포스트업 힘 싸움에서 밀리지도 않았다. 2~3쿼터에 밀러와 문태영 등이 김종규를 최대한 묶으면서 삼성이 LG가 자랑하는 트윈타워에 크게 밀리지 않았다.
이런 상황서 양념 같은 활약이 곁들여졌다. 침체 일로에 놓인 김태술이 모처럼 2쿼터에 외곽포를 몰아쳤다. 조쉬 그레이, 김시래 등 LG 앞선의 느슨한 수비가 옥에 티였다. 이관희는 물론, 네이트 밀러도 외곽포를 잇따라 터트리며 10점 내외로 벌렸다.
3쿼터 중반 LG가 추격하자 펠프스가 메이스를 상대로 연속 득점을 올린 장면, 밀러가 등진 공격수를 상대로 공만 툭 쳐서 속공을 이끄는 장면은 달라진 삼성의 백미였다. 물론 LG도 메이스의 기본적인 득점력, 김시래와 그레이의 얼리오펜스로 꾸준히 추격했다.
하지만, 삼성이 좀처럼 응집력을 떨어뜨리지 않았다. 펠프스는 4쿼터 초반 이관희의 속공 득점을 감각적으로 도왔다. 경기종료 7분26초전에는 김현수가 좌측 코너에서 터프샷을 터트리기도 했다. 4분34초전 밀러가 투입됐고, 메이스를 수비하기도 했다. 이상민 감독은 1분30초 후 다시 펠프스를 넣어 승부를 띄웠다.
LG도 메이스의 묵직한 골밑 공략이 돋보였다. 펠프스가 잠시 빠졌을 때 연속득점을 올렸다. 양우섭도 두 차례 연속 과감한 돌파로 활로를 뚫으면서 마침내 동점까지 만들었다. 이때 삼성은 펠프스를 활용하지 못했고, 국내선수들이 해결하지 못했다. 결정적 순간 LG가 펠프스에게 좋은 위치를 주지 않았다.
그리고 메이스가 25.1초전 펠프스를 상대로 몸을 붙였다 떼면서 페이드어웨이 슛을 시도, 파울을 얻는 노련함을 선보였다. 자유투 2개 모두 넣었고, 곧바로 이어진 펠프스의 골밑 공격을 블록으로 차단했다. 펠프스에게 고전했지만, 최후의 승자는 메이스. 그렇게 LG가 짜릿한 역전극을 완성했다. 84-81 승리.
한편, 삼성은 새 외국선수 구성으로 전력 짜임새를 키운 걸 입증했다. 다만, 마무리가 아쉬웠다. 결국 국내멤버가 빈약한 아킬레스건을 드러냈다.
[메이스. 사진 = 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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