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올 시즌 대한항공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체력'이다.
박기원 대한항공 감독은 비시즌 주전 선수들의 대표팀 차출로 인한 체력 문제를 꾸준히 언급한 바 있다. 정지석, 한선수, 곽승석 등 주축 선수들이 아시안게임 대표팀 일정을 소화하고 돌아온데다 외국인선수 가스파리니도 슬로베니아 국가대표로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하고 복귀하면서 체력에 대한 걱정이 커졌다.
우려는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가스파리니는 최근 4경기에서 40%대 공격성공률에 그치고 있다. V리그에서 평균 50%를 상회하던 그의 파괴력 있는 공격력이 다소 주춤하는 중이다. 급기야 박기원 감독은 지난 9일 우리카드전에서 가스파리니를 잠시 교체하기도 했다. 자극을 주기 위해서였다.
"자존심이 강한 친구니까 자존심을 건드린 것"이라 밝힌 박기원 감독의 작전은 통했다. 대한항공은 1~2세트를 모두 내주고 완패 위기에 몰렸는데 가스파리니가 살아나면서 반전의 계기를 만들었고 결국 3~5세트를 내리 따내면서 대역전극을 연출했다. 상처가 난 자존심을 회복한 것은 바로 가스파리니 자신이었다. 박기원 감독은 "역시 승부사 기질이 있는 선수니까 결국엔 해내더라"고 말했다.
'부동의 에이스'였던 가스파리니가 들쭉날쭉한 경기력을 보이고 있는 것은 대한항공에게는 큰 고민이 아닐 수 없다. 박기원 감독은 가스파리니의 경기력에 대해 "체력 문제가 가장 크다. V리그 시즌 개막에 임박해서 세계선수권대회를 다녀왔다. 나이도 있는데다 재충전할 시간도 없었다. 회복할 수 있는 기간이 모자랐다"고 문제점을 짚었다.
이어 박기원 감독은 "가스파리니 입장에서는 충분히 이해가 된다. 자기 입장에서는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이라면서도 "감독 입장에서는 최선을 다하는 것만으로는 어렵다. 예전 컨디션을 찾아야 한다"고 부활을 촉구하기도 했다.
그렇다고 가스파리니를 누군가 대체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래도 가스파리니를 믿는다"는 박기원 감독은 "가스파리니와 함께 우승하려는 목표를 잡고 있다. 끝까지 믿을 것이다"라고 신뢰를 보였다. 현재까지는 '토종 에이스' 정지석이 발군의 기량을 선보이고 한선수, 곽승석 등 노련미가 더해지며 선두를 질주하고 있는 대한항공은 가스파리니까지 완전한 기량으로 돌아온다면 챔피언결정전 2연패 도전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가스파리니. 사진 = KOVO 제공]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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