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단순한 5선발이 아니다.
SK 와이번스의 2018시즌 강점은 뚜렷했다. 홈런, 그리고 안정된 선발진이다. SK는 타자친화적인 인천SK행복드림구장을 홈으로 쓰면서도 팀 평균자책점 1위(4.67)를 기록했다. 그 중에서도 선발 평균자책점은 다른 팀을 압도했다.
선발 평균자책점 4.17은 리그 선발 평균자책점 5.23보다 1점 이상 낮았으며 2위 넥센 히어로즈의 4.73과도 큰 격차를 보였다. 다른 팀들은 선발 로테이션 구성조차 어려움을 겪었지만 SK에게는 남의 얘기였다.
SK는 올시즌 9명의 선발투수를 내보냈다. 그 중 김광현-메릴 켈리-앙헬 산체스-박종훈-문승원이 136경기를 책임졌다. 단 8경기만 다른 투수가 선발로 나갔다. 김광현이 관리를 위해 두 차례 1군 엔트리에서 빠진 것을 감안하면 거의 펑크가 안 났다고 해도 무방하다.
여기에는 물론 김광현, 켈리, 산체스 등 1~3선발의 활약도 중요했지만 4선발 박종훈과 5선발 문승원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문승원은 31경기(27선발)에 나서 8승 9패 1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 4.60을 기록했다.
문승원은 풀타임 선발 2년차 시즌을 보냈다. 2017시즌에 비해 대부분의 기록이 좋아졌다. 승수는 늘었고 패수는 줄었다. 또 탈삼진은 늘고 볼넷은 줄었다. 평균자책점 또한 2017시즌 5.33에서 2018시즌 4.60으로 내렸다. 지난해에는 규정이닝 선수 중 평균자책점이 최하위였지만 올해는 국내 투수 중 평균자책점 4위(전체 12위)에 올랐다.
그리고 또 한 가지. 2017시즌 155⅓이닝에 이어 2018시즌에도 150⅔이닝을 던지며 규정이닝을 넘겼다.
KBO리그는 국내 선발투수 기근에 시달리고 있다. 기록도 현실을 반영한다. 2017시즌 국내 투수 중 규정이닝을 넘긴 선수는 9명 뿐(외국인 투수 10명)이었다. 2018시즌 역시 규정이닝을 채운 25명 중 국내 투수는 10명 밖에 되지 않는다.
그리고 2시즌 연속 규정이닝을 채운 국내 선수는 단 4명이다. 양현종(KIA 타이거즈), 차우찬(LG 트윈스)과 박종훈, 그리고 문승원이 그들이다. 양현종과 차우찬이 2017시즌보다 주춤한 반면 문승원은 박종훈과 함께 업그레이드 된 시즌을 보냈다.
충분히 자랑스러워할만한 결과. 그렇지만 문승원은 이 공을 코칭스태프에게 돌렸다. 문승원은 "내가 잘한 것보다는 감독님, 코치님과 구단에서 많이 믿고 기용해주셨기 때문에 그런 결과가 나온 것 같다"라며 "연속적으로 못할 때도 있었는데 믿고 써주셨다. 사실 5선발 자리는 조금 못하더라도 바뀔 수 있는 자리다. 혼자서는 할 수 없는 결과다"라고 답했다.
문승원은 시즌 도중 '리그 최강 5선발'이라는 말을 들었다. 하지만 여기에 만족할 수는 없다.
그는 "내년 역시 5선발부터 시작할 것 같다. 5선발 자리를 놓고 경쟁을 해야할 것 같다"라면서도 "우선 선발 로테이션 안에 들 수 있도록 캠프에서 열심히 할 것이다. 그리고 내년 시즌이 끝난 뒤에는 5선발이라는 말 대신 '더 좋은 투수, 이기는 경기를 많이 한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라는 바람을 드러냈다.
지난 3년간 건강하게, 그리고 매년 실력을 발전시켰던 문승원. 이제는 '수준급 5선발'이 아닌, 더 높은 곳으로 향하기 위한 준비를 착실히 하고 있다.
▲ 문승원 최근 3시즌간 성적
2016년-20경기(12선발) 4승 4패 ERA 6.64 63⅔이닝 86피안타 49탈삼진 33볼넷
2017년-29경기(29선발) 6승 12패 ERA 5.33 155⅓이닝 181피안타 86탈삼진 54볼넷
2018년-31경기(27선발) 8승 9패 1세이브 1홀드 ERA 4.60 150⅓이닝 180피안타 122탈삼진 37볼넷
[SK 문승원. 사진=마이데일리DB]
SK 문승원, "5선발 아닌, 많이 이기는 경기한 투수로 기억되고 싶다" (인터뷰)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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