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울산 김진성 기자] 1쿼터만 치열했다.
현대모비스는 20일 홈에서 KCC에 완패, 각종 연승행진이 중단됐다. 그리고 이틀만에 까다로운 전자랜드를 만났다. 더구나 현대모비스는 11월 7일에도 KCC에 패배한 뒤 하루 쉬고 맞이한 삼성에도 패배, 연패를 경험했다.
그러나 이번엔 달랐다. 연패는 없었다. 1쿼터만 치열한 승부였다. 경기 전 전자랜드 유도훈 감독은 "라건아 말고도 함지훈, 이종현을 어떻게 막느냐가 가장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즉, 강상재, 정효근 등 장신포워드들의 수비력이 관건이라는 뜻.
유 감독의 예감이 불길하게 맞아떨어졌다. 현대모비스는 매치업상 전자랜드에 미스매치 공격을 거의 하지 못한다, 그러나 함지훈이 영리했다. 강상재를 상대로 포스트업 득점을 잇따라 올렸다. 유 감독이 정효근을 붙였으나 효과는 없었다. 함지훈은 돌파, 포스트업을 자유자재로 했다.
기본적으로 함지훈은 엉덩이로 밀고 들어오는 힘이 상당히 좋다. 그만큼 자세가 낮고, 묵직하다.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운동능력을 빼어난 BQ로 메우는 스타일. 처음부터 공을 잡기 좋은 지점을 잘 잡았고, 가드들이 적절히 패스를 넣어줬다. 정효근은 무리하게 팔을 뻗다 잇따라 위치선정에 실패했다.
유 감독이 함지훈 수비를 중요하게 생각한 이유는 또 있다. 머피 할로웨이가 라건아와의 2라운드 맞대결서 강했기 때문. 할로웨이가 라건아와 비슷한 수준의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함지훈과 이종현을 적절히 제어하면 해볼만한 승부라고 본 듯했다.
실제 라건아는 할로웨이와의 매치업에서 점수를 많이 따내지 못했다. 그러나 할로웨이 역시 컨디션이 썩 좋지 않았다. 유 감독은 "발등부상 여파가 아직도 있다. 코트에 닿을 때마다 조금씩 느낌(통증)이 있는 것 같다. 그렇다고 뛰지 못할 정도도 아니고"라고 말했다. 이 부분은 더 높은 곳을 노리는 전자랜드에 상당히 중요한 요소.
현대모비스는 함지훈의 활약에, 2쿼터 들어 라건아가 중거리포와 속공으로 점수를 뽑아내기 시작했다. 전자랜드는 1쿼터만 해도 패스게임에 의한 차바위의 외곽포, 강상재의 중거리포 등으로 대등한 승부를 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현대모비스에 골밑을 내줬다. 그리고 현대모비스가 2쿼터에 전자랜드를 단 7점으로 묶은 게 컸다. 전자랜드는 현대모비스 지역방어에 전혀 대처하지 못했다. 현대모비스는 매치업 존 형태의 변형 수비로 재미를 봤다. 이때 파생된 공격을 라건아가 성공하면서, 상당히 리듬을 끌어올렸다. 이후 팟츠의 공격을 수 차례 블록으로 저지했고, 1대1 공격의 적극성도 돋보였다.
2~3쿼터에도 공격에선 함지훈의 포스트업이 빛을 발했다. 전자랜드는 3쿼터에 하지 않아야 할 패스실수가 점점 증가하면서 무너졌다. 현대모비스는 특유의 빠른 트랜지션으로 손쉽게 점수를 만들었다. 문태종, 섀넌 쇼터, 이대성의 3점포가 터졌다. 3쿼터가 끝나자 스코어는 65-44.
전자랜드는 4쿼터 중반 강한 압박으로 재미를 봤다. 몇 차례 외곽포가 터지면서 추격했다. 그러나 뒤늦었다. 현대모비스의 79-59 완승. 두 번째 연패는 없었다. 여전히 강력한 그 모습 그대로였다. 양동근이 몸 상태가 좋지 않아 결장했다. 그러나 양동근이 없는 표시는 전혀 나지 않았다. 라건아와 쇼터가 20점 이상 올렸으나 실질적으로 승부에 균열을 낸 건 함지훈이었다. 순도 높은 18득점.
[함지훈. 사진 = 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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