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무늬만 '자유(Free)'다. 이름은 '자유계약선수(Free Agent)'인데 사실상 '자유롭게' 권리를 행사할 수 없다.
어느덧 연말에 접어든 2018년. KBO FA 시장이 열린지 벌써 35일의 시간이 흘렀다. 올해 FA 권리를 행사하고 시장에 나온 선수는 총 15명이다. 그런데 계약을 완료한 선수는 4명 뿐이다. 더구나 FA 이적을 실행한 선수는 양의지 1명이 전부다.
SK는 프랜차이즈 스타들인 최정과 6년 총액 106억원, 이재원과 4년 69억원에 계약을 완료했다. NC는 모창민을 3년 20억원에 붙잡은데 이어 'FA 최대어' 양의지를 4년 125억원에 전격 영입해 주목을 받았다.
현재까지 마지막 FA 계약인 양의지의 계약 소식은 지난 11일에 발표됐다. 그 후 2주의 시간이 흘렀지만 추가 계약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일찌감치 LG 잔류를 선언하고 계약기간도 2년으로 합의를 본 박용택의 경우는 다르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준척급 FA로 분류되는 김민성, 이보근, 송광민, 이용규, 최진행, 윤성환, 김상수, 노경은, 금민철, 박경수 등 10명은 제자리 걸음이 계속되고 있다.
현행 FA 제도에서는 이들의 이적이 사실상 어렵다. 이들을 영입하고 싶은 팀들은 원소속 구단에 보상금 또는 보호선수 20인 외 1명과 보상금을 내줘야 한다.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특급 선수만 이적이 가능한 FA 제도는 여전히 바뀐 것이 없다.
이미 이적 가능성이 제로에 가까운 상태에서 원소속 구단들은 강경 자세를 취할 수밖에 없고 선수들은 생애 한번 올까말까한 기회에 쉽사리 도장을 찍지 못한다. FA 제도가 생기고 벌써 20년의 시간이 지났지만 이런 풍경은 달라지지 않았다. 때문에 '사인 앤 트레이드'와 같은 궁여지책이 나오기도 한다. 이것이 구단의 배려로 포장되기도 하지만 사실 준척급 FA 선수들의 이적이 가로막힌 제도의 문제점인 것이다.
FA 등급제를 도입해 보상 규정만 완화된다면 이러한 풍토도 바뀔 수 있다. 하지만 KBO와 선수협은 FA 상한제 도입을 놓고 갈등을 빚으면서 FA 등급제 도입 또한 무산됐다. 비정상적인 FA 제도 속에 일부 초대형 FA 선수들에게만 계약이 집중되는 '거품 계약'이 탄생하고 있는데 정작 필요한 부분은 손을 보지 않고 갈등만 초래하고 있다. '스무살'이 된 FA 제도도 세월의 변화 만큼 성숙해지고 실용적인 접근을 해야 한다.
[FA 김민성, 김상수, 송광민(왼쪽부터).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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