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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예은 기자] "'톱스타 유백이'는 쉼표이자, 느낌표 같은 작품이에요."
김지석은 최근 서울 성동구 성수동 모처의 한 카페에서 최근 종영한 케이블채널 tvN 금요드라마 '톱스타 유백이'(극본 이소정, 이시은 연출 유학찬) 종영 기념 라운드 인터뷰를 진행했다. 소탈한 모습으로 기자들을 맞이한 그는 진중함과 능청스러움을 오가며 각종 이야기를 공개했다.
지난 25일 종영한 '톱스타 유백이'는 대형 사고를 쳐 외딴섬 여즉도에 유배 간 톱스타 유백(김지석)이 슬로 라이프의 섬 여즉도 처녀 깡순(전소민)을 만나 벌어지는 문명충돌 로맨스를 그렸다. 일주일에 1회 방영이라는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드라마가 가진 산뜻한 감성과 탄탄한 내실로 매니아층을 형성했다.
전소민과 김지석의 망가짐도 큰 화제를 불러 모았다. 자기 잘난 맛에 사는 안하무인 톱스타 유백 역을 연기한 김지석은 우스꽝스러운 변신도 거침없이 소화하며 안방극장의 폭소를 제대로 책임졌다. 그가 참고한 인물은 드라마 '최고의 사랑'의 독고진(차승원), '시크릿 가든'의 김주원(현빈) 등이었다. 그 안에서 '김지석의 유백이'를 만들기 위해 다이어트 및 비주얼 관리 등에 집중을 가했다고.
"유백이와 저랑 성격이 조금 달라서 대리만족도 하고 재밌었어요. 사실 과거에도 스타라는 직업을 가진 작품들이 많았기 때문에 최대한 기시감 들지 않게 톤을 설계하려 노력했어요. 어떻게 유백이스럽고 새롭게 다가갈 수 있을까 고민했고 유백이가 된 김지석이 아닌, '김지석화' 된 유백이를 만들기 위해 집중했어요. 작가님은 유백이 특유의 '접수', '나와', '그만' 이나 제스처 등으로 캐릭터를 풍성하게 입혀주신 거 같아요. 제가 어떤 작품보다 비주얼에 신경을 많이 썼어요.(웃음)"
전소민에 대한 애정 어린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쫙 퍼진 몸빼바지부터 곱슬머리까지 파격적인 변신으로 색다른 사랑스러운 매력을 발산한 전소민이었다. 김지석은 "여자배우로서 쉽지 않은 도전이었는데 늘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이다. 사투리도 잘 소화하려고 계속 사투리 녹음본을 들으면서 연습하더라. 예능 '런닝맨'도 병행하느라 섬을 계속 오가는데 단 한번도 찡그린 적이 없었다. 오히려 너무 밝고 긍정 에너지가 넘쳐서 스태프들이 늘 보고 싶어했다"며 "(전)소민 씨와 꼭 다시 호흡을 맞추고 싶다"고 치켜세웠다.
더불어 코믹이 어우러진 설렘과, 힐링 또한 인기 요인. 순수한 시골 처녀 강순과 이상한 도시남자 유백이의 귀여운 사랑은 설렘을 자극했다. 남몰래 마음 한 구석에 생채기를 품고 있던 두 사람이 긍정적인 에너지를 주고받으며 행복을 깨닫게 되는 성장기도 시청자들에게 깊은 공감과 위로를 안겼다. '톱스타 유백이'가 웰메이드로 호평 받는 이유다.
김지석 또한 이러한 호평에 함박웃음을 지었다. "완전 자랑스럽다"며 뿌듯해하던 그는 "사실 주 1회 방영이었고, 경쟁작 시청률에 밀린 건 사실이지만 드라마를 보신 시청자 분들이 기대 이상으로 행복함을 느끼셨던 것 같다. 큰 것에서 느끼는 힐링이 아니라 작은 섬에서 벌어지는 따뜻한 이야기로 힐링을 받고, 사랑해주셔서 자랑스럽다. 시청률은 '그래 괜찮아' 싶더라"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김지석은 실제로 드라마 종영 이후 자신의 SNS에 장문의 소감을 남기며 다시보기 VOD 구매 방법까지 상세히 적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던 바. 이에 그는 "제가 조금 '갬성'(감성)이었나요?"라고 되묻더니 "혼자 마지막회를 보다가 감성에 젖어서 글을 막 적었는데 '이건 조금 아닌데?' 싶었다. 그래서 그렇게 추가로 적었다. 아쉽고 아까운 마음이지 않겠나. 본방이 아니더라도 작품은 영원히 남으니까 나중에라도 보셨으면 했다"고 멋쩍어했다.
"행복과 위안을 받으셨으면 해서 추천해드렸어요.(웃음) 이 작품만큼은 정말 스태프들이 고생 많이 했거든요. 저희는 쉬는 순간들이 있었지만 스태프 분들은 그 좁은 섬 안에서 이동도 없었어요. 밥 먹고 촬영밖에 안 했어요. 너무 감사하고 모든 공은 스태프 분들이 받아야 해요."
김지석의 말처럼 '톱스타 유백이' 팀은 섬이라는 드라마 배경을 위해 꼬박 몇 개월 간 전라남도 완도군의 외딴 섬, 대모도에서 생활해야 했다. 그는 제한된 곳에서 스태프들과 동고동락하며 당연시했던 소소한 행복의 소중함을 느끼게 됐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래서일까. 김지석은 극중 유백이가 여즉도 사람들로부터 치유 받은 순간들에 크게 공감했다.
"사실 누구나 보여주고 싶지 않은 상처가 있잖아요. 유백이도 극중에서 트라우마 때문에 톱스타가 되어야겠다고 결심했고요. 저도 비슷해요. 부모님께 인정받고 싶어서 연기를 시작했어요. 열등감이었죠. 형은 공부를 잘하는데 나는 무엇으로 인정받을지 생각했어요. 지금은 형, 부모님, 친구들 덕에 극복을 했어요. 전문적인 상담도 좋지만, 사람에게 나의 일정 부분을 드러냄으로써 상처를 치유해나갈 수 있는 거 같아요. 또 연기로 치유 받기도 해요. 연기자는 다른 사람을 입는 직업이니까 대리만족으로 충족감을 얻어요. '톱스타 유백이'가 제게 준 게 너무 많아요. 많이 배웠어요."
이날 김지석은 인터뷰가 진행되는 동안 '힐링', '치유', '감사', '따뜻함'이라는 단어를 연달아 사용하며 드라마를 향한 깊은 애틋함을 표현했다. 그에게 '톱스타 유백이'는 단순히 '로코킹'으로 한걸음 더 도약하게 한 인생 캐릭터뿐만이 아닌, 인생 작품이었다.
"'톱스타 유백이'는 제 인생작 안에 있는 인생캐에요. 제가 인생캐라고 생각하는 기준은 제게 무엇을 남겼는 지에요. 저는 유백이를 통해서 얻은 거밖에 없어요. 배우를 넘어서 인간 김지석 안팎으로 많은 걸 깨우쳐줬어요. 시청률을 떠나서 많은 걸 안기고 봐주신 분들에게 만족감을 준 작품이라고 자부할 수 있어요."
시즌2에 대한 열망도 컸다. 앞서 '유부남 유백이'도 두 팔 벌려 환영한다고 말한 김지석이었다.
"유백이의 마지막 수상소감이 제 마지막 촬영이었어요. 당시 유백이는 '방황하던 어느 날 제 인생에 쉼표 같은 섬이 생겼다. 다시는 방황하지 않도록 제게 따뜻한 길을 알려준 그 분들에게 감사합니다. 어머니 행복해지세요. 저도 행복해지기 위해서 그 섬으로 떠납니다'라는 대사를 말해요. 굉장히 와닿았어요. 실제 제가 지향하고 꼭 하고 싶었던 마음이거든요. 제게 유백이는 쉼표이자 느낌표 같은 작품이에요. 참 의미가 커요. 시청자 분들도 같이 공감해주셔서 감사하고 뿌듯해요. 안 보신 분들은 기회가 되신다면 꼭 다시보기를 해주셨으면.(웃음) 스태프들의 노고가 녹아있는 만큼 나중에라도 봐주시고 제가 느낀 행복을 비슷하게라도 느껴주신다면 정말 좋을 거 같아요."
[사진 = 제이스타즈엔터테인먼트 제공]
이예은 기자 9009055@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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