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센스가 좋다."
롯데 민병헌은 최소 6주간 그라운드에 돌아올 수 없다. 4일 인천 SK전, 4-2로 앞선 6회초 2사 1,2루서 SK 박민호의 패스트볼에 왼 새끼손가락 중수골이 골절됐다. 이후 롯데는 정훈, 김문호로 외야 공백을, 오윤석으로 테이블세터 공백을 메우고 있다.
민병헌은 올 시즌 11경기서 타율 0.444 4타점 11득점으로 맹활약했다. 3일 인천 SK전서 생애 첫 5안타를 때릴 정도로 시즌 초반 타격감이 절정이었다. 그러나 양상문 감독은 오히려 공격보다 수비에서의 팀 공헌을 높게 평가했다.
사례가 있다. 3일 인천 SK전. 0-0이던 2회말 1사 1,2루 위기서 정의윤이 타석에 들어섰다. 롯데 박시영이 초구와 2구 모두 바깥쪽 패스트볼로 승부했다. 결국 정의윤은 2구에 반응, 중견수 뜬공으로 돌아섰다.
타구는 우중간으로 향했다. 물론 중견수가 잡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민병헌은 좀 더 여유 있게 처리했다. 양상문 감독은 "초구에 파울이 난 뒤 스스로 6~7걸음 우측으로 옮겼다고 하더라. 정의윤이 잡아당기는 타자인데 시영이의 빠른 공에 밀려서 파울을 낸 걸 보고 알아서 움직인 것"이라고 말했다.
우타자 정의윤이 잡아당기는 스타일이니, 중견수도 약간 좌측으로 치우치는 게 일반적이다. 그러나 박시영의 초구에 밀려 1루쪽으로 파울을 낸 걸 보고 민병헌이 알아서 우중간으로 움직인 것 자체가 우수한 수비센스를 갖고 있다는 증거다. 포수 김준태가 바깥쪽으로 빠져 앉은 것까지 체크했다고 봐야 한다.
양 감독은 "벤치에서 시프트 사인을 내기도 하지만, 항상 수비 위치를 잡아줄 수는 없다. 결국 병헌이의 센스다. 벤치의 시프트가 항상 맞는 것도 아닌데 선수가 알아서 움직여줬다. 병헌이가 야구를 잘하더라"고 말했다.
롯데에 이런 수비 센스, 디테일을 대체할 카드는 없다. 그래서 롯데가 민병헌 공백을 완벽히 메우는 건 불가능하다. 더구나 양 감독은 4일 경기 직전에 그런 칭찬을 했다. 양 감독으로서도 민병헌의 부상이 안타깝고 허무할 수밖에 없다.
민병헌은 3일 경기 후 "두산 시절에도, 작년에도 부산까지 가는 버스에서 잠을 제대로 못 잤는데, 이젠 자동적으로 눈이 감긴다. 숙소에 도착해도 곧바로 잔다"라고 말했다. 롯데 특유의 많은 이동거리에 완벽히 적응했다는 뜻이다.
하지만, 불의의 부상으로 '완벽한 롯데맨'의 위용을 6주간 볼 수 없다. 롯데는 7일 부산 한화전서 3회에만 16점을 내주는 등 마운드가 불안정하다. 공수에서 투수들을 도울 수 있는 민병헌이 그리울 수밖에 없다. 참고 기다려야 한다.
[민병헌.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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