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경험이죠."
3위 키움이 최근 2위 두산의 하락세와 맞물려 본격적으로 2위 다툼을 시작했다. 단 0.5경기 차. 키움이 2위 다툼을 이끌어가는 힘은 경험이다. 추상적이다. 그러나 장정석 감독의 시즌 운용 및 선수기용, 선수 개개인의 퍼포먼스를 보면 경험이라는 키워드가 가장 마침맞다.
일단 장정석 감독이 사령탑 1~2년차 시절 겪은 부작용을 반복하지 않으려는 자세가 돋보인다. 무리하게 총력전을 펼치다 에너지 분배에 실패, 시즌 막판 힘이 떨어지면서 포스트시즌에 탈락한 2017년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는 모습이 역력하다. 2018년에도 부상자가 속출, 개개인의 컨디션 관리를 좀 더 세심히 해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다.
그래서 장 감독은 시즌 초반부터 주축선수들의 에너지 관리를 철저히 했다. 스프링캠프부터 개개인에게 더블포지션을 준비시켰다. 선수 활용폭을 넓히면서 지명타자 로테이션을 성공적으로 안착시켰다.
그리고 지난 2년간 부상 이슈가 있었던 최원태에게 두 차례 휴식기를 줬다. 풀타임 선발로테이션을 처음으로 소화, 에너지 분배 노하우가 부족한 이승호와 안우진에게도 한 차례씩 휴식을 줬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불펜 투수들 역시 로테이션으로 휴식을 계획 중이다.
조상우가 어깨 통증으로 이탈한 뒤 오히려 팀이 상승곡선을 그린 것도 장 감독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선택이 돋보였다. 16년차 베테랑 좌완 오주원에게 마무리를 맡기면서 불펜 운용의 안정감이 배가됐다.
조상우는 작년 5월 성폭행 스캔들로 시즌아웃 됐다. 당시 장 감독은 김상수에게 마무리를 맡겼다. 그러나 장 감독은 "김상수에게 홀드, 세이브 역할을 모두 맡겨보니 좋지 않았다"라고 털어놨다. 올 시즌에는 김상수를 홀드 수확에 집중시킨다. 김상수는 자신의 역할에만 집중, 안정감을 찾았다.
오주원은 셋업맨과 다른 마무리 역할에 전혀 거부감이 없다. 임시 마무리 결정 배경이 사령탑의 작년 불펜 운용 경험이다. 심지어 임시 마무리 오주원의 10세이브 맹활약 역시 경험이 밑바탕에 깔렸다.
윤영삼, 김성민, 양현 이영준 등 올 시즌 언제든 승부처에서 요긴하게 활용 가능한 불펜 요원이 수적으로 늘어난 것도 경험의 힘이다. 장 감독은 "작년에도 일부러 시즌 중에 필승조 구성을 바꿔보기도 했다. 그렇게 경험을 하면서 올 시즌 불펜이 좋아진 것 같다"라고 말했다.
작년에 조금씩이라도 타이트한 상황서 실전 경험을 했던 불펜 투수들이 올 시즌 순항 중이라는 의미. 장 감독 역시 작년 불펜 운용 경험을 바탕으로 올 시즌 더욱 불펜 투수들을 폭넓게 활용한다. 현재 키움 불펜은 사실상 필승조와 추격조의 구분이 없다.
요소요소에 경험이 쌓여 탄탄한 전력을 이뤘다. 2위 다툼을 하는 토대다. 그러나 장 감독은 현 시점에서 2위 다툼에 관심을 가지지 않으려고 한다. 이 역시 경험이 말해준다. 지난 2년간 의도적으로 총력전, 짜내기 승부를 할 때 오히려 풀리지 않았던 걸 기억한다.
장 감독은 "태연하게 대처하려고 한다. 내가 욕심을 부린다고 해서 (순위상승)되는 게 아니다. 선수들에게 특별히 어떤 역할을 요구하고 싶지 않다"라고 말했다. 대신 "선수들은 (2위에) 욕심을 내는 듯하다"라고 말했다.
2위 싸움이 가능한 상황. 그러나 진짜 승부처는 올스타브레이크 이후다. 무리하게 전력을 쏟아 붓는다고 뜻대로 풀리는 게 아니라는 걸 경험을 통해 잘 안다. 경험을 통한 사령탑의 거시적인 마인드와 철저한 준비가 키움의 2위 다툼을 이끄는 힘이다. 장 감독은 "하다 보면 기회는 올 것이다. 우리도 힘이 있는 팀이고, 연승하면 결과가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키움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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